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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9) 하화만당(荷花滿塘) - 연꽃이 연못에 가득하다.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 기사입력 : 2018-07-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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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적인 여름 꽃으로 연꽃을 들 수 있다. 지금 곳곳의 크고 작은 연못에 연꽃이 한창 피고 있다. 녹색의 넓은 잎이 바탕이 된 위로 훤칠하게 솟은 연분홍색의 연꽃은 정말 산뜻한 기품이 돋보인다.

    ‘연(蓮)’이라는 글자가 초두[] 아래 이을 련(連)자로 돼 있는데, 연의 뿌리가 서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이런 글자가 생겼다.

    ‘연(蓮)’이라는 식물은 연잎, 연잎 줄기, 연 뿌리, 연밥, 연꽃자루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느 한 부분도 버릴 것 없이 유용하게 쓰인다. 열매인 연밥과 뿌리는 식용과 약용으로 쓰이고, 연잎은 차를 끓여 먹기도 하고, 요즈음은 연잎밥의 재료로도 쓰인다. 연 줄기는 말려서 반찬으로 쓰기도 한다.

    송나라 성리학의 선구자 염계 (濂溪) 주돈이(周敦) 선생이 연꽃을 두고 ‘애련설(愛蓮說 : 연꽃을 사랑하는 글)’이라는 글을 지었는데, 연꽃의 속성과 특징을 워낙 잘 묘사해, 후세의 문인들이 다시 연꽃을 두고 글을 지을 수 없게 만들었다고 한다. 아래에 ‘애련설’의 구절을 조금 인용한다.

    “연이 흙탕에서 솟아났으나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맑고 출렁이는 물에 씻겼으나 요염하지 않다. 속은 비었으나 밖은 곧으며, 덩굴은 뻗지 않고 가지를 치지 아니한다. 향기는 멀리 가서 더욱더 맑고, 꼿꼿하고 깨끗이 서 있어 멀리서 바라볼 수 있으나 함부로 더럽히거나 놀릴 수는 없다.[蓮之出於泥而不染, 濯淸漣而不妖. 中通外直, 不蔓不枝, 香遠益淸, 亭亭淨植. 可遠觀, 而不可褻玩焉.]”

    염계선생은 연꽃을 ‘꽃 가운데 군자[花中君子]’라고 칭송하였다. 연이 자라는 연못은 흙탕인 경우가 많은데도 연은 더없이 깔끔하다. 간혹 맑은 물에 씻겨도 요사스럽게 뽐내지 않는다. 그 자태와 속성이 속세에 살면서도 물들지 않은 군자와 흡사하다.

    퇴계(退溪) 선생이 만년에 도산서당(陶山書堂)을 짓고, 서당 동쪽에 네모난 조그만 못을 만들어 연꽃을 심고 ‘정우당(淨友塘)’이라 이름했는데, ‘정우’란 ‘깨끗한 벗’이란 뜻으로 곧 연을 가리킨 말이다.

    2009년 필자의 고향 함안군의 성산산성(城山山城)에서 연 씨앗이 발견되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소에서 분석한 결과 약 700년 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발아에 성공하여 꽃을 피웠는데, 이 연꽃을 ‘아라연꽃’이라고 명명하였다. 약 700년 만에 꽃을 피운 것이다. 그 질긴 생명력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지금 함안박물관 앞에 만개해 있다.

    흙탕물 속에서도 깨끗한 연꽃이 피듯이, 혼탁한 속세에서도 군자는 나온다. 모든 것이 자기가 뜻을 세우고 처신하기에 달려 있다.

    * 荷 : 연꽃, 짐 하. * 花 : 꽃 화.

    * 滿 : 가득할 만. * 塘 : 못 당.

    동방한학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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