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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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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칼럼] 가르치다? 이끌어내다!

  • 기사입력 : 2018-09-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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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관현 (양산 서창초 교사)


    교육의 정의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은 교육이란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가르치다’란 외부의 지식이나 기능, 이치를 학생들에게 주입하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과연 교육이란 외부의 무언가를 학생들에게 채워 넣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일까?

    6학년 2학기 사회 교과서에서는 민주주의에 대해 다루고 있다. 6학년 담임교사인 필자는 성인들에게도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민주주의의 개념을 어떻게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이해시켜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민주주의에 대해 배우는 단원의 첫 번째 시간, 우선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민주주의에 대한 선개념을 알아보기로 했다. 칠판에 ‘민주주의’ 네 글자를 적어두고 그와 연관되어 학생들이 알고 있는 단어를 마음껏 발표해보도록 하였다. 놀랍게도 학생들은 다음과 같은 단어를 내어놓았다. ‘국민, 법과 절차, 대화, 의무와 권리, 평화, 자유와 행복, 인권, 평등, 선거. 몇 시간에 걸쳐 민주주의와 관련하여 학생들에게 ‘가르치려’고 했던 대부분의 단어가 학생들의 입에서 이미 흘러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그날의 수업은 마무리가 되었고 해당 단원의 목표였던 ‘민주주의의 개념에 대해 이해하고 민주정치가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있다’를 ‘민주주의를 통해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생각해보고 민주시민으로서 우리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로 수정하였다. 학생들에게 민주주의를 지식으로 ‘가르치기’보다는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길’ 기대하는 마음을 담았다.

    다시 글의 처음으로 돌아가 보고자 한다. 교육 ‘education’은 라틴어의 ‘educare’에 어원을 두고 있다. educare는 ‘e’의 ‘밖으로’와 ‘ducare’의 ‘이끌어내다’의 뜻이 합쳐진 단어이다. 다시 말해 교육이란 학생들이 지니고 있는 소질이나 재능을 밖으로 이끌어내는 활동이라 말할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의 교육에 대한 접근은 학생들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믿음이 바탕이 되어야 가능하다. 필자는 교육이란 작은 새를 키워 저 넓은 하늘로 날려 보내는 활동이라 생각한다. 작고 힘없는 날개를 가진 아이들에게 그 날개를 떼어내 버리고 교사가 직접 멋진 날개를 만들어 달아준들 과연 얼마나 멀리 그리고 자유롭게 날아다닐 수 있을까? 오히려 학생들 앞에 도전할 만한 멋진 세상이 있음을 알려주어 날고 싶은 마음이 생기도록 한 뒤 힘껏 날갯짓을 할 수 있도록 도와만 준다면 학생들은 스스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훨훨 날아갈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이 급변하는 지금의 사회에서 가정과 학교의 역할은 무엇일까? 가정에서는 부모가 자녀에게, 학교에서는 교사가 학생에게 무엇을 ‘가르칠까?’에 집중하기보다는 어떻게 ‘이끌어낼까?’에 대해 좀 더 고민해야 할 시기이다. 우리 모두 학생들을 수동적인 지식 습득자를 넘어서 능동적인 인생 개척자로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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