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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01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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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속으로] 산청군 문화관광해설사 민향식씨

기 막힌 이들에 기막힌 산청의 氣 나눠드립니다

  • 기사입력 : 2019-02-14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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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의 수도는 서울이지요. 그렇다면 문화관광해설의 수도는 어디인지 아시나요? 저는 감히 우리 산청군이 대한민국 문화관광해설의 수도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힐링 웰니스 관광 1번지 산청 동의보감촌을 찾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민향식 산청군 문화관광해설사의 얼굴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는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있던 중 지난 2004년 면장의 권유로 지역의 문화유산을 알리기 위해 문화관광해설사가 됐고, 15년째 이 일을 하고 있다. 2011년부터 지금까지 동의보감촌 내 동의전과 석경, 귀감석, 복석정 등 백두대간의 기(氣)를 품은 삼석(三石)에 대한 이야기를 전국 각지의 관람객에게 해설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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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청 문화관광해설사 민향식씨가 산청 동의보감촌 귀감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한국문화관광해설사 중앙협의회장을 맡았고 (재)한국방문위원회로부터 ‘명예미소 국가대표’로 선정되기도 한 그를 동의보감촌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저는 복을 많이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좋은 기운이 많이 모여 있는 동의보감촌에 매일 출근하고 있으니까요. 그뿐이겠습니까. 그 좋은 기운을 수많은 분들께 나눠 드리고 있으니 이보다 더 신바람 나는 직장이 어디 있겠습니까.”

    나로 인해 다른 사람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얻는다니, ‘천직이겠구나’ 싶다.

    그는 “여행은 일상을 떠나 다른 곳에서 나를 재발견하는 행위라고 하지요. 저는 동의보감촌을 찾는 분들께 내 마음과 내 몸을 아끼고 사랑하는 법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라며 “이런 이야기들을 우리 산청군을 찾는 분들이 댁까지 잘 싸가지고 가서 생활에서 활용하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그것이 우리 해설사가 해야 할 도리이자 목표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민 해설사에 따르면 병은 기가 차고 기가 막혀서 생기는 것이다. 이런 기가 막힌 곳을 찾아 찔러 풀어주는 것이 한방에서 말하는 침술이다.

    그는 “동의보감촌의 귀감석 등 기체험장은 단순히 좋은 기운을 받으러 오는 곳이 아니라 기의 중요성과 기의 흐름을 원활히 하는 방법에 대해서 배우는 곳입니다. 즉 기분이 좋아지는 방법에 대해 최대한 설명해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니 어렵다고만 생각했던 한의학이 훨씬 쉽게 느껴진다. 이해하기 쉽게 풀어 설명해 주는 그의 모습에서 적지 않은 내공이 느껴진다.

    “산청은 저를 문화관광해설사로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길러준 교육장입니다. 저는 동의보감촌에 일하러 온다는 생각보다는 사람들과 함께 소통한다는 마음으로 옵니다. 사람들을 통해서 저의 인격을 수양하고 제가 가진 소양을 많은 분들께 전해드리는 것이 저의 가장 큰 일이자 기쁨이지요.”

    수양하는 마음으로 일과 사람을 대하는 이런 그의 성정 탓일까. 한의학과 역사, 전통을 탐구하고 사랑하는 그의 발자국은 주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현재 산청군 남사예담촌에서 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하는 변명섭 해설사가 그의 영향을 받은 대표적 인물이다. 연세대와 교토대학에서 수학한 변 해설사는 서울에서 생활하다 우연한 기회에 민 해설사를 만났다. 이 만남을 계기로 문화관광해설사라는 일에 큰 흥미를 느껴 산청으로 귀촌했다.

    “문화관광해설사가 하는 일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분들이 제가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 큰 원동력이 되지요. 물론 이 바탕에는 전국 어느 지자체보다 문화관광해설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지원과 활용을 아끼지 않은 산청군의 노력이 깔려 있습니다.”

    그는 산청군이 전국 어느 지역보다 문화관광자원이 우수하다는 자부심으로 꽉 차 있었다.

    동의보감촌을 중심으로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1호 남사예담촌, 목숨을 건 직언도 아끼지 않은 ‘처사’ 남명 조식 선생의 숨결이 남아 있는 남명기념관과 유적지, 문익점 선생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목화를 재배한 곳인 목면시배유지, 독립운동의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받는 파리장서운동을 주도한 면우 곽종석 선생의 생가와 유림독립기념관이 줄을 잇는다.

    특히 지리산 천왕봉을 오르는 길목 중 한 곳이자 비구니 참선도량인 대원사와 전국 국립공원 내 탐방로 가운데 최고의 절경을 자랑하는 대원사계곡 생태탐방로, 성철스님 생가를 품고 있는 겁외사 등 불자는 물론 일반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사찰도 많다.

    “산청의 문화관광자원 중 으뜸은 두말할 필요 없이 지리산 천왕봉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리산의 옛 이름은 두류산인데요. ‘두류’는 ‘백두산 기운의 흘러와 머무른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특히 천왕봉의 동편에 위치한 우리 산청군, 그리고 왕산 아래 자리한 동의보감촌에는 이 ‘두류’의 기운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그는 앞으로도 단순히 스토리텔링의 수준이 아닌 옛 선조들의 지혜와 진리가 담긴 이야기, 그리고 ‘메이드 인 산청’의 가치를 많은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다고 말한다.

    그는 “현재 한국관광공사 등 여러 기관에서 문화관광해설사의 업무와 산청 동의보감촌에 대해 강의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우리나라의 문화관광해설사와 일본의 문화관광해설사 간 교류도 추진해 보고 싶습니다”라며 “문화관광해설사의 지위와 처우도 더 개선돼 단순히 해설사가 아닌 문화관광지도자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면서 말을 맺었다.

    글·사진= 김윤식 기자 kimys@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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