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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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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적정한 음주, 건강한 간 관리

  • 기사입력 : 2018-12-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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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민 한양대 한마음창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다사다난했던 2018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연말 추운 겨울이 이어지고, 한 해의 마무리와 새해에는 더 잘해 볼 것을 다짐하면서 송년회 등으로 바쁜 일상을 보내는 달이기도 하다. 이런 자리에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술인데, 사회 분위기가 음주문화가 줄어들었다지만 아직도 과음문화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우리가 마시는 술 안의 알코올 성분은 대부분 간에서 분해되나 간에서 처리할 수 있는 알코올의 양은 한도가 있으므로 휴식을 취하지 않고 계속 과음을 하면 독이 되어 간에 타격을 줄 수 있다. 특히 다른 내장기관과 달리 유독 간에서 발생하는 질환은 쉽사리 통증을 느끼지 못해, 간에 심각한 손상이 생기고 나서야 통증이나 황달 등의 증세가 나타나 손쓰기에는 뒤늦게 되는 경우를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알코올 간질환은 지방간, 알코올 간염, 간경변증 세 가지가 대표적이다. 이 세 가지 질환은 알코올 환자에서 단독으로 존재하는 경우보다는 서로 중복되어 나타나는 수가 많다.

    장기간 술을 마시는 과다 음주자의 90% 이상이 지방간 소견을 보이나 이 중 10~35% 정도가 알코올 간염을 일으키고, 8~20% 정도가 간경변증으로 진행하게 된다. 알코올 간질환의 진행에 걸리는 시간은 전적으로 마신 알코올의 양에 달려 있어서, 술을 많이 마실수록 진행이 빨라진다. 알코올에 기인한 간경변증 환자는 간암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특히 B형이나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간경변증 환자가 술을 과하게 섭취하면 간암 발생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지방간만 있는 초기 간질환을 가진 애주가들은 지금이라도 당장 술을 끊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다.

    일반적으로 간경변증을 일으키지 않는 안전한 음주량은 남자는 1일 40g 이하, 여자는 20g 이하로 알려져 있다. 술의 종류와 제품에 따라 알코올의 함유량은 각기 다르지만 대체로 알코올 40g은 소주 3잔, 맥주 200ml 4잔, 위스키 4잔, 포도주 7잔에 해당하는 양이다. 공교롭게도 여성은 남성보다 적은 용량의 알코올에 의해서도 알코올 간질환이 더 쉽게 발생하고 더 심한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여성에게 술을 권하지 말아야 하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빈 속에 술을 마시면 괜찮다라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식사 또는 안주를 충분히 섭취하고 술을 마시는 것이 좋다. 기름진 안주는 알코올의 흡수 속도를 느리게는 하지만 결국은 나중에 모두 흡수되기 때문에 과음에 따른 알코올 간손상을 예방할 수 없다. 그러나 음식을 안 먹고 술만 먹으면 영양 결핍이 올 수 있고 영양소 결핍은 간손상을 더욱 부채질할 수 있으므로 식사는 거르지 않는 것이 좋다.

    잘 쓰면 약이 되고, 못 쓰면 독이 되는 것이 술이다. 지나친 음주는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인간 관계도 해칠 수 있다. 한 해 마무리를 술로 인해 실수하기보다는 우리 몸의 간도 아낄 수 있고, 주변의 동료와 친구들도 아낄 수 있을 정도로 적당한 음주로 한 해의 마무리와 새해 건강관리의 첫걸음을 시작하길 바란다.

    이창민 한양대 한마음창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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