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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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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실업자 대상 작업대출 광고 주의보

창원서 신용 낮은 청년들 서류 위조
61차례 10억원 상당 부정대출 후
억대 수수료 편취 사기단 적발

  • 기사입력 : 2019-04-16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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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비를 벌기 위해 휴학 후 아르바이트를 하던 A(21)씨는 지난 2017년 지인의 부탁으로 대출 명의를 빌려줬다가 순식간에 수천만원의 빚을 떠안게 됐다. 지인이 소위 ‘작업대출’을 통해 A씨 명의로 4000만원 상당의 대출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작업대출 조직은 무신용자인 A씨의 허위 재직증명서와 소득확인서를 제작해 업체에 제출하는 방법으로 대출 한도를 높였다. 이후 A씨는 수백만원의 이자까지 떠안은 것은 물론이고 경찰에 사기 혐의로 입건됐다.

    신용불량자로 생활고를 겪던 B(30)씨는 SNS에서 ‘신용불량자도 대출이 가능하다’는 광고를 보고 전화를 했다. 자신을 대출 작업자로 소개한 이들은 B씨 명의로 260㏄ 오토바이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허위 서류를 만든 뒤, 1금융권의 중고 자동차 대출지원 서비스를 이용해 5000만원 대출을 진행했다. 이들은 오토바이 중고가격 사이트의 가격을 조작해 높은 한도로 대출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B씨는 업자에게 전체 대출금액의 25%에 달하는 1000만원의 수수료를 내고 4000만원을 대출받았고, 결국 사기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메인이미지자료사진./픽사베이

    이처럼 신용도가 낮은 청년들의 명의로 소위 작업대출을 진행하고 수억원의 수수료 등을 편취한 대출 사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작업대출이란 대출을 받기 어려운 사람의 재직서류 등을 위조해 대출을 받게 해준 뒤 수수료를 받거나 대출금을 가로채는 행위를 말한다. 이 같은 대출 사기의 경우 대출 작업자뿐 아니라 명의를 빌려주거나 부정 대출을 진행한 이들도 형사처벌을 받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

    ◆작업만 하면 얼마든지 대출= 경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0억여원에 이르는 부정 대출을 진행해 거액의 수수료를 받은 혐의(사기·사문서위조 등)로 대출사기단 5명을 적발하고, 이들 중 C(25)씨 등 2명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C씨 등은 지난 2016년 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대출 명의자 43명의 재직증명서 등 각종 서류를 위조해 시중은행에서 61차례에 걸쳐 10억원 상당을 부정대출받은 뒤 수수료 명목 등으로 2억5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메인이미지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SNS 광고를 통해 시중은행 대출을 받기 어려운 청년 실업자와 대학생 등을 모집했으며, 대상자의 재직증명서와 금융거래내역서 등을 위조해서 제출하는 방법으로 금융업체를 속여 부정대출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또 대출 신청자의 신용등급이 낮을 경우 휴대폰이나 신용카드 미납금을 대납해주는 수법으로 신용등급을 올린 후 위조서류를 첨부해 대출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들은 대출희망자 모집책과 대출실행책·연결책·위조책 등으로 역할을 분담하는 등 기업형으로 조직을 운영했으며, 부정 대출이 진행되면 대출금의 20~40%를 수수료 명목으로 편취했다.

    경찰은 이들에게 불법으로 명의를 빌려준 23명과 작업대출을 의뢰한 20명 등 43명도 사기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불구속 입건했다.

    ◆사기단 위에 조폭= 경찰은 또 작업대출 사기단을 협박해 상습적으로 돈을 뜯은 창원지역 조직폭력배 D(29)씨 등 5명을 구속하고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대출 작업자 C씨를 찾아가 “수사기관에 신고하겠다”며 협박해 550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지난 4월부터 C씨를 찾아가 흉기로 무차별 폭행하거나 감금하며 “작업대출을 하면 절반은 나에게 달라”고 요구한 뒤, 계속해서 작업대출을 진행할 것을 독촉했다. 또 이들은 대출의뢰자 명의로 외제차를 구입하거나 대출금을 편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대출사기 조직의 발생 토대인 대출 브로커와 조폭, 위조전문가 등 공생세력에 대해 엄정한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며, 동종 범행 수법에 대해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금융기관의 대출시 엄격한 심사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C씨 등의 여죄를 수사하는 한편 대출사기단 일당 중 한 명인 위조서류 전문가를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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