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01일 (수)
전체메뉴

“큐레이터, 매개자 아닌 콘텐츠 생산자”

영남권 큐레이터 워크숍
한국큐레이터협회 회원 등 80명 참석
큐레이터 소양·전시 특성 등 발표·토론

  • 기사입력 : 2018-05-01 07:00:00
  •   
  • 메인이미지
    지난달 26일 열린 영남권 큐레이터 워크숍에서 윤범모 창원조각비엔날레 총감독이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


    영남지역 미술관 큐레이터들이 큐레이터의 지위와 역할을 강화하고 미술관의 질적 성장을 논의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김해문화의전당 윤슬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사)한국큐레이터협회가 지난달 26일 김해 아이스퀘어 호텔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영남권 큐레이터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경남, 경북, 부산, 대구, 울산 등 영남권의 공립·사립 미술관, 대안공간, 비엔날레팀 큐레이터와 관계자 80여명이 참석했다. 권역별 큐레이터들이 한자리에 모여 워크숍을 연 사례는 국내서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행사는 크게 1부, 2부로 나눠 진행됐다. 1부는 현재 큐레이터들이 고민해야 할 내용에 대한 주제발표로 구성됐다. ‘나는 진정 대한민국의 큐레이터가 맞는가’란 주제로 기조 발제를 맡은 윤범모 창원조각비엔날레 총감독은 “큐레이터는 미술관 전시의 성격을 규정하는 존재다. 이론과 현실감각을 모두 갖춰야 하고 작가 이상의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하다”며 “자신만의 주특기를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강수정 국립현대미술관 학예관은 ‘국립미술관의 특성과 전시의 역할’ 주제 발표에서 “큐레이터는 미술과 대중 사이의 단순한 매개자가 아니라 미술관의 1차 콘텐츠 생산자다. 국공립미술관의 전시는 그 주제를 공인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며 “자신의 선택이 주는 영향력을 인지하고 조사와 연구에 엄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경한 강원국제비엔날레 총감독은 강원비엔날레 경험을 바탕으로 ‘비엔날레 생태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지역에서 열리는 비엔날레는 지역작가 안배를 요구받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 추천된 지역작가는 대개 지역미술단체장이나 힘있는 작가들인데 이는 자신의 이권을 챙기려는 행위일 뿐이다”고 주장했다.

    2부에서는 주제발표자 3명과 지정 패널 4명이 1부 내용에 대한 자유로운 토론을 진행했다. 사회는 김재환 경남도립미술관 학예사가 맡았다. 토론에서는 디렉터십과 큐레이터십의 차이, 미술관 관람객이 참여자에서 생산자로 바뀌는 과정, 시장 권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한국 미술계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황석권 월간미술 수석기자는 “요즘은 의미있는 담론을 생산하는 기획전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미술시장이 자본에 잠식되며 디렉터십이나 큐레이터십을 발현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김준기 제주도립미술관장은 “자금난으로 영향력 있는 미술잡지가 정간되거나 사라졌다. 미술저널리즘이 실종된 상황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세정 기자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세정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