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1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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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꼬] 프리다이빙

이 바다가 단숨에 내 세상
수중서 무호흡으로 하는 모든 활동 ‘프리다이빙’
산소통 없이 오직 한 번의 호흡만으로 물속 누벼

  • 기사입력 : 2018-04-19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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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을 에살을 에던 4월의 꽃샘추위도 잠시. 한낮 최고기온이 20도를 훌쩍 넘기고 햇볕은 여름을 방불케할 정도로 강렬하다. 그렇다. 우리는 어느새 봄과 여름의 경계쯤에 있다. 아직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고 일교차가 제법 나지만 벌써부터 여름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프리다이버들이다.

    프리다이버란 수중에서 무호흡 상태로 하는 모든 활동을 총칭하는 프리다이빙을 즐기는 사람들로, 호흡 장비를 착용하고 하는 스쿠버 다이빙과 다르게 오로지 한 번의 호흡만으로 물 속을 제 집처럼 누빈다. 물을 무서워하는 사람도 있고 폐활량에 자신 없는 사람들도 많아 프리다이빙이 언뜻 전문성을 요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당신도 지금부터 준비하면 올여름 바닷속 세상과 마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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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 프리다이빙 교육센터 베스트프리다이빙 회원들이 바닷속을 자유롭게 유영하고 있다./베스트프리다이빙/

    지난 16일 오후 6시 30분 창원실내수영장. 주말 이후 몸과 마음이 고단한 월요일 오후임에도 수영장은 레슨을 받거나 자유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수많은 수영 레인 너머로 보이는 다이빙 풀에는 일반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과 조금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한 무리가 있었다. 그들은 일반 수영복과 달리 온 몸을 감싸는 다이빙 슈트와 커다란 핀(오리발)까지 착용하고 있었다. 바로 창원 프리다이빙 교육센터 ‘베스트프리다이빙’(대표 표상완 ☏010-3875-8824) 회원들이다.

    목 어딘가에 아가미가 달린 것은 아닐까. 물 속으로 들어가기 전 내게 인사를 건넸던 한 사람이 한참동안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1분, 2분을 지나 어느덧 5분이라는 시간이 흐르자 덜컥 조바심이 났다. 함께 지켜보던 사람들에게 응급상황이 아니냐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그들은 빙그레 미소를 짓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이윽고 물속 미지의 세계로 사라졌던 그 사람이 5분여의 잠수를 마치고 육지로 생환했고, 나는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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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호인들이 바닷가에서 물고기들과 함께 프리다이빙을 즐기고 있다./베스트프리다이빙/



    그러고 보니 수심 5m를 가리키는 다이빙 풀 바닥 곳곳에는 검은 형체가 가득했다. 호기심이 동해 물안경을 끼고 직접 들여다보니 마치 물개·듀공 등 해양동물처럼 물속을 자유롭게 유영하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부력을 무시하고 바닥에 붙어 다이빙 풀 여기저기를 제 집처럼 누비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여유가 묻어났다. 물을 무서워하는 내게 물속이라는 미지의 세계에서 자유자재로 회전 묘기를 선보이는 그들의 모습은 신기함을 넘어 신비함으로 다가왔다.

    두려움과 부러움이 교차된 눈으로 사람들의 프리다이빙을 바라보던 내게 프리다이빙 트레이너 표상완(37·창원시 마산회원구 내서읍)씨가 “두려워 말고 일단 시도해 보라”고 권했다. 표씨는 “많은 사람들이 프리다이빙은 위험하고 어려운 것이라고 여기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초보자도 간단한 이론 교육만 받으면 5m 수심은 쉽게 오르내릴 수 있고 물 속에서 3분 이상 버틸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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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 프리다이빙 교육센터 베스트프리다이빙 회원들이 바닷속을 자유롭게 유영하고 있다./베스트프리다이빙/



    1년 전 프리다이빙에 입문한 김세진(33·여·창원시 성산구 반지동)씨는 “원래 수영을 못했다. 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어 그것을 극복하고자 프리다이빙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프리다이빙을 시작하고 수중 생태계를 구경하는 것에 재미가 붙었다. 물을 무서워할 때는 상상도 못했던 세상을 두 눈으로 처음 마주했을 때의 기분을 잊을 수가 없다”면서 “이제 여행지를 찾을 때도 나도 모르게 바다가 있는 곳 위주로 찾아보게 될 정도로 프리다이빙이 일상에 녹아들었다. 빨리 여름이 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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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호인들이 창원실내수영장에서 프리다이빙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베스트프리다이빙/



    ◆프리다이빙이란

    프리다이빙은 수중에서 무호흡으로 하는 모든 활동을 총칭하는데, 크게는 일반 잠영, 스노클링 등 레저 목적의 펀다이빙이 포함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프리다이빙이 스포츠의 한 종목이며, 정식 대회가 있다는 사실은 알지 못한다. 프리다이빙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알아두면 좋을 프리다이빙 대표 종목을 정리해봤다.

    첫 번째는 CWT(콘스탄트 웨이트)라고 불리는 종목이다. 핀을 착용한 상태에서 한 번의 호흡으로 누가 더 깊은 수심까지 내려가는지를 가리는 종목인데, 고정 무게와 핀 외에는 어떤 보조수단도 없이 진행하는 수심기록경기다. 이와 비슷한 종목으로 핀을 착용하지 않은 채 수심기록을 진행하는 CNF(콘스탄트 노핀)도 있다. 두 번째는 FIM(프리이멀전)이라는 종목이다. 이 종목은 수상에 떠있는 부이(부표)와 연결된 로프를 잡고 수심을 오르내리는 방식이다.

    세 번째 종목은 STA(스태틱)인데, 이 종목은 ‘숨 오래참기’로 정리된다. 수면에 코와 입을 담그고 무호흡 시간을 측정하는 경기기록 방식이다. 네 번째는 DYN(다이나믹)이다. 이 종목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잠영과 비슷한 형태로 진행되는데, 무호흡 상태로 이동하는 거리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핀의 착용 여부에 따라 DYN과 DNF(다이나믹 노핀)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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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실내수영장에서 프리다이빙을 하고 있는 동호인들./김승권 기자/



    ◆기초 교육은 3일 정도… 당일 체험도 가능

    프리다이빙 교육은 3일 정도면 기초 과정을 마칠 수 있다. 패디(PADI), 에스에스아이(SSI) 등 잠수 관련 협회의 과정을 따르는 교육을 받으면 된다.

    협회마다 교육 일정과 기간, 승급 기준 등이 다르지만, 잠수 이론을 배우고 수영장에서 기초 교육을 받은 뒤 바다에서 실습을 하는 과정은 같다. 국내에서 배울 경우엔 급수별로 30만~90만원 정도의 경비가 든다. 기초 교육 수료 후에도 매주 3~4회 추가 트레이닝을 따로 하면서 연습하는 것이 좋으며, 숙달된 후에는 강사 자격증 취득에 도전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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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다이빙에 필요한 장비.

    전문적인 프리다이빙 종목을 배우고 싶은 게 아니라면 당일 체험을 추천한다. 베테랑 강사와 함께 간단한 이론 교육을 거친 후 곧바로 프리다이빙을 즐길 수 있다. 1회 비용은 7만원으로, 다이빙 슈트부터 핀까지 모든 장비가 제공된다.

    프리다이빙에 필요한 장비는 다이빙 슈트, 핀, 웨이트 벨트, 마스크, 스노클 등이 있다. 모두 보편화된 장비들이기 때문에 구매에 어려움은 없다. 장비를 모두 구비하는 데 드는 비용은 제품에 따라 50~200만원 선까지 천차만별이다. 부담스럽다면 중고를 구매하거나 교육기관에서 대여해 사용하는 것도 무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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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실내수영장에서 프리다이빙을 하고 있는 동호인들./김승권 기자/



    ◆준비운동은 필수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 프리다이빙 역시 사전 준비운동이 필수다. 물 속에서 즐기는 운동이니만큼 경직되지 않도록 온 몸의 근육을 충분히 이완시켜줘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폐 스트레칭이다. 수중의 압력으로 인해 폐가 수축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폐 스트레칭의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공기를 가득 들이마신 후 숨을 참으며 몸의 움직임을 통해 임의적으로 폐를 늘리거나 수축시킨다. 이후 폐의 공기를 최대한 내뱉은 다음 횡경막과 늑골(갈비뼈) 사이를 마사지하면서 폐와 늑간근의 유연성을 증대시키면 된다. 각 동작은 15~20초가량 진행하며, 동작 사이에 3분가량 휴식시간을 두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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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실내수영장에서 프리다이빙을 하고 있는 동호인들./김승권 기자/



    주기적인 ‘이퀄라이징’ 역시 프리다이빙의 필수 요소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갑자기 물속에 들어가면 수압으로 인해 귀나 눈에 통증을 느끼기 쉽다. 물에서는 수심 10m마다 1기압씩 압력이 높아지게 되는데, 우리 몸이 여기에 적응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때 콧구멍과 입을 막고서 숨을 거세게 내쉬면 ‘펑’하고 귀가 뚫리게 되는데 이 같은 동작을 이퀄라이징이라고 부른다. 만약 깊은 수심을 드나들면서 이퀄라이징을 주기적으로 하지 않을 경우 예상치 못한 통증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무엇이든 과한 것은 몸에 좋지 않다. 프리다이빙을 할 때는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시간 배분을 적절히 하고, 프리다이빙을 끝낸 후 충분히 휴식을 취할 필요가 있다.

    이한얼 기자 leeh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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