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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2) 선부후교(先富後敎) - 먼저 부유하게 하고 나중에 교육한다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 기사입력 : 2018-08-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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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사람들이 유교를 공부하면 가난하여 경제가 안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필자가 어릴 때 유학자들은 대부분 가난하였다. 유학을 잘못 배운 사람들이 현실적인 능력이 전혀 없어, 대부분 가난을 면치 못했다. 필자가 여러 사람들의 강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유학 공부를 계속하자, 모두 “굶어 죽을 짓을 찾아서 한다”며 혀를 찼다.

    공자(孔子) 맹자(孟子)가 본래 부르짖은 유학은 현실적인 학문이었다. 공부를 해서 자신을 수양하고 다른 사람을 바른 길로 인도하고, 나아가 자기 나라를 잘 다스리고 천하를 평화롭게 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학문을 위한 학문이 아니었다. 공자는 경제를 천시하지 않았고, 경제에 대해 균형 잡힌 생각을 갖고 있었다.

    언젠가 공자께서 위(衛)나라로 갔다. “백성들이 많구나!”라고 감탄했다. 제자 염유가 “백성이 많아지고 나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라고 물었다. “부유하게 해 주어야지”라고 대답했다. “그런 뒤에는요?” “가르쳐 주어야지.”

    먼저 경제적으로 윤택해지지 않고서는 교육이 안 된다는 것을 공자는 알고 있었다. 학문이나 도덕을 중요하게 여긴 공자지만, 경제가 인간 생활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부유하기만 하고 교육을 하지 않으면 세상이 정상적으로 될 수 없다는 것은 더 잘 알았다.

    제자 자공(子貢)은 재산 관리 능력이 있어 큰 재산을 모았다. 중국 최초의 재벌이라 할 수 있다. 공자가 길도 없던 시절 많은 제자들을 거느리고 도를 펼치기 위해 천하를 두루 다녔는데, 이는 사실 자공 회사의 각국 분점이 정보망이 돼 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자공은 돈만 아는 재벌은 아니었다. 공자가 세상을 떠나자, 제자들이 묘소 앞에서 심상(心喪) 3년을 입었는데, 자공은 3년으로는 스승의 은혜를 갚기에 부족하다고 여겨 3년을 더 입었다.

    맹자(孟子)는 “일정한 재산이 없으면 일정한 마음도 없다. [無恒産, 無恒心.]”라고 하여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경제적 기반이 먼저 중요함을 역설하였다.

    유학에서 부정한 재산을 옳지 않게 본 것이지, 정당하게 벌어 좋게 쓰는 재산을 부정한 적은 없다.

    1988년 역대 노벨상 수상자들이 파리에 모여 여러 날 토의를 거쳐서 이렇게 선언했다. “21세기에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공자 (孔子)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고.

    정치, 경제, 사회, 국방, 과학의 모든 원리를 공자는 이미 터득하고 있었다. 유학은 현실과 동떨어진 학문이 아니고, 현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는 합리적인 학문이다.

    *先 : 먼저 선. *富 : 부유할 부.

    *後 : 뒤 후. *敎 : 가르칠 교.

    동방한학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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