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7일 (토)
전체메뉴

[거부의 길] (1288) 제22화 거상의 나라 48

“진호씨, 나와 연애할래요?”

  • 기사입력 : 2018-03-05 07:00:00
  •   
  • 메인이미지


    산사도 고향으로 떠나 쓸쓸했다. 등려화를 불러 대학가의 가게도 보여주고 새로 임대한 북경사무소도 보여주었다.

    “등려화씨가 우리 회사 K랜드 1호점 점장이 되는 게 어때요?”

    북경사무소에서 창밖을 내다보면서 김진호가 말했다. 비가 그치고 나면 북경이라고 해도 점점 따뜻해질 것이다.

    “좋아요.”

    등려화가 환하게 웃었다. 그녀는 창가에 서 있었다. 김진호는 창가로 가서 그녀와 나란히 섰다.

    “겨울비가 많이 오고 있어요.”

    등려화가 창밖을 내다보면서 말했다. 비 때문에 그녀가 센티멘털해지고 있었다.

    “그러네요. 북경은 겨울비가 자주 오지 않는데.”

    북경의 주택가가 비에 함초롬히 젖어 있었다. 우산을 쓴 사람들이 골목을 드문드문 오가는 것이 보였다.

    “진호씨, 나와 연애할래요?”

    등려화가 갑자기 질문을 던졌다.

    “난… 난 여자가 있어요. 결혼했어요.”

    김진호는 깜짝 놀라서 대답했다. 등려화는 30대 초반의 여자였다. 이준경과 헤어진 뒤에 방황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그녀가 애인이 되어 준다면 싫지 않다. 그러나 그녀가 노골적이라 당혹스러웠다.

    “부인이요? 부인에게 해가 되지 않도록 할게요.”

    “나는 좋지만… 려화씨에게는 무슨 이익이 있어요?”

    “왜 이익을 따져요?”

    “당혹스러워서 그래요.”

    “내가 힘들 때 진호씨가 나를 많이 위로해 주었잖아요?”

    등려화가 눈을 흘겼다. 그렇다면 기분 좋은 일이다. 김진호는 등려화를 포옹했다. 그녀가 살며시 안겨왔다. 그녀가 눈을 감자 김진호는 입술을 포갰다.

    “나 진호씨가 그리웠어요.”

    등려화가 재킷을 벗으면서 말했다. 사무소는 아직 난방을 하지 않아 쌀쌀한 편이었다.

    “나는 전혀 몰랐어요.”

    김진호는 등려화를 안아서 소파에 눕혔다.

    “이제는 알아주세요.”

    “알았어요.”

    등려화도 그때의 일을 기억하고 있었다. 김진호는 사무소의 소파에서 그녀와 격렬한 사랑을 나누었다.

    “우리 집으로 가요.”

    사랑이 끝났을 때 등려화가 속삭였다. 사무소가 난방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추웠다. 김진호는 택시를 타고 그녀의 집으로 갔다. 그녀의 집은 죽은 특파원 이준경이 사준 것이다. 변두리에 있지만 아담한 아파트였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