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08일 (일)
전체메뉴

(714) 황구지세(黃狗之歲) - 노란 개의 해

  • 기사입력 : 2018-01-02 07:00:00
  •   
  • 메인이미지


    양력으로 2018년 1월 1일이 시작되었다. 개띠의 해가 시작된 셈이다. 올해는 무술년(戊戌年)이다.

    그런데 왜 ‘노란 개의 해(黃狗之歲)’라고 하는 것일까? 해를 표시하는 두 글자 가운데 앞의 글자는 방위나 색깔이나 오행(五行)을 나타내고, 뒤의 글자는 띠를 표시하는 동물을 나타낸다. ‘무술 (戊戌)’가운데서 ‘무(戊)’는 방위로는 가운데 속하고, 색깔로는 노란색(黃色)이고, 오행으로는 흙 (土)에 해당된다. ‘술(戌)’은 개를 나타낸다.

    개를 나타내는 한자로 개 ‘견 (犬)’자가 있고, 개 ‘구(狗)’자가 있다. 학자들이 이 두 글자의 뜻을 구별하느라고 궁리를 많이 하였다. “큰 개는 ‘견’, 작은 개는 ‘구’이다”, “사냥을 하는 개는 ‘견’, 집을 지키는 개는 ‘구’이다”, “먹을 수 없는 개는 ‘견’, 먹을 수 있는 개는 ‘구’이다”라는 등의 갖가지 주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는 다 억지 주장이다. 문자학적으로 보면, 개 ‘견’자가 ‘구’자보다 먼저 생겨났다. 은(殷)나라 시대의 갑골문(甲骨文)에, 개 ‘견’자는 있으나 개 ‘구’자는 없다. 아득한 옛날 어떤 지방에서는 개를 ‘견’이라고 하고, 어떤 지방에서는 ‘구’라고 일컫다가 기원전 246년 진시황(秦始皇)이 중국을 통일하여 문자통일(文字統一)을 하게 되자, 같은 사물을 나타내는 두 글자가 공존하게 된 것이다. ‘구’자보다는 ‘견’자가 널리 쓰인다. 안 좋은 뜻으로 쓰일 때도 주로 ‘견’자를 쓴다.

    개는 동물 가운데서도 지능이 상당히 높은 것에 속하고, 기민 (機敏)하고 친화력이 있고, 의리도 있다.

    필자의 부친은 보통 사람과 다른 행동을 많이 했다. 6·25전쟁이 일어나 얼마 지나지 않아 필자의 고향인 함안(咸安)은 최후 방어선이 되었다. 그래서 미군들이 주민들을 김해(金海)로 다 소개(疏開)시키고는 소이탄을 쏘아 불을 질러버렸다. 인민군들이 숨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그때 우리 부친만 피란 가지 않고 남아 있었다. 집에서 개 한 마리와 고양이 한 마리를 키우고 있었다. 고양이는 총소리가 나자마자 달아났다가 3개월 뒤 다시 슬며시 나타났다. 개는 계속 주인을 따랐다.

    옛날 어떤 사람이 개를 데리고 잔칫집에 가서 술을 마시고 돌아오다가 산에서 잠이 들었다. 산불이 나서 그 사람이 타 죽게 될 위험에 닥쳤다. 모르고 자는데, 개가 그 아래 늪에 가서 몸을 적셔와 주인 근방을 적셔 불을 막고, 자신은 불에 타 죽었다 한다. 이 전설이 중국 동진(東晋) 시대 ‘수신기(搜神記)’라는 책에 나온다. 우리나라 전라도 임실군(任實郡) 오수면(獒樹面)에도 이 전설이 있는데, 그 개를 위해서 의견상(義犬像)을 세웠다.

    모든 동물에는 장단점이 다 있는데, 그 동물의 좋은 점 장점을 배우면 우리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올해는 개의 기민함, 친화력, 신의 등을 배우면 좋겠다.

    *黃 : 누를 황. *狗 : 개 구.

    *之 : 갈 지. *歲 : 해 세.

    동방한학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