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05월 24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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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510) 제24화 마법의 돌 ⑩

“요정에서 돈을 많이 주나봐”

  • 기사입력 : 2019-01-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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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일일보는 전국 4대 일간지에 해당되었다. 신문사의 영향력이 방송을 능가하고 삼일방송도 소유하고 있었다.

    “예.”

    이정식이 허리를 숙였다. 강기정은 자세한 말을 하지 않았다. 이정식은 나중에야 그것이 5·17사태라는 것을 알게 되자 경악했다. 그러나 당시로서는 전혀 알 수 없었다.

    ‘다음 달에 무슨 일이 있는 거지?’

    이정식은 의아하게 생각하면서 강기정과 늦게까지 술을 마셨다. 이정식이 군부를 지원하겠다고 약속을 하자 강기정은 기생들을 불러 술을 따르게 했다. 어차피 계엄령하에 있어서 신문과 방송이 검열을 받고 있었다. 이미 많은 신문사와 방송사의 기자들이 끌려가 고문을 당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리고 있었다.

    “우리는 목숨을 걸었소. 다 죽여 버릴 수도 있소.”

    강기정의 말에 이정식은 소름이 끼치는 것을 느꼈다. 이정식은 정치는 잘 모르고 경제 활동만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고 있는 기분이었다. 군부의 장교들이 대통령권한대행의 머리에 권총을 들이댔다는 소문까지 들렸다.

    “매부 일은 걱정하지 마시오. 오늘 밤에 석방시키겠소. 대신 내일 외국으로 떠나도록 하시오.”

    강기정이 단호하게 말했다. 그의 눈빛에서 살기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이정식은 술자리가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다. 밤 11시가 되었을 때 강기정과 헤어졌다. 집으로 돌아오자 아내 조인영이 쿵쿵거리고 냄새를 맡았다.

    “뭘하는 거야?”

    이정식은 안도하면서 상의를 벗어 조인영에게 주었다.

    “비서실에서 그러는데 요정에 갔다면서요? 요정에서 좋았어요?”

    조인영이 빈정거리듯이 말했다.

    “비서실에서 어떻게 알았지?”

    “군인들이 끌고 갔다고 해서 조사하라고 했죠. 그랬더니 요정에 가요?”

    “그렇게 됐어.”

    이정식은 사령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수 없었다.

    “무슨 일인데요?”

    “몰라. 5월에 중요한 일이 일어날 것 같아. 오늘 내가 군인들하고 술 마신 이야기는 아무에게도 하지 마.”

    “기생도 있었어요?”

    조인영이 깜짝 놀란 듯한 표정을 했다.

    “요정이니까 당연하지. 가수들도 나오던데.”

    “어머! 가수들이 요정에서도 노래 불러요?”

    “봄봄 사중창단… 민요가수 이세라도 나오고….”

    “세상에!”

    “요정에서 돈을 많이 주나봐.”

    이정식은 소파에 앉았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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