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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7) 대상경정(大相徑庭)- 크게 서로 차이가 멀다

  • 기사입력 : 2017-08-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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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즈음 주변에 취직 못한 젊은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자신의 아들딸은 물론이고, 조카 생질, 친구의 아들딸 등 들리는 이야기는 “취직을 못해서 결혼도 못한다”라고 했다. 어느 집이나 다 있는 일일 것이다.

    이런 때에 문재인 대통령이 ‘모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등의 정책을 발표했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다. 자녀들이 취직 못해 걱정하던 부모들, 저임금에 시달리는 자녀들을 보며 마음 아파하던 많은 국민들이 크게 환호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의 운영이란 것은 선심성 구호로 되는 것이 아니다.

    첫째 예산이 따라야 한다. 엄청난 돈이 필요한데, 결국 국민 세금 말고 달리 돈을 조달할 데가 없다.

    둘째 채용은 공정해야 한다. 정규적인 자격을 갖추고 정규적인 시험을 거쳐 채용된 사람이 정규직인데, 대통령의 지시로 자격이 부족하거나 심사를 거치지 않은 사람이 임명돼서는 안 된다.

    셋째 정부기관이나 회사의 사정에 맞추어야 한다. 1000명의 사원이 필요한 회사에 2000명의 사원이 있게 되면 회사가 버틸 수 있겠는가?

    지금 문제가 발생한 곳이 교육계다. ‘기간제 교사’를 정규교사로 임명하는 일이다. 기간제 교사는 모두 교사자격증을 가지고 있고, 교육경력도 있고 해서, 정규교사에 못지않다. 다만 공립학교의 기간제 교사는 교사임용고사를 거치지 않았다는 차이만 있고, 사립학교 기간제 교사는 사학재단에서 정교사로 채용하지 않았다는 점뿐이다.

    그들이 정규직 교사로 해 달라고 주장할 수 있다. ‘다른 모든 직종은 정규직으로 전환시켜 주면서 기간제 교사만 왜 빼느냐?’고 항의할 수 있다.

    학교에서는 일정 기간만 계약했기 때문에 그 기간만 임용하면 되는데, 대통령이 정규직화하라고 하니 문제다.

    모든 국가정책은 긍정적인 면이 있으면 부정적인 면이 있고, 이로운 집단이 있으면 손해 보는 집단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신중하게 해야 한다. 당장 현직에 있는 정규직 교사들이 볼 때, 어려운 시험을 통과해서 교사가 된 자기들 하고 대통령의 지시로 하루아침에 시험을 면제받고 교사가 되려는 사람들 하고 같을 수 없다.

    장차 교사가 될 사범대학이나 교육대학 학생들의 입장에서 보면, 지금 5만명 가까이 되는 기간제 교사를 다 정규직으로 임명하고 나면, 앞으로 상당히 오랜 기간은 교사를 채용할 수가 없게 되는데, 가만 있겠는가?

    합격할 자신이 있어 지금 임용고시를 준비한다고 2년, 3년씩 공부하고 있는 임용고시 재수생들은, 기간제 교사들이 정규교사 자리를 다 차지하는 것을 보고만 있겠는가?

    양측의 주장은 다 틀린 말이 아니다. 교육부는 골치 아프게 돼 있다. 이런 사태가 벌어지는 곳은 교육계만이 아닐 것이다.

    * 大 : 큰 대. * 相 : 서로 상.

    * 徑 : 오솔길 경. * 庭 : 뜰 정.

    동방한학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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