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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19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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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꼬] 밀양한천테마파크 나들이

널리고 널린 한천, 만나고 맛난다

  • 기사입력 : 2018-12-20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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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새 겨울이 찾아왔다. 기온이 낮아지면서 외출 결심을 하기가 쉽지 않다. 주말에 집에만 있기 아쉽다면 박물관 나들이를 추천한다.

    한국관광공사는 ‘맛있는 박물관 여행’이라는 주제로 12월 추천 가볼 만한 곳 여섯 곳을 선정했다. 밀양 한천박물관을 비롯해 서울 인사동 뮤지엄김치관, 경기도 이천 쌀문화전시관, 강원도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 충남 금산인삼관, 전남 보성 한국차박물관 등이다. 이 중 경남에 있는 밀양한천테마파크를 찾아 한천박물관과 체험 현장 등을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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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양시 산내면 들녘에 한천 말리기가 한창이다.

    ◆밀양한천테마파크= 밀양한천박물관과 한천체험관 등이 있는 밀양한천테마파크는 지난 2016년 4월 오픈했다. 밀양시 산내면 15만5000㎡(생산공장과 건조장 포함)에서 한천을 생산 중인 밀양한천이 한천 판매장인 ‘한천본가’, 한천 레스토랑 ‘마중’의 문을 열면서 관광과 교육을 아우르는 체험의 장이 됐다. 밀양한천은 한천테마파크에 대해 한국 한천 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아볼 수 있는 공간이라고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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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양한천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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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천판매장과 한천레스토랑이 있는 ‘밀양한천’.

    한천박물관은 한천 이야기, 한천 산업의 역사, 한천 제조과정 등을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도록 그림과 글 등으로 설명하고 있다. 한천 생산에 필요한 천칭, 각한천포장기, 건조틀, 건조대 등 한천 제조도구틀도 전시돼 있다. 한천으로 만든 주스, 밀크 푸딩, 젤리, 양갱, 단팥죽도 박물관 한편에 자리하고 있다. 한천의 효능·제작과정을 담은 영상물도 입구 천장과 영상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천의 역사= 한천은 밀양에서 일제시대부터 생산됐다. 1913년 일본인 어업가인 카시이 켄다로가 3만6000㎡ 규모의 카시이 한천 제조소를 밀양에 세웠다. 지금의 밀양한천과 인접한 곳으로 알려졌다. 한천은 일제시대 때 일본인들의 전유물이었다.

    이 한천을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생산한 이는 고 김성율씨다. 김씨는 1941년 한국인 최초로 한천 공장을 양산 명곡리에 세워 우리나라에 한천 산업이 뿌리를 내리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김성율씨의 부인인 고 최전주씨는 1961년 양산 소토리에 있는 소토한천을 사들여 여성 첫 한천 경영자가 됐다. 이후 최씨는 1989년 밀양 삼랑진에 있던 삼랑한천을 인수했으며, 소토한천과 삼랑한천은 1994년 통폐합돼 밀양시 산내면 송백리 현 위치에 밀양한천으로 세워졌다.

    밀양한천은 동양 최대의 한천 생산공장으로 연간 250t을 생산할 수 있으며 현재 연간 150t을 생산해 이 중 80%는 수출한다. 밀양한천은 지난 2007년 농수산물 500만달러 수출공로 표창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수출액이 연간 300만달러에 이른다.

    한천은 해방과 6·25전쟁 직후 경제 발전의 초석이 됐다. 해방 직후 최초의 수출 물품이었던 한천은 1954년 연간 수출액 120만달러로 당시 국내 총수출액 600만달러의 5분의 1에 해당했다. 한천은 1980년대까지 외화 획득의 주역을 맡으면서 국가경제를 부흥시키는 중요한 산업의 역할을 했다.

    ◆밀양과 한천= 밀양은 일제시대 때부터 한천을 생산했을 만큼 한천을 만드는 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자연 동결건조 방법으로 생산하는 한천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온, 수질, 지형이 갖춰져야 한다. 한천은 황태를 만드는 과정처럼 일교차가 큰 곳에서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해야 하며 공해가 없는 청정지역에서 생산된다. 산내면은 인근에 가지산, 재약산 등 높은 산이 있으며, 큰 산 아래에 있다 보니 일교차도 크다. 또한 얼음골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도 있다.

    한천 생산공장은 1970년대에 우리나라에 40개가 넘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밀양에 단 2곳만 남아있다. 공해와 기후의 영향 등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한천 제조= 한천이 만들어지기까지 1년 정도 소요된다. 한천의 원료인 우뭇가사리는 5월부터 채취와 건조를 한다. 이 우뭇가사리는 8월에 밀양으로 옮겨진다. 우뭇가사리를 세척하고 가마솥에 삶아 우무를 만든다. 우무는 11월 말부터 다음해 2월까지 20일 정도 너른 논에 마련된 건조장에서 얼었다 녹았다 하는 과정을 반복한 후 한천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한천 1㎏은 우무 100㎏을 건조해서 얻을 수 있는 ‘해조 엑기스’라 할 수 있다.

    박물관 입구에는 자숙솥이 전시돼 있다. 이 솥은 우무묵의 원료인 우뭇가사리를 끓이는 가마솥으로 1961년부터 1994년까지 양산 소토한천에서 사용했던 것을 옮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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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양한천박물관 전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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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1~1994년 양산 소토한천에서 사용했던 자숙솥. 우무묵의 원료인 우뭇가사리를 끓이는 솥이다.

    ◆한천 체험= 한천체험관에서는 한천을 이용한 젤리와 양갱 만들기 체험을 진행한다. 과일젤리나 푸딩을 만드는 A코스(30분)부터 창의력양갱과 과일젤리를 만드는 B코스(60분), 구슬양갱이나 수제청을 만드는 C코스(90분), 수제잼이나 화과자 등을 만드는 D코스(90분·5인 이상 단체)로 나눠진다. A와 B코스는 평일과 주말 모두 가능하며 예약 및 현장접수가 가능하지만, C와 D코스는 사전예약(☏ 1577-6526)을 해야 된다. 체험과정은 유료이다. 밀양한천 관계자가 한천에 대한 설명을 하고, 제작과정도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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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천으로 양갱을 만드는 과정.

    ◆“양갱 만들기 재밌어요”= 밀양한천테마파크를 찾은 지난 13일 밀양 동강중 학생들이 한창 양갱 만들기에 한창이었다. 학생들은 한천 제작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진지한 모습으로 양갱을 만들었다. 직접 냄비에 한천 가루와 양갱을 넣어 젓고 틀에 부은 후 냉장고에 30분 정도 넣어두면 양갱이 완성된다. 설거지까지 하면서 만든 양갱은 가져갈 수 있다.

    김송현(13)양은 “양갱을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었고, 친구·가족과 나눠 먹을 생각”이라며 활짝 웃었다. 단체 방문객들은 양갱 만들기를 많이 하는데, 과일젤리나 구슬양갱 만들기도 인기가 있다고 한다. 체험이 끝나면 수료증과 체험 인증 사진 등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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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양 동강중 학생들이 양갱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밀양한천테마파크는 얼음골과 얼음골케이블카, 가지산, 표충사 등과 연계된 관광벨트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장체험, 워크숍 등으로도 많이 찾는다. 이재일 밀양한천박물관장은 “평일에는 단체관광객이 많다. 부부 등 가족들이 많이 찾는 주말에는 200~300명이 방문해 주차장에 빈자리가 없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한천박물관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연중무휴)로 운영하며, 관람료는 무료이다. 한천체험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한천, 넌 누구니

    우뭇가사리나 꼬시래기처럼 세포액 구성 성분이 점액질 성분을 띤 다당류로 된 홍조식물을 뜨거운 물로 끓여서 추출시킨 액을 여과·응고시킨 뒤 동결·용해·탈수·건조의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해 만든 식품이다. 차가운 하늘이란 뜻을 가진 한천은 추운 겨울 바깥에서 야간에는 영하 5~10도, 주간에는 영상 5~10도의 저온에서 건조하는 작업을 15~20일 동안 반복해 만들어지는 자연식품이다. 미역이나 다시마보다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 있어 일본에서는 한천을 ‘식이섬유의 왕’, ‘내 몸의 청소부’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이어트와 건강식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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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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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남루.

    ▲한국관광공사 추천 밀양 여행 코스

    ①당일 여행 코스
    표충사→한천박물관→월연정→의열기념관→영남루→카페 밀양(영화 ‘밀양’ 촬영지)

    ②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표충사→영남알프스얼음골케이블카→한천박물관, 둘째 날 : 월연정, 월연터널(영화 ‘똥개’ 촬영지)→밀양시립박물관→의열기념관, 해천항일운동테마거리 산책→밀양아리랑시장→영남루→카페 밀양(영화 ‘밀양’ 촬영지)→만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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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천테마파크 찾아가는 길

    #자가용: 밀양한천테마파크(밀양시 산내면 봉의로 58-31). 중앙고속도로(부산~대구) 밀양 나들목 교차로에서 울산·언양 방면으로 우회전→임고교차로에서 산내면행정복지센터 방면 우회전→산내로→산내면행정복지센터 앞 사거리에서 좌회전→봉의교 건너 우회전→한천박물관(밀양한천테마파크)
    #대중교통: (버스)밀양시외버스터미널(창원 마산시외버스터미널, 김해여객터미널, 창녕버스터미널, 부산사상버스터미널, 서울강남고속버스터미널)로 이동 후 밀양시외버스터미널서 얼음골행 버스(하루 10회 운행) 탑승 후 송백 정류장 하차. 600m 도보로 이동, (기차)밀양역서 밀양시외버스터미널 이동, 얼음골행 버스 이용


    글= 권태영 기자 media98@knnews.co.kr

    사진= 성승건 기자 mkseong@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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