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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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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내 ‘車부품 생태계’ 붕괴 위기

1·2·3차 협력사들 ‘적자 쇼크’
완성차 판매 부진에 수익성 악화
일감 크게 줄고 인건비는 늘어

  • 기사입력 : 2018-10-25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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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지역 자동차부품 생태계가 붕괴 위기로 치닫고 있다.

    현대·기아차와 한국지엠 등 완성차 업계의 국내외 판매부진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1·2·3차 협력사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1차 협력사들과 달리 2~3차 협력사들은 올 들어 크게 오른 최저임금 영향으로 더욱 심각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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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사진./경남신문 DB/


    현대차 2차 협력업체인 창원산단 내 A사는 지난 2016년 매출 200억원에서 지난해와 올 들어 물량감소로 각 20% 정도 줄면서 올해는 100억원을 달성하기도 어려운 상태다. A사 대표는 “원청이 어려워 납품단가도 좋지 않은 상태에서 올 들어 최저임금이 크게 오르면서 영업이익도 적자가 났다”면서 “때문에 인력을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버티고 있지만 뾰족한 방안이 없어 걱정이다”고 말했다.

    도내 중견업체인 자동차내장재 업체 B사도 매출액은 전년보다 10% 이상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90%나 급감하면서 올해 적자전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 1차 협력사인 B사는 지난해 이후 주력시장인 중국에서 매출액이 반토막 나면서 자금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B사 임원은 “현재 시장 전망이 좋지 않아 비용 감축과 채용 동결 등 긴축 대응을 하고 있는 중”이라며 “은행권이 조선에 이어 자동차부품업도 대출규제를 하면서 중견기업도 자금운용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앞서 창원산단 내 현대차 협력업체인 C사는 중국에 자회사를 설립했다가 납품대금 등을 정상적으로 받지 못해 지난해 회생절차를 신청, 개시 결정을 받았다. C사는 베이징현대의 부품대금 결제 거부로 100% 자회사가 심각한 경영난에 빠지면서 지난해 8월말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는 연매출이 500억원대였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사에 납품하는 1차 협력사 851곳(경남 123개) 중 절반가량이 올 1분기(1~3월)에 이미 적자 전환한 것으로 집계됐다. 도내의 경우도 현대위아(창원)는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 431억원 흑자에서 올 1분기 298억원 적자로, 지엠비코리아(창원)도 지난해 1분기 67억원 흑자에서 올해는 6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업체 관계자는 “1차 협력업체들이 실적이 좋지 않으면 구조적으로 이익률이 더욱 열악한 2·3차 협력업체들은 대부분 적자로 볼 수 있다”면서 “1분기에 이어 2~3분기에도 여건이 개선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올해 대부분 업체들의 경영상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최근 자동차산업협동조합이 산업통상자원부에 3조1000억원 규모의 자금지원을 요청한 것도 이 같은 자동차부품업계의 상황을 반영한 결과다. 자동차부품업체들은 현 시점에서 자금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내 자동차산업 생태계 자체가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계 관계자는 “긴급하게 수혈이 필요한 회사는 자금 지원을 요청하고 만기가 도래한 채권의 경우 연기를 시켜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긴급 자금 지원이 단기 해법이라면 중·장기적으로 자동차 부품사들의 구조조정과 함께 납품업체 다변화와 수출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부 부품사는 경쟁력을 키워 수출 다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대다수 2~3차 부품사들은 자생력이 없다”며 “수출 경쟁력을 키워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전동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로의 전환 과정에서 글로벌 경쟁은 점점 심화하는데 국내에서는 높아만 가는 인건비와 노사문제 비용 때문에 연구개발(R&D) 여력은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최고 수준의 인건비, 매년 반복되는 노사분규와 임금인상 등은 계속되는데 사측에서는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며 “여기에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등까지 더해지면서 근로조건이 전 세계 자동차업계에서 최악이 됐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명용 기자 myle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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