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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19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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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 녹여낸 자연의 희로애락

통영 출신 김진엽 시인
첫 시집 ‘꽃보다 먼저 꽃 속에’ 펴내

  • 기사입력 : 2019-02-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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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영 출신 김진엽 시인이 첫 시집 ‘꽃보다 먼저 꽃 속에’를 펴냈다.

    2000년 ‘조선문학’으로 등단한 시인은 강산이 두 번 바뀔 세월 동안 묵혀놓은 시들을 세상에 펼쳐 보인다. 시인은 책머리에서 “창문이 없는 집에 창문이 생겼다. 창문을 달아주신 모든 분들께 엎드려 큰절을 올린다”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대개 시인의 첫 시집에는 시인의 삶이 묻어난다. 통영 사량도가 고향인 김 시인의 시에는 바다가 연거푸 이어진다. 책에는 ‘갯강구들이 우왕좌왕’하고 ‘울멍울멍한 바다의 옆구리’ 등 바다내음 물씬 나는 시들이 채워져 있다.

    부딪혔다 되돌아 나오는 저 파도 소리// 젊어 혼자된 며느리/밭매며 부르는 휑한 노랫소리 같기도 하고/잠결에 뒤척이는 그녀의 갈라진 발뒤꿈치/이불 긁히는 소리 같기도 한// 울멍울멍한 바다의 옆구리// 날마다 베개 젖는 이승, -‘여’-

    문종필 문학평론가는 해설에서 “시인은 시라는 형식으로 마을의 정서를 담아낸다. 시집을 읽으며 남도의 작은 바닷가 풍경을 훔칠 수 있다. 시인과 함께 바닷가 주변을 걸어 다닐 수 있다”고 평했다.

    김 시인은 꽃으로 대표되는 자연물을 시적 소재로 등장시켜 화자의 희로애락을 진정성 있게 보여 준다. 시집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자연물이 삶의 비유로 적재적소에서 활용되는 것은 시인의 집요하고 끈질긴 관찰의 결과물이다. 이처럼 시인이 펼쳐놓은 시적 풍경에 우리가 쉽게 동화될 수 있는 것은 익숙한 풍경과 사물을 낯설게 바라보려는 시인의 진정성이 시에 잘 녹아 있어서다. 시를 찬찬히 읽다 보면 일상의 익숙함과 안온함에 길들여진 감각이 새롭게 깨어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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