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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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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칼럼] 교과서를 덮자!

  • 기사입력 : 2018-11-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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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관현 (양산 서창초 교사)


    수업시간이 시작되고 칠판에 요즘 핫한 가수들의 이름을 적기 시작했다. BTS, 워너원, 트와이스, EXO…. 쉬는 시간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와 수업을 준비하던 아이들의 눈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연예인에 관심이 많은 6학년 아이들은 가수들의 이름만 보고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선생님, 이번 시간에 뭐 하나요?”

    “수학 수업!”

    이번 시간은 비율그래프에 대해 배워보는 수학시간이었다.

    우리 반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가수에 대해 조사하고 백분율로 변환해 원그래프를 그려보는 활동으로 수업을 이어갔다.

    수업 내내 아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들의 이야기로 조잘대며 한 명의 뒤처짐 없이 수업을 마칠 수 있었다. 다음 시간은 교실을 벗어나 학교 바로 앞에 위치한 전통시장을 찾아 시장에 많은 사람이 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상인과 손님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하고 그 결과를 그래프로 나타내 보기로 했다.

    아마도 교과서에 제시된 예시 상황과 문제를 통해 수업을 진행했다면 앞서 이야기한 수업 분위기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을 것이다.

    교과서는 해당 교과의 전문가, 현장 선생님들의 참여로 만들어져 집약적으로 지식을 전달할 수 있는 매우 효율적인 수업재료이다.

    하지만 각 학교 현장에 학생들이 처해 있는 상황이나 지역적 특징을 담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보니 교과서의 내용으로는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을 끌기에 힘든 점이 있다. 또한 배운 지식을 학생들의 삶과 연계하기는 더욱 어렵다.

    많은 변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학교 현장의 선생님들은 교과서 내용을 빠짐없이 전달해야 한다는 습관 같은 고정관념이 남아 있다.

    하지만 배움의 목적을 ‘학생들이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에서 ‘학생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로 생각의 전환이 따른다면 고정관념을 조금은 떨쳐버릴 수 있을 듯하다.

    이러한 생각의 변화를 바탕으로 정형화된 교과서를 벗어나 학생들의 삶 속에서 배움의 주제를 찾고 학생들 스스로 배워나가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겠다.

    이제 교과서를 덮고 학생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자.

    박관현 (양산 서창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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