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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2월 11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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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속으로] 은하수 사진작가 이윤상 씨

은하수 건너 그리운 부모님을 만난답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께 별이야기 듣고 자라
아이와 자연농원 놀러갔다 사진에 빠져

  • 기사입력 : 2017-12-07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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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천 황매산 등 깊은 산골에서 맑은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하늘을 가로지르는 뿌연 빛의 띠를 볼 수 있다. 별의 무리가 구름처럼 보여서 성운처럼 보이는데 은하수다. 주변으로는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하게 보이는 수많은 별들이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다.

    산골에서 어린 시절 은하수를 보면서 자란 사람들은 나름의 잊지 못할 특별한 기억이 일생 동안의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일반인들도 우리나라의 견우직녀 동화에서 서로 사랑하는 두 주인공을 갈라놓은 강을 은하수로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어린 시절 산골에서 어머니로부터 은하수 얘기를 듣고 자란 후 유년의 추억이 되살아나 은하수를 전문으로 렌즈에 담는 이가 있다.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은하수 사진작가인 이윤상(47·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씨가 그 주인공이다.

    사진강사, 프리랜서 사진작가로 활동 중인 그는 은하수 카페를 직접 운영하면서 전국 회원들과 자주 출사도 갖는 등 은하수 사진의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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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밤 의령군 궁류면 한우산 도깨비 마을에서 이윤상 은하수 사진 전문작가가 밤하늘의 은하수를 카메라에 담고 있다./전강용 기자/



    ▲사진과 인연= 사실 이씨가 사진작가로만 활동한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취미 삼아 혼자 사진을 찍어왔다. 그가 태어나서 자란 곳은 충남 연기군 조치원(현재 세종시). 이곳에서 고등학교와 군복무를 마친 후 1992년부터 대형트럭을 운전하다가 29살 때인 1998년 10월 부산항에서 일하기 위해 내려온다. 이후 20년 넘게 트럭과 트레일러 등을 자가나 기사로 운전하면서 부산·진해·마산 등을 전전하면서 생활하게 된다. 트럭기사를 하게 된 것은 매형으로부터 당시 수입이 괜찮다는 얘기를 들은 것이 계기가 됐다.

    카메라와 처음 접한 것은 1994년 4월. 첫 아이와 용인 자연농원에 놀러갈 때 작은 누나가 빌려준 펜탁스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보게 된다. 튤립과 아기사진을 렌즈에 담았는데 색감이 너무 좋아 사진에 빠져들게 된다. 자연농원에 갔다 온 후 곧바로 니콘 f601 카메라를 구입한다. 이후 근무를 하지 않는 토·일요일에 주변 공원 등을 찾아 풍경과 인물 등을 중심으로 혼자서 사진을 찍었다.

    “당시 동호회도 적었고, 이렇게 저렇게 많이 찍어보고 그랬죠. 그 후 디지털카메라로 넘어와서 기술이나 지식은 별도로 공부한 적은 없고, 포토샵하는 것도 책도 안봤는데 하다 보니 습득하게 됐습니다.”

    그나마 사진기술에 큰 도움이 된 것은 아이스슬레이지 하키 영화 ‘우리는 썰매를 탄다’를 촬영한 김경만 감독이 2011년 네이버 블로그에 올려놓은 글들이었다. 이 블로그 이웃이었던 이씨는 김 감독이 블로그에 올려놓은 빛 노출, 각도 등 간단한 팁을 빠짐없이 읽고 직접 해보면서 실력이 늘었다는 것을 느꼈다.

    그는 이후 지난 2014년까지 만 23년 동안 운전기사로 일하다가 그만두고 1년 반 정도 다른 직장에 다니다가 지난해 4월부터 사진활동을 전업으로 하게 된다. 프리랜서로 해수부 어촌어항협회의 어촌체험마을 사진·영상제작, 경남공감 객원사진기자, 롯데마트 문화센터 강사, 네이버 포스트 작가 등으로 일하게 된 것이다. 뒤늦게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현재 서울 디지털대학교 미디어영상학과 1학년으로 재학 중이다.

    ▲부모님 그리움에 은하수 사진 몰두= 지난 2002년 부친에 이어 지난해 1월 모친이 돌아가신 후 서운함과 그리운 마음에 지난해 4월 19일 무작정 은하수를 카메라에 담기 위해 나선다. 이날 새벽 4시30분 고성군 하일면 맥전포에서 은하수를 처음으로 찍는다.

    “어릴 적 어머니로부터 별이야기를 듣고 자라면서 은하수는 늘 동경의 대상이었습니다. 부모님이 사후 건너가신 곳이 황천이 아니라 밤하늘에 보석으로 장식한 은하수라고 여기고 부모님을 만난다는 생각으로 본격적으로 찍게 됐습니다. 은하수 건너 부모님이 늘 격려해준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후 최근까지 은하수을 찍기 위해 출사한 횟수가 무려 100회가 넘는다. 1주일에 최소 한 번은 나간 셈이다.

    “은하수는 봄부터 여름에만 보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시사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믐이 아니더라도 달이 떠오르는 시간을 고려해서 날씨만 좋으면 집앞이든, 다리 아래든 어디든 나갑니다. 아마 일년의 절반은 나간 듯싶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출사는 제가 운영하는 ‘이윤상의 별별사진’ 카페 회원들과 지난봄 ‘철쭉과 은하수’라는 주제로 합천 황매산에 다녀왔을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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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상씨가 찍은 합천 황매산 은하수.



    ▲일반사진과 차이는= 은하수 사진은 밤에만 찍어야 해 주간에 비해 훨씬 난도를 요구한다. 하지만 경험과 감, 그리고 원하는 풍경을 구상하고 출발하면 큰 어려움이 없단다.

    먼저 은하수 사진을 찍기 위해선 사시사철 움직이는 은하수가 계절별, 월별, 시간대별로 어느 위치를 지나가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 봄에는 그믐 시기를 전후해 새벽녘에 열흘 정도 가능하고, 장마철에는 비가 오지 않을 때, 가을에는 백조자리 성운이 보이는 저녁 6시부터, 겨울에는 오리온자리 옆으로 은하수 꼬리가 보이는 오후 5시30분과 밤 11~12시에 찍을 수 있다.

    시간과 함께 좋은 포인트도 중요하다. 포인트는 주로 위성지도와 로드뷰를 활용하고, 직접 찾아가 실제로 답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성지도와 로드뷰에서 분명 멋졌는데 밤에 가보면 가로등이 너무 밝아 밤하늘 별을 안 보이게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고성 상족암, 마산 진동 등 경남 인근을 비롯해 전국 20여 곳에 출사를 했단다. 단체로 갈 때는 합천 황매산을 주로 찾는다.

    촬영방법도 은하수를 부각시키기 위해 광각렌즈를 이용해야 하고 밤에는 빛이 없어 표현을 하기 힘들기 때문에 카메라의 세팅이 필요하단다. 셔터 속도, 감도, 조리개, 화이트 밸런스 등을 잘 맞춰서 환상적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것. 이어 보정과정을 거친다.

    이씨는 자신만의 은하수 사진 촬영 방법을 터득해 지금까지 100회 이상 은하수 사진 찍기에 나서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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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상씨가 찍은 하동 평사리 부부송과 은하수.



    ▲향후 계획= 그는 지난해 5월 네이버에 카페 ‘이윤상의 별별사진’을 개설해 은하수 사진촬영 방법 등에 대한 노하우 공개와 함께 회원들과 지금까지 10여 차례 출사도 했다. 또 니콘클럽 등에서 은하수 사진강의 요청을 받는 등 은하수 사진작가로서 전국적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은하수 전문 사진작가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내년부터 은하수와 주간풍경을 주제로 몽골 사진투어를 진행하는 것이 가장 큰 계획이다. 몽골은 빛공해가 없고 하늘도 청명하고 풍경이 빼어나서 은하수 촬영지로 가장 적격지다. 국내에서도 창원 인근에서 모임도 자주 갖고, 촬영부터 후보정까지 모든 노하우를 강의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이명용 기자 my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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