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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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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측 마비, 어눌한 발음, 극심한 두통…

전조 증상 놓쳤다간
뇌졸중 위험 커져요
뇌졸중 경고 신호 ‘일과성 허혈 발작’

  • 기사입력 : 2017-10-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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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균관대 삼성창원병원에서 뇌신경 환자를 진단하고 있다./삼성창원병원/




    A(72·여)씨는 어느 날 지인과 통화를 하다 갑자기 말이 나오지 않았다. 조금 뒤 다시 말할 수 있게 됐고 다른 특별한 증상이 없어 병원을 찾지 않았다. 하지만 며칠 뒤 잠자리에서 일어나던 중 오른쪽 팔과 다리가 움직여지지 않아 구급차를 불러 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 A씨의 진단명은 뇌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허혈성 뇌졸중. 며칠 전 증상이 나타났지만 간과해 일과성 허혈 발작이 뇌졸중으로 이어진 것이다. 다행히 약물치료와 시술로 생명을 잃지 않았지만 뇌졸중의 후유증으로 걸을 수 없게 됐다.

    미니 뇌졸중이라고도 불리는 일과성 허혈 발작은 증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뇌조직이 손상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뇌졸중과 차이가 있다. 극심한 두통, 반신 마비, 어지럼증 등 뇌졸중과 동일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일시적으로 발생했다가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간과하기 쉽다.

    하지만 방치하는 경우 뇌졸중으로 이어져 생명을 잃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과성 허혈 발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좁아져서 뇌에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하는 혈액이 줄어드는 허혈 (虛血)이 생겼다가 다시 혈류가 회복되는 질환이다. 혈액이 부족할 때 일시적으로 뇌의 기능 장애가 발생해 신경학적 증상이 발생하는데, 다시 혈액 공급이 원활하게 되면서 증상이 완전히 사라진다. 대부분 수초에서 수분 동안 증상이 나타났다가 호전되지만, 10~20%는 90일 이내에 뇌졸중으로 이어진다. 특히 뇌졸중으로 이어진 환자 중 50% 정도는 2일 이내에 발생하며 증상이 반복되는 경우 뇌졸중으로 이어질 위험도는 더욱 높아지기 때문에, 의심되는 증상이 나타나면 초기에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 전문적인 상담을 받고 정확한 검사와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혈액이 차단된 위치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유발될 수 있다. 일시적으로 앞을 볼 수 없게 되는 일과성 흑암시, 오른쪽 팔과 다리가 마비되는 것처럼 몸의 한쪽 편에 힘이 빠지는 편측 마비,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말을 하지 못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안면 마비 등이 있다. 이 외에도 극심한 두통, 갑작스러운 어지러움, 보행장애, 의식 소실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한 번으로 그칠 수도 있지만 몇 번에 걸쳐 반복되기도 하며 이런 경우 뇌졸중 위험이 급증하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가장 흔한 원인은 경동맥과 같은 큰 혈관에서 떨어져 나온 혈전(血栓)이 뇌혈관을 막았다가 저절로 뚫리는 경우다. 큰 혈관에 심한 협착 증상이 발생해 일시적으로 혈액이 부족해져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부정맥이나 판막 질환 등 심장 질환이 있는 경우 심장에서 만들어진 혈전이 혈관을 따라 움직이다 뇌혈관에서 막혀 유발되기도 한다. 뇌혈관 질환을 앓은 적이 있거나 고혈압, 고지혈증, 고령, 남성, 흡연 등이 일과성 허혈 발작의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이러한 위험 요인을 가지고 있는 경우 일과성 허혈 발작의 발생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관리가 중요하다.

    일과성 허혈 발작을 진단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신경과 전문의의 진료다. 신체 전반적으로 신경학적 이상 증상이 나타나지만 대부분의 일과성 허혈 발작 환자가 증상이 완화된 후 병원을 찾기 때문에 병력 청취와 신경학적 진찰이 진단에 있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CT, MRI 등 영상학적 검사를 시행한다. 뇌손상이 발생하기 전에 혈관이 재개통되기 때문에 검사상 뇌의 손상은 관찰되지 않지만 뇌전증, 편두통, 염증성 질환 등 다른 질환들도 유사한 증상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뇌혈관 질환과의 감별이 필요하다. 동맥경화, 부정맥 등 심장 질환으로 인한 혈전도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심장 초음파, 심전도와 같은 심장 검사도 상황에 따라 시행하기도 한다.

    일과성 허혈 발작으로 진단되면 뇌졸중을 예방하기 위한 치료를 해야 한다. 혈전을 예방하기 위해 아스피린과 같은 항혈소판제 등의 약물치료를 시행하며, 부정맥과 같은 심장 질환으로 인해 혈관이 막힐 위험도가 높은 경우라면 항응고제를 투여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일과성 허혈 발작을 유발한 원인에 따라 기타 약물요법, 혈관 시술이나 수술 등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일과성 허혈 발작의 예방법은 일반적인 뇌혈관 질환의 예방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생활 습관을 교정하는 것이다. 비만을 예방하기 위해 규칙적으로 운동해야 하고, 채식 위주의 균형 있는 식습관을 갖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흡연과 과도한 음주는 피해야 한다.

    특히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 질환 등이 있다면 일과성 허혈 발작을 비롯해 뇌혈관 질환의 발병률을 높이기 때문에 치료해야 한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뇌신경센터 황재춘 교수는 “대부분의 뇌졸중은 전조 증상이 없이 갑자기 발생해 생명을 앗아가거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기 때문에 일과성 허혈 발작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불행 중 다행일 수 있다”며 “증상이 지속되지 않을 수 있어 간과하는 경우가 많지만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면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도움말 ● 성균관대 삼성창원병원 뇌신경센터 황재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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