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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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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줘 로봇, 다시 걷는 그날까지

로봇을 이용한 뇌졸중재활치료
중추신경계 재활치료는 빠를수록 후유증 적어
동작은 정확하고 반복적으로 시행해야

  • 기사입력 : 2018-04-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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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재활치료의 변화도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수년 전만 하더라도 재활치료는 치료사의 손으로 환자를 직접 치료하는 것이 대세였다. 하지만 인공지능과 정밀 제어 기술의 발달로 로봇을 이용한 새로운 방식의 재활치료는 과거에 비해 더욱 수준 높은 재활 치료를 가능하게 해준다.

    뇌졸중으로 인한 편마비 환자는 보행 기능의 회복을 위해 보행 재활치료를 시행하게 되는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동작을 정확하게, 반복적으로 시행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의 치료를 통해 마비 환자의 급성기와 아급성기에 뇌가소성을 집중적으로 이용해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전문 재활치료사와 1대 1로 치료하는 경우 치료사는 혼자 환자의 체중을 보조하고 부족한 근력을 제공해야 하며 보행 치료의 초기에는 30분 동안 60걸음을 걷는 치료도 어려울 때가 있다. 또한 환자가 보행 치료를 받는 동안에 치료사는 환자의 다리를 직접적으로 만지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정확한 움직임을 유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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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행 재활치료 로봇 Lokomat

    하지만 Lokomat과 같은 보행 재활치료 로봇을 사용하면 하네스를 이용해 환자의 체중을 보조해줌과 동시에 가장 이상적인 보행 패턴을 반복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가능하며 보행 치료의 초기에도 30분간 700걸음 이상을 연습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환자 개개인의 신체적 특성에 따라 관절 움직임의 범위를 조절할 수 있으며 환자의 회복 수준에 따라 체중 보조 및 로봇 움직임 개입의 정도를 조절할 수 있어 환자 개별성에 맞는 집중 치료가 지속적으로 가능하다.

    Erigo Pro라는 로봇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 로봇은 뇌졸중이나 척수손상 등의 중추신경계 질환으로 인해 마비가 발생한 극초기부터 환자에게 재활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중추신경계 재활치료는 환자의 생체 징후가 안정적인 경우 시작이 빠르면 빠를수록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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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행 재활치료 로봇 Erigo Pro

    그래서 Erigo Pro는 누운 상태에서 로봇에 탑승해 기립 각도를 서서히 증가시키도록 돼 있으며 양 다리의 움직임을 제공하고 기능적전기자극(FES)을 제공해 근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 로봇들을 생산하는 Hocoma사가 소재하는 스위스에서는 Erigo Pro를 중환자실로 가져가 뇌졸중 발병 즉시 사용하기도 한다. 마비 초기에 다리의 근력이 전혀 없는 환자의 경우 과거 기립 상태를 만들고 환자의 다리를 움직임과 동시에 기능적전기자극을 제공하기 위해서 최소 3인의 치료사가 필요했으나 Erigo Pro를 이용하면 한 사람의 치료사가 이 모든 것을 로봇을 이용해 컨트롤할 수 있으니 사실상 환자 1명에 3명의 치료사가 동시에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불가능한 우리나라의 현실에서는 환자에게 너무나 소중하고 고마운 로봇일 것이다.

    Erigo Pro를 이용해 근력이 증가되고 기립을 잘 유지할 수 있게 되며 Lokomat을 이용해 보행 능력이 향상된 경우 Andago라는 로봇을 이용해 실제 지면에서 환자 스스로 보행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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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행 재활치료 로봇 Andago

    Andago는 체중을 보조함과 동시에 환자의 보행에 맞춰 자유롭게 이동 가능하도록 전동 구동장치가 내장돼 있다. Lokomat을 이용한 보행은 정확한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는데 중점을 뒀다면 Andago를 이용하면 다양한 실제 환경에 적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끄러운 바닥, 장애물 있는 바닥 같은 환경에서 보행 훈련을 하는 치료는 환자의 부상 위험이 매우 크기 때문에 시행하기가 거의 불가능했으나 Andago를 이용하면 넘어지지 않도록 안전 하네스가 몸을 보조해주기 때문에 현실적이면서도 난도가 높은 보행을 수행할 수 있으므로 환자가 걸어서 가정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해주는 1등 공신인 로봇이라고 볼 수 있다.

    보행에서 주가 되는 양 다리의 치료를 위한 로봇뿐만 아니라 팔과 손의 마비를 치료하기 위해서 정밀한 센서와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한 치료도 있다. 일반적으로 팔과 손의 마비는 다리에 비해 회복 속도가 느리며 이로 인해 환자는 좌절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그리고 보행에 있어서는 양다리를 모두 사용해야 하나 손과 팔은 한쪽에 마비가 있더라도 반대편 손과 팔을 이용해 그럭저럭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들이 적극적으로 마비 쪽 손과 팔을 사용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네오펙트社에서 개발한 다양한 종류의 가상현실치료기기는 환자의 불완전한 움직임을 컴퓨터 모니터상에서 증폭해주거나 보정해주고 많은 종류의 게임을 통해 지루하지 않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도와줘 환자의 참여가 매우 능동적으로 일어난다. 그렇기 때문에 짧은 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마비 부위를 스스로 움직이게 되며 이는 뇌가소성을 최대한으로 활용해 손과 팔의 회복에 큰 도움을 주게 된다.

    재활 치료와 4차 산업의 접목은 이미 실제 진료 환경에 녹아들었다. 환자의 회복을 돕고 재활 치료사의 부담도 덜어주며 안전하고 집중적인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재활로봇은 환자가 익숙하고 정든 가정으로 조기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지름길로 안내해 주는 역할을 한다. 이준희 기자

    도움말= 희연병원 재활의학과 전문의 김양수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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