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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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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투데이] 외국인 쌍둥이 자매 유학생 아흐메더바 퍼티마·아흐메더바 주흐라씨

“한국어 배우다 유학 결심… 의류·식품생명 인재 될래요”
지난해 9월 외국인 유학생 전형으로 입학
우즈벡 고교서 한국어 배워 현재 수준급

  • 기사입력 : 2018-04-18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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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대학교에 쌍둥이 자매 유학생이 함께 입학해 화제다. 주인공은 우즈베키스탄 출신 아흐메더바 퍼티마(21·의류산업학과)·아흐메더바 주흐라(식품생명학과)씨. 타슈켄트 소재 동방고등학교를 졸업한 1997년생 두 자매는 지난해 9월 경남대학교에 외국인 유학생 전형으로 입학해 두 학기째 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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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대 첫 외국인 쌍둥이 자매 유학생인 아흐메더바 퍼티마(왼쪽)와 아흐메더바 주흐라씨./경남대/


    지난 12일 만난 아흐메더바 자매는 손을 꼭 잡고 경남대학교 월영지 주변을 걷고 있었다. 이들의 외모는 물론 머리모양, 옷차림, 걸음걸이까지 똑같아 기자를 적잖이 당황케했다. 유창한 한국말로 “제가 언니예요”라고 말을 건 퍼티마씨는 “여러 번 만난 사람들도 항상 헷갈려한다”며 “어떤 분이 학교에서 저를 보고 ‘왜 인사 안 하냐’고 해 당황했는데, 알고 보니 동생의 지도교수님이었다”고 말했다.

    경남대와는 어떻게 인연을 맺었을까? 이들은 외국어고등학교였던 동방고등학교에서 한국어학과를 선택해 3년간 한국어를 배웠다. 그러다 한국 유학까지 결심하게 됐고, 한국어교육관에서 진행한 박람회에서 20여 개 한국 대학을 알아보다 평소 관심 분야였던 의류산업과 식품생명 관련 학과가 있는 경남대를 함께 선택했다고 한다. 외로운 유학생활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것은 물론, 부모님 걱정도 덜어드릴 수 있어서 함께 같은 대학에 입학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의 한국어 실력은 전공과목을 듣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수준급이다. 자매의 지난 학기 성적도 평점평균 4점에 가깝다. 입학 당시만 해도 부사와 날씨가 가장 어려웠지만 8개월이 지난 지금은 ‘매우’와 ‘빨리’, ‘가랑비’와 ‘장대비’를 구분할 정도다. “경상도 사투리가 너무 어려워요”라고 말하는 동생 주흐라씨의 말투에는 진해에 사는 절친한 학과 친구의 영향인 듯 경상도 억양이 묻어나 있다.

    이들은 기숙사 룸메이트로도 함께 지낸다. 언니 퍼티마씨는 “동생이 말을 안 들어서 싸우기도 한다”고, 동생 주흐라씨는 “언니 잔소리가 심하다”고 기자 앞에서 고자질(?)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퍼티마씨는 순천, 대구, 서울을, 주흐라씨는 거제, 부산을 친구들과 함께 여행 다닐 정도로 학과 생활에도 적응을 마쳤다.

    두 자매는 2021년까지 경남대에서 학부 생활을 할 예정이다. 이후 전공을 살려 의류회사와 연구소에서 일을 하는 게 목표다. 인터뷰를 마치고 다음 수업이 있는 강의실로 향하기 전, 쌍둥이 자매는 타슈켄트에 있는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과 감사함, 한국 생활에 대한 포부도 내비쳤다.

    “키워주시고, 이곳까지 유학을 보내주신 것에 감사하다고 꼭 전하고 싶어요. 좋은 인재가 돼 돌아갈테니 우리 믿어주세요.”

    도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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