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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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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신년호 축시] 신생 - 배한봉 시인

  • 기사입력 : 2019-01-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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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는 새로 태어나는 해이다.

    새로 태어나는 해에는 모든 것이 새로 태어나는 것이다.

    새로 태어나는 것들은

    온통 아름다운 마음, 한껏 눈부신 진취다. 더없이 맑은

    눈동자다.



    하루의 해가 뜨고 지고, 한 해가 가고 또 시작되는 것,

    매양 겪는 일이니 무슨 대수겠으며

    살면서 어느 해인들 곤고한 날 없었겠냐만, 저 시뻘건

    장엄!

    어둠의 두껍고 질긴 외피를 찢고

    하늘로 솟구치며 빛을 뿌리는

    신생의 일출, 누가 뭐래도 우리 것이다. 온 몸 뻑지근하게

    두 팔 크게 벌려 힘껏 껴안는

    희망이며 화해요, 포용이며 사랑이다.

    우리가 꽃 피워야 할 이웃이며 온 생명이다.



    언 땅 속에서 풀씨가

    싹 틔울 봄을 꿈꾸듯이

    눈 내린 숲에서 직박구리가 노래하며 한겨울을 녹이듯이

    새해는 꿈도 좀 꾸면서, 주위도 둘러보면서, 신생의 기

    쁨으로

    학생은 명랑하게 학교에 가고

    회사원은 보무 당당 회사에 가자.

    농부는 만면 춘색 논밭을 갈고

    자영업자는 어깨 쫙 펴고 업소의 문을 열자.



    새해는 모든 것이 새로 태어나는 해이다.

    나도 당신도 새로 태어난 사람, 새로운 ‘나’와 만나는 신

    생이다.

    새로 태어나는 모든 것은 기적이다.

    우리 삶의 기적은 지금부터다.

    날자. 온 몸으로 날자!

    솟구치는 새해가 내 눈동자에 들어올 때,

    솟구치는 새해가 내 심장에 들어와 뛸 때.


    메인이미지

    ★작가 약력

    ▲함안 출생 ▲경희대학교 대학원 졸업(문학박사) ▲1998년 ‘현대시’ 신인상 등단 ▲시집 ‘주남지의 새들’, ‘잠을 두드리는 물의 노래’, ‘악기점’, ‘우포늪 왁새’, ‘흑조(黑鳥)’ 등 ▲산문집 ‘우포늪, 생명과 희망과 미래’ ▲시 해설서 ‘당신과 나의 숨결’ ▲현대시작품상, 소월시문학상 등 수상 ▲한국시인협회 상임위원 ▲추계예술대학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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