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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적선(積善)을 베푼 경주 최부자댁

  • 기사입력 : 2018-08-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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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풍수지리에 대한 일반인들이 인식하는 정도가 미신의 개념을 벗어나 자연의 합법칙성과 일치하는 것에 놀라는 분위기가 점점 늘고 있는 추세이다. 풍수는 산과 강, 도로 등의 보이는 형상을 정확하게 분석할 수만 있다면 질병이나 불행한 사태를 얼마든지 미연에 예방할 수가 있다. 중국의 경우, 풍수를 음택(무덤)은 물론이거니와 양택(건물)에서도 대단히 중요시 여긴다. 풍수전쟁이라 불릴 만큼 유명한 일화 중의 하나로 홍콩 상하이은행과 중국은행 간의 풍수 기(氣)싸움을 들 수 있다. 1989년 건축한 중국은행 건물은 영국 총독관저와 영국계인 상하이 은행을 제압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끝이 뾰족하고 날이 서 있는 칼 모양으로 지었다는 말들이 무성했다. 영국 총독관저는 예리한 살기(殺氣)를 막기 위한 비보(裨補·흉한 기운을 막음)풍수의 일환으로 나무를 심었으며, 칼의 형상을 한 중국은행에 맞서기 위해 상하이 은행 옥상에 ‘대포 형상의 시설물’을 설치해 맞대응을 했다.

    이처럼 경쟁기업의 기를 누르거나 상대방에 의한 살기를 차폐시키는 경우가 종종 행해지고 있다. 건물 형태가 화형(火形)이면 입구에 연못 조성 내지 물을 상징하는 해태상이나 돌거북을 두어 화기(火氣)를 진압하는 압승(壓勝)풍수는 흔하게 볼 수 있다. 만일 화기 진압용 연못을 팔 때는 물이 스며들어 지기(地氣)를 손상시켜서는 안 되며 정체되게 해서도 안 된다. 고인 물은 오히려 화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동주택(아파트·빌라 등)이나 단독주택(도시주택·전원주택 등), 점포, 공장 등을 매입 또는 임차할 때, 0.1㎝라도 높아야 주변보다 땅심(지력·땅의 기운)이 좋다. 경사가 심한 곳, 건물과 접한 직선도로가 앞으로 곧게 나 있는 곳, 남향집이 되도록 산을 바라본 지맥(地脈)에 역행한 곳, 왕복 4차선 이상의 도로가 건물을 배신한 곳, 주변에 기형적인 건물이나 예리한 각이 있는 건물이 내가 생활하는 건물(특히 창문이나 발코니)과 서로 마주 보는 곳은 피해야 한다.

    탐문을 통해 매입이나 임차하려는 건물에 흉한 일(흉살)의 발생 여부, 전봇대와 가로수가 정문 입구를 가리는(차단살)지의 확인, 건물 가까운 곳에 전봇대의 변압기통(전압살)이 2개 이상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교차로에 접하거나 집 뒤에 도로와 대문이 있는 건물은 흉하며, 터파기 작업 시에 청석(靑石)이 나오면 냉기(冷氣)가 많은 곳이다. 만일 자연과 더불어 살고자 할 때, 계곡 근처나 물소리가 요란한 곳과 바위(특히 청석)가 많은 곳에 거주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치므로 반드시 일정한 거리를 두어야만 한다.

    아울러 남을 행복하게 하고 착한 일을 하면 경사가 끊이지 않을 것인데, 이를 적선지가필유여경(積善之家必有餘慶)이라 한다. 위의 사항들이 건강한 삶과 복된 재물을 얻기 위한 근본 조건이라 할 수 있다. 경주 교촌은 신라 신문왕 2년(682년)에 설립된 한반도 최초의 국립대학인 국학이 있던 곳이다. 신라의 국학은 고려시대에는 향학, 조선시대에는 향교로 이어졌다. 마을 이름이 ‘교동’, ‘교촌’, ‘교리’ 등으로 불린 것은 향교가 있기 때문이다. 경주 교촌에는 진정한 부자의 참모습을 보여준 ‘최부자댁’이 있다. 12대 400년 동안 만석의 재산을 지켰고 9대 진사를 배출했으며, 창녕 성씨고가와 함께 노블레스 오블리주(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실천한 집안이다. 월성을 끼고 흐르는 남천 옆 양지바른 곳에 자리 잡은 최부자댁은 1700년쯤에 건립된, 지기가 대단히 뛰어난 고택이다. 건축 당시 향교 유림들의 뜻을 수용해 향교보다 2계단 낮게 터를 깎아서 지었다. 원래 99칸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중 사랑채는 화재로 불탔으나 최근 큰 사랑채는 복원했고, 작은 사랑채는 주춧돌만 남아 있다. 사랑채에는 빈부와 지위의 격차를 묻지 않으니, 자연 수많은 과객들이 머물렀으며 흉년이 들면 굶주린 백성을 위해 항상 곳간을 열어두었다고 한다. 최부자댁에는 육훈(六訓·여섯 가지 행동지침)이 있다. 그중에 ‘만 석 이상의 재산은 사회에 환원하라’,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라’, ‘주변 100리 안에 굶는 사람이 없도록 하라’는 지침이 인상적이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화산풍수·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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