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1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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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과 떠나는 세계여행] 포르투갈 포르투

세월의 더께 묻어 더 예스러운 곳

  • 기사입력 : 2018-06-27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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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르투갈의 포르투는 영어로 오포르투(Oporto)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리스본 북쪽 280㎞ 지점에 위치하며, 현재 수도인 리스본에 버금가는 포르투갈 제2의 도시이다. 대서양으로 흘러드는 도우로강 (Douro river) 하구에 위치하며 오래전부터 항구도시로 번성했다. 포르투갈이라는 나라명은 이곳 도시에서 유래한 것이며, 수백 년의 전통적 문양과 양식을 간직한 건축물과 거리의 모습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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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르투 광장. 나를 반겨주는 듯한 예쁜 하늘과 건물들. 진짜 유럽다운 도시였다.


    프랑스에 8일을 머물며 한화로 약 100만원을 쓴 나는 충격에 휩싸였다. 외식은 하지도 않았고 한인민박에서 아침과 저녁을 먹고 점심은 크로와상으로 떼웠는데도 돈을 너무 많이 썼다. 이대론 안 되겠다 싶었다. 이동을 해야 했다. 다음 목적지는 니스였지만 니스 테러 이후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 친구들이 너무 걱정을 많이 해서 니스는 마음속에 고이 접어둬야 했다. 당장 돌아오는 비행기표를 끊어서 한국으로 오라는 명령은 너무 듣기 싫었다. 그렇게 반항 아닌 반항으로 최대한 테러의 위험이 없을 것 같은 곳을 찾아보다 같은 방을 쓴 언니가 추천해준 포르투가 생각이 났다. 포르투갈이면 테러의 위험이라고 나오는 나라도 아니고 일단 말해도 어딨는지 모를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포르투갈의 위치는 제대로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리고 나도 구글 지도로 위치를 확인하고 놀랐다. 스페인 바로 옆에 위치했다.


    아침을 먹자마자 바로 비행기표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포르투에서 파리로 오는 건 5만원인데 파리에서 포르투로 가는 건 전부 20만원 이상이었다. 이렇게 비싼 돈 주고 가야 하나 싶기도 했지만 선택지가 없었다. 눈물을 머금고 저가 아닌 저가항공을 결제했다. 한국에서 들어올 때는 샤르드골 공항으로 많이 들어오지만 포르투로 갈 때는 오를리 공항으로 가야 했다. 네이버에 쳐봤지만 정보가 많이 없어서 샅샅이 뒤져 오를리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찾아냈다. 오를리 터미널은 두 군데가 있었는데 나는 마지막에 내렸는데 알고봤더니 내 비행기는 다른 곳에서 타야 했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트램으로 연결돼 있다고 해서 트램을 타러 갔다. 기쁘게도 공항끼리 연결된 트램은 무료로 운행했다. 자꾸 내 실수로 돈 나가서 슬펐는데 무료인 걸 보자마자 기분이 좋아졌다. 5분도 안 걸려서 도착했다. 파리에서 폴 크로와상을 너무 좋아해서 매일 먹었는데, 떠나기 전에 또 먹고 떠나고 싶어서 공항이라 좀 비싸지만 먹었다. 역시나 폴 크로와상은 꿀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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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벤투역.


    한 시간 반 정도 걸려 포르투 공항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공항이 무척 작았다. 하지만 낯선 곳의 공항은 항상 크게 느껴진다. 트램을 타고 상벤투역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만 있을 뿐 트램이 어딨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인포메이션 센터로 가서 지도를 달라고 하고 안단테 카드와 상벤투역으로 가는 방법을 알아냈다. 트램 그림을 따라 가다 보니 역 같은 곳이 나왔고 직진 본능에 따라 아무 곳으로 가려던 나를 직원 분이 붙잡고 뭐라 뭐라고 말해줬지만 나는 무슨 말인지 알아 들을 수 없었다. 내 머리 위의 물음표를 보셨는지 손으로 가리켜줬다. “땡큐” 하고 웃으며 그 손을 따라 올라갔더니 아무도 없었다. 좀 의심스러웠던 차에 다른 사람이 한 명 더 올라왔다. 나는 지도를 들고 그 사람에게 여기 가려고 한다고 했다. 여기서 타면 된다고 해줬다. 트램을 타고 역을 확인하는데, 방송하는 역과 밖에 표지판 역이 맞지 않았다. 또 불안함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뭔가 또 사고를 칠 것 같았다. 인포 직원이 내리라고 했던 역에서 일어났더니 물어봤던 사람이랑 옆에 앉아있던 아저씨가 여기 아니라고 다음 역이라고 친절히 알려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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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이파이존에서 찍어뒀던 숙소로 구글 지도를 켜서 갔다. 생각보다 상벤투역과 가까웠다. 그리고 포르투의 모습은 내가 생각했던 그런 오래된 유럽의 모습을 잘 담고 있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런던과 파리와 달리 한국인이 거의 없었다. 포르투에 대해서는 아는 것 없이 와 그런지 보는 것마다 새롭고 흥미로웠다.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낮잠을 조금 잤다. 새벽부터 나온지라 너무 피곤했다. 포르투에 도착하고 나니 이제 뭐가 있는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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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루이스다리 위에서 본 도우로강.


    네이버에 포르투라고 쳐봤지만 별다를 건 없어 보였다. 동루이스다리가 제일 예뻐 보였다. 지도에 쳐서 가는데 아무리 봐도 보이지 않았다. 내가 그 다리 위를 걷고 있었다. 밑에서 다리를 보고 있는 사람들이 너무 부러웠다. 다리 위에서 내려가는 사람이 없나 찾아보고 있었는데 골목 길로 열심히 내려가고 있는 외국인들이 보였다. 다시 돌아가 그 길을 찾아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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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르투의 야경.


    강을 기준으로 두 곳으로 길이 나눠져 있었는데 숙소에서 먼 쪽부터 구경하기로 하고 쭉 걸었다. 영어같이 생겼지만 전혀 읽을 수 없는 메뉴판들이 가득한 레스토랑을 보면서 벌써부터 앞이 막막했다.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없어서 맛이 없나? 생각하며 일단 쭉 걸어보았다. 길은 끝이 날 듯 끝나지 않았고, 그냥 아무데나 들어가서 먹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들어가서 정말 그림을 보고 주문을 시켰다. 무슨 음식인지도 모른 채 그냥 배고픔에 허겁지겁 먹었다. 다시 부른 배를 다잡으며 이제 숙소로 피곤한 몸을 이끌었다. 씻고 나와서 조식 먹을 식당을 둘러보러 갔는데 한국인들이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말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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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스러운 느낌의 호텔.

    그분들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한국 돌아가기 전에 포르투갈 여행을 한다고 하셨다. 말로만 들었던 산티아고 순례자라니! 산티아고 순례길 얘기를 해주시는데 강추한다며 꼭 가보라고 하셨다. 그렇게 내 버킷리스트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추가했다. 여행을 중단하고 순례길을 걷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가방이 너무 무겁고 순례길을 위해 준비된 게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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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주현
    △ 1995년 김해 출생
    △ 동원과기대 유아교육과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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