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6일 (금)
전체메뉴

[거부의 길] (1385)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55

“어때요?”

  • 기사입력 : 2018-07-23 07:00:00
  •   
  • 메인이미지




    이내 요리 배달이 왔다.

    등려화가 옷을 입고 요리를 현관에서 받았다. 배달원이 돌아가자 등려화가 다시 옷을 벗었다. 김진호는 등려화와 거실 소파에 앉아서 요리도 먹고 술도 마셨다.

    “어때요?”

    등려화가 요리를 먹으면서 물었다.

    “괜찮은데.”

    김진호는 웃었다. 옷을 벗고 지내는 것은 처음이다.

    “중국은 인구가 많아요. 많은 쇼핑몰이 창업되고 있지만 알리바바와 경동그룹을 못 따라가죠.”

    중국에서 알리바바와 경동그룹을 따라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들은 이미 중국 최고의 재벌이 되었다.

    “그 사람들 따라가기는 쉽지 않아.”

    “삼국정립이라는 말을 들어봤어요?”

    “중국역사에는 삼국정립 이론이 많잖아?”

    삼국정립은 중국을 세 나라가 다스린다는 뜻이다.

    “한신에게도 책사가 나라를 세우라고 권했지만 안 했어요. 한신은 멸망했고요.”

    책사 괴통이 한신에게 삼국정립을 주장했으나 한신은 거절했다가 훗날 역모로 몰려 죽임을 당한다. 천하삼분지계도 삼국정립을 하다가 때가 오면 천하를 통일한다는 전략이다.

    “제갈량은 유비에게 촉을 세우라고 하여 위, 오, 촉 삼국이 정립을 하지.”

    “쇼핑몰도 삼국정립을 할 수 있어요.”

    나는 등려화의 말이 옳다고 생각했다. 사업도 천하를 삼분할 수 있다.

    점심을 먹고 다시 소파에 누워 텔레비전을 보았다. 등려화도 옷을 벗고 나란히 누웠다. 나는 등려화의 말에 공감했다. 역사에서 확실하게 배울 것이 있다. 삼국정립을 하듯 쇼핑몰도 세 회사가 중국시장을 지배할 수 있다. 케이랜드가 세 번째 회사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좋은 이야기 들었네.’

    김진호는 뒤에서 등려화를 안았다. 모로 누운 등려화의 맨살이 닿아 기분이 좋았다. 등려화는 가늘게 코를 골고 있다. 김진호는 뒤에서 등려화를 안고 잠을 잤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모처럼 지하철을 탔다. 지하철에는 휴일인데도 사람들이 많다. 중국의 인구도 많지만 북경은 15억 인구를 다스리는 중국 정부가 있는 수도다. 중국인들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북경을 많이 찾아온다.

    중국 곳곳에 많은 문화유적이 있지만 북경에도 자금성을 비롯하여 13릉 등 유적들이 적지 않다. 13릉은 명나라 황제들의 능인데 조선인 공녀들 중에 후궁이 되었다가 순장당한 여자들도 있어서 가슴을 아프게 한다.

    13릉의 크기는 자그마치 사방 백리에 이른다.

    방대한 크기와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집에 돌아오자 산사는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었다. 김진호는 창문을 활짝 열고 모처럼 청소를 했다.

    산사는 밤이 늦어서야 돌아왔다. 가족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왔다고 했다.

    글:이수광그림:김문식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정민주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