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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265) 제22화 거상의 나라 25

‘나는 중국 땅을 점령할 것이다’

  • 기사입력 : 2018-01-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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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도 깔끔하여 공산주의 국가에서 만든 영화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아니야.”

    산사가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나 김진호가 보기에도 잘 만든 영화였다.

    남자 주인공은 미국 유학을 가지만 여자 주인공은 비자가 반려되어 유학을 가지 못해 헤어지게 된다.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고 마침내 10년이 된다. 두 사람은 사랑하지만 각자 다른 길을 가게 된다. 남자는 새로운 애인과 동거하게 되고 여자는 새 남자를 만나 결혼한다. 여자주인공의 결혼식 전날 밤 두 사람은 전야 파티에 만나서 빛나는 청춘을 이야기한다.

    영화를 보고 나자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절이라 더욱 아름다운 영화라고 생각되었다.

    이튿날은 날씨가 추웠다.

    김진호는 산사의 배웅을 받고 한국으로 향했다. 산사는 북경 역까지 와서 포옹을 해주었다. 산사의 마음이 곱다고 생각했다. 기차는 천진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천진에서 배를 타고 인천으로 갈 예정이다.

    천진까지는 크고 작은 도시와 촌락이 차창을 지나갔다. 황량한 벌판과 공장들도 드문드문 보였다.

    노트북을 꺼내 사업계획을 정리했다. 어제부터 작성하는 사업계획서가 A4 용지로 7장이나 되었다.

    천진에서 내려 항구로 갔다. 항구에서 배를 타자 어느덧 겨울해가 기울고 있었다. 갑판에서 겨울바다를 바라보면서 담배를 피웠다.

    배를 타고 여행을 하는 것은 매우 불편한 일이었다. 그러나 큰 무리가 없다면 저녁에 배를 타고 아침에 도착할 경우 이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것이 김진호의 생각이었다. 밤에 한숨 자고 나면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다. 천진항에서 배를 타고 잠을 자고 일어나면 인천항에 도착한다.

    블라디보스토크 쪽에 갈 때도 속초에서 배를 타고 자고 일어나면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다. 새벽이나 해가 지기 전에 갑판에서 낙조나 일출을 감상하는 것도 배로 여행을 하는 즐거움이다.

    중국에서의 철도여행도 마찬가지다. 땅덩어리가 광대하여 기차를 타고 12시간을 가는 일이 흔하다. 이에 많은 기차들이 침대차를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기차를 타고 잠을 잔다. 밤에 잠을 자고 일어나면 기차가 목적지에 도착하는 일이 흔하다.

    이내 긴 무적소리와 함께 배가 출항했다. 7000t의 거대한 배가 선수를 돌려 바다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항공모함도 있지만 쇠로 만들어진 배가 바다에 떠 있는 것이 새삼스럽게 신기했다.

    ‘나는 반드시 중국 땅을 점령할 것이다.’

    김진호는 가슴속에서 웅지가 불타 올랐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그러나 일단 시작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 노력과 운만 따르면 재벌이 될 수도 있다.

    ‘한 사람한테 한 벌만 팔면 15억 벌을 팔 수 있다.’

    중국의 많은 인구는 부를 이루는데 두렵기도 하지만 발판이 될 수도 있다. 한국에서는 도저히 불가능한 천만 부 베스트셀러가 중국에서는 쉽게 나온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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