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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예고 없이 찾아오는 뇌동맥류 파열

  • 기사입력 : 2019-04-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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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민욱 창원파티마병원 신경외과 과장


    다른 의학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신경외과는 삶과 죽음의 대척점에 서 있다. 조금만 늦어도 삶이 죽음으로 바뀌고, 죽을 고비를 넘겨 살아난다 해도 언어나 신체 일부분이 마비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일한 해결책은 조기검진을 통한 예방밖에는 없다.

    ‘머릿속 감춰진 시한폭탄’으로도 불리는 뇌동맥류는 인구 10만 명당 약 10~20명 정도 발생한다. 창원에서는 1년에 약 150명 정도 발생하니 그리 드문 질환은 아니다. 뇌동맥류는 여자에게서 호발하며 남자보다 약 50% 더 많이 발생한다. 40~60세의 연령에서 가장 흔하나 젊은 사람에게서도, 나이 많으신 분에게서도 드문 질환이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뇌동맥류라는 병은 증상이 없다는 것이다. 건강검진이나 교통사고 등으로 우연히 머리를 촬영하다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보통은 모르고 지내다가 터져서 뇌출혈로 병원에 가서야 알게 되는 것이다. 살아서 병원에라도 가게 되면 그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안타깝지만 약 30%는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숨지는 병이다. 또한 살아서 성공적으로 수술을 받아도 일단 뇌혈관이 터져서 발생한 장애는 평생 재활치료를 받아야 한다.

    뇌동맥류란 뇌동맥의 일부가 돌출된 것을 말한다. 원인은 명확하지 않으나 뇌혈관의 벽이 약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커진 뇌혈관으로 압력이 생기면 점점 커지다가 어느 순간 잠자다가, 혹은 밥을 먹다가 터지게 된다. 뇌동맥류가 터지면 머리를 꽝 치는 듯한 아주 심한 두통을 경험하게 된다. 약 50% 정도는 정신을 잃게 되는데 이는 뇌동맥류가 터지면 갑자기 뇌압이 상승해 일시적으로 뇌혈류가 중지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뇌동맥류를 발견하는 방법은 뇌혈관CT(컴퓨터단층촬영)이나 MRA(혈관자기공명 영상)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촬영하는 뇌CT에서는 뇌동맥류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기존에 CT를 촬영했다 하더라도 뇌혈관CT가 아닌 다음에야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뇌동맥류가 발견되면 혈관조영술을 통해 그 크기와 모양을 확인한 뒤 치료를 결정한다. 아주 작은 뇌동맥류는 치료하지 않고 1년에 한번씩 CT를 촬영하며 지켜볼 수도 있다. 그러나 수술이 가능한 크기라면 현미경을 보면서 뇌동맥류를 티타늄 집게를 이용해서 결찰하는 방법이 있으며, 최근에는 혈관 안쪽으로 가느다란 관을 넣어 동맥류 안쪽으로 백금 코일을 채워 치료하는 색전술이 발달되고 있다. 각 방법의 장단점도 있지만 뇌동맥류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그 수술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한 방법만을 고집하고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머리가 아프지 않더라도, 꼭 증상이 없더라도, 40대 이상이면 뇌혈관을 검사해보는 것은 어떨까? 최소한 뇌동맥류가 나와 우리 가족을 불행하게 만드는 일은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유민욱 (창원파티마병원 신경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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