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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팔찌 절도 의심 40대 간호조무사 극단적 선택…“억울하다”

  • 기사입력 : 2018-11-09 17: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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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해 한 병원에서 발생한 금팔찌 절도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돼 조사받던 40대 여성 간호조무사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해당 병원에서는 동료들이 있는 자리에서 경찰이 고압적인 수사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김해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김해시내 한 병원 간호조무사로 근무했던 A(49·여)씨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지난 8월 16일 정오께 해당 병원 초음파실에서 환자 B(47·여)씨의 18k 금팔찌 5돈(100만원 상당)을 훔친 유력한 용의자로 조사를 받아왔다.

    해당 병원에 따르면 이날 B씨는 X-ray를 찍은 뒤 초음파실로 이동하면서 간호사 지시로 차고 있던 금팔찌를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 초음파 검사 후 팔찌가 사라진 것을 확인한 B씨는 병원에 항의했고, 원무부장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과 병원 관계자는 초음파실을 뒤졌지만 팔찌를 찾지 못했다.

    당시 초음파실에는 의사, A씨, B씨가 함께 있었고, 경찰은 동선, 분실 시점 등을 고려해 A씨를 유력 용의자로 판단했다. 해당 병원에는 피해 사실을 확인할 CCTV는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A씨는 범행 사실을 부인하며 결백을 주장했다. A씨 동의 아래 경찰은 거짓말 탐지 검사를 했고, '거짓' 반응이 나왔다. 검사 결과에도 A씨는 범행 사실을 부인했지만, 경찰은 거짓말 탐지 검사 결과와 정황 증거를 바탕으로 10월 중순 A씨를 절도 혐의 피의자로 입건해 한 차례 조사를 벌였다.

    그러나 분실 사건 발생 2달 뒤인 지난달 16일, A씨는 초음파실 구석 상자 아래에서 금팔찌를 발견했고, 병원 측은 이를 B씨에게 돌려줬다. 초음파실 내부는 가로, 세로 약 3m, 5m 크기로 B씨가 팔찌를 분실했던 지점과 발견장소는 2m가량 떨어져 있었다. 발견 당시 팔찌는 반으로 끊어진 상태였다.

    일주일 뒤 담당 경찰은 현장 확인차 해당 병원을 방문했다. 담당 경찰은 초음파실로 들어가 팔찌를 발견한 A씨에게 "팔찌가 여기서 나올 수 있느냐"는 등 발견 경위를 물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튿날 A씨는 일신상의 이유로 병원을 그만뒀다. A씨는 해당 병원에서 1년 4개월가량 근무했다. A씨는 두 번째 경찰 조사를 받은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오후 1시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의 스마트폰에는 담당 경찰에게 전송하려다 만 "억울하다. 수만 번 결백 외쳐도 경찰은 판사나 검사 앞에 가서 이야기하라 한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가 임시 저장돼 있었다.

    해당 병원에서는 현장 조사 당시 경찰이 병원 직원들이 들릴 만한 소리로 A씨를 피의자로 지목해 고압적인 수사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경찰이 초음파실에서 "(팔찌가 나온 것이)말이 되는 소리냐. 억울하면 판사 앞에 가서 얘기하라. 토요일 3시까지 출두하라"고 언성을 높여 말하는 소리가 밖에 있던 직원들에게도 들렸다"며 "이후 A씨는 직원들에게 울먹이며 억울함을 호소했다"고 털어놨다.

    경찰은 이 같은 의혹을 즉시 반박했다. 김해중부서 형사과장은 "담당 경찰이 현장을 방문했을 때 마침 피의자가 근무하고 있었고 자연스레 초음파실로 이동해 문이 열린 상태에서 팔찌 발견 장소를
    설명하는 상황이었다"며 "팔찌 발견자인 A씨에게 경위를 묻는 과정이었고 직원들 앞에서 피의자를 지목하거나 추궁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담당 경찰관의 인권 침해, 부적절한 수사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박기원 기자 pkw@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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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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