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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270) 제22화 거상의 나라 30

‘에그 몸살 나겠네’

  • 기사입력 : 2018-02-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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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상근에게도 이력서를 가지고 출근하라고 지시했다.

    ‘누나 때문에 일이 잘 풀리는구나.’

    김진호는 서경숙에게 고마웠다. 그러나 그의 사업이 성공하면 서경숙도 막대한 돈을 벌게 될 것이다.

    ‘소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잘 되었어.’

    서경숙은 서민은행을 설립하기 위해 정신없이 바빴다.

    ‘누나가 은행을 설립하다니.’

    김진호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다. 서경숙은 마치 김진호와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튿날 아침 조상근과 송진화가 출근했다. 컴퓨터를 비롯하여 집기가 그대로 있었기 때문에 책상을 배정하고 서울의 일이 마무리되는 대로 중국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김진호는 주식 40%를 서경숙에게 양도했다. 서경숙은 회사 통장으로 1억원을 입금시키고 한 달 뒤에 2억원, 3개월 후에 7억원을 입금시키기로 했다.

    서경숙이 소개한 사람도 오피스텔로 찾아왔다. 나이가 40대였고 이름은 신건우였다. 중소기업에서 총무부장을 지낸 사람이었다. 그와 함께 점심식사를 하면서 회사 관리를 그에게 맡기기로 했다.

    “나는 다시 북경으로 들어갈 예정이야. 경리 일은 당분간 송진화씨가 겸임해 주고 북경에도 사무실을 마련할 예정이니까 사무실이 마련되면 모두 건너와.”

    중국의 여건을 그들이 알아야 했다.

    “네.”

    송진화가 대답했다. 김진호는 그녀에게 통장까지 맡겼다.

    “송진화씨는 중학생들이 좋아할 매장 디자인을 만들어 봐.”

    송진화에게 매장 디자인까지 준비해 보라고 지시하고 동대문으로 갔다. 그런데 동대문에서 하얼빈에서 장사를 한다는 원심매를 다시 만났다.

    “아, 또 만났네요.”

    원심매를 본 김진호는 눈이 부신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날씨가 포근해서인지 가벼운 옷차림인데 풍만한 몸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에그 몸살 나겠네.’

    김진호의 눈이 빠르게 원심매의 몸을 더듬었다. 가슴이 유난히 큰 여자다. 김진호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서울에 돌아왔군요. 반가워요.”

    원심매가 김진호를 알아보고 눈웃음을 뿌렸다. 낯선 나라다. 아는 사람이 없는데 말을 건네주니 반가운 것이다.

    “잘 만났어요. 서울에 오면 맛있는 음식을 사준다고 했죠?”

    원심매가 환하게 웃으면서 손을 내밀었다.

    “물론이지요.”

    김진호는 그녀와 악수를 나누었다. 원심매의 손이 따뜻했다.

    “춘절 때문에 또 왔어요.”

    “물건은 많이 샀습니까?”

    원심매와 함께 골목으로 비켜섰다.

    글:이수광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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