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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4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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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활동지원’ 신청 못하는 장애인 왜?

노인질환 요양급여 받는 진해 30대
노인으로 분류돼 서비스 신청 못해
도내 장애인단체, 법 개정 촉구 회견

  • 기사입력 : 2017-11-13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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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는 노인이 아닙니다. 장애인입니다. 저는 요양이 아니라 자립이 필요합니다.”

    정교운(33)씨가 13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한 말이다. 지난 2013년 청소년지도사로 일하다 갑작스런 뇌출혈로 쓰러진 이후 뇌병변 2급 판정을 받은 정씨의 꿈은 제빵사다.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학원에 가야 하는데, 활동보조인이 없으면 외출하기도 힘들다. 정씨는 지인의 권유로 노인 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기 하지만, 하루 이용시간은 3시간(한 달 60시간)으로 재활치료를 받기에도 빠듯하다. 정씨는 최근 한 달에 최대 186시간까지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장애인 활동지원제도’를 알게 됐지만, 신청조차 할 수 없어 기자회견장에 서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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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병변2급인 정교운씨가 13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억울함을 토로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활동지원법상 정씨처럼 뇌출혈 등 노인성 질환으로 노인장기 요양급여 수급자가 된 장애인은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를 중복 신청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정씨가 장기요양 수급권을 포기하려 해도, 보건복지부의 장애인활동지원제도 지침상 해당 급여의 수급한 적이 있으면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을 신청할 수 없게 돼 있어 포기도 못하는 상황이다. 경남도가 장애인활동지원제도 탈락자 및 예외자들을 위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시행하고 있는 중증장애인 도우미지원제도(한 달 40시간) 또한 정씨가 장기요양수급자여서 이용할 수 없다.



    정씨의 사연을 알게 된 진해장애인인권센터 등 도내 12개 장애인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만 33세의 젊은 정씨를 ‘노인’으로 분류하고, 중증장애인이라면 당연히 받을 수 있는 ‘장애인활동지원제도’는 신청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며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가로막고 일상생활조차 할 수 없도록 하는 차별적인 법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앙정부 차원에서 장애인활동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 및 지침 개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진해장애인인권센터는 지난 9월 정씨의 사례를 근거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장애인활동지원법 관련 진정서를 제출했다. 센터 관계자는 “서울의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에도 정씨의 사례를 제출했고, 추진연대에서는 곧 해당 법이 위헌이라는 헌법소원을 낼 예정이다”고 말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장애인활동지원제도상 신청 자격이 없으면 도우미 제도도 신청할 수 없다. 무엇보다 노인장기요양 서비스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중증장애인 도우미 서비스를 중복지원하는 것이어서 어렵다”며 “다만, 장기요양 수급권을 포기한 경우에는 활동지원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도록 지침을 개정해 달라는 의견을 이번 주 내로 보건복지부에 제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글·사진= 안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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