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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속으로]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KAI 수석연구원 김병구씨

“사진으로 휴머니즘도 담고 발칙하게 뒤집기도 하죠”

  • 기사입력 : 2019-04-25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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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 작품의 궁극적인 목적은 휴머니즘입니다. 그동안 우리의 어머니 모습을 표현했고, 상처받은 아버지의 고통과 어린아이들의 죽음을 정파적으로 이용하는 세태를 고발했습니다. 다만 최근 AI 작품을 보면서 다소 생소하고 난해함을 느낄 수도 있는데, 이 또한 인류의 공영적인 관점에서 AI의 위험성을 고발한 것입니다. 제 화두는 휴머니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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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구씨가 자신의 사진 작품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종교적 통찰력, 전문적인 공학지식, 예술적 심미성을 접목한 개성 있는 사진작가 김병구(48)씨. 사천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무인기체계팀 수석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그는 <어머니>, <상련>, <혜량> 등 2011년부터 3년 간격으로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세 차례 개인전을 가지면서 주목받는 작가가 됐다.

    전북 전주 출신인 김 작가는 한국항공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후 1992년 공군 학사장교로 임관, 경북 예천서 4년간 복무했다. 전역 후 1996년 삼성항공(대전)으로 입사했다가 항공 3사 통합으로 현재의 KAI가 출범하면서 1997년부터 사천에서 살고 있다. 기계공학도인 김 작가와 사진의 첫 만남은 2000년 초. 큰딸이 태어난 후 예쁜 사진을 찍어주려는 마음에서 사진촬영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4년 정도 독학을 하면서 자신의 색깔을 내기 시작, 동호회 활동과 단체전 참여, 공모전 수상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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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구씨의 사진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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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구씨의 사진 작품들.

    그는 환경영상협회 초대작가, 코닥클럽(한국코닥 DSLR 유저모임) 3대 회장, 코닥 DSLR 유저사진전 조직·운영위원장, 코닥 DSLRX 카메라 개발 추진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이 기간 2006 경남 세미누드 사진전 입선, 2007 환경영상협회 생태사진 은상, 2008 환경영상협회 생태사진 국일상, 2009 개천예술제 사진공모전 입선, 2010 개천예술제 사진공모전 입선 등 여러 대회에서 수상했다. 특히 2014~2015년 순천대학교 사진예술학과 석사과정을 수료하면서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됐고,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를 하면서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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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구씨의 사진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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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구씨의 사진 작품들.

    ◆개인전으로 냉정한 평가 자처

    “전시회는 작가가 살아 있는 동안 계속해야 하고, 그래야 성장합니다. 매 전시회마다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지나고 보니 큰 약이 됐습니다. 성장의 속도감을 느낄 정도로 변하더라고요.”

    김 작가는 2011년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어머니>를 시작으로 18차례 개인전을 가졌다. <어머니>전은 사천의 아름다운 바닷가 풍광을 배경으로 일하시는 우리네 어머니의 모습을 따뜻한 시각으로 표현했다.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노동을 하며 자식을 키우고 살림을 살아가는 이 땅의 수많은 어머니들의 사랑, 어머니를 향한 자식의 사랑을 담아냈다. 또 2014년 <상련>전은 물속에서 숨을 참고 있는 연잎들을 통해 시간과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자연의 순환, 희생, 소중한 추억, 작은 여운들을 그렸다.

    특히 <상련>의 연작이기도 한 2017년 <혜량>전은 2014년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정파싸움으로 비화되는 모습이 너무 한심하고 가슴 아파 마련한 전시회였다고 한다. 그는 작가노트를 통해 “악몽 같았던 시간이 흘러 3주기가 됐다. 그 엄청난 희생을 겪고 난 후 우리는 변한 것이 없다. 오히려 잘못된 것들이 더 많아진 느낌”이라고 회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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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KAI 수석연구원 김병구씨.

    ◆괴팍하고 발칙한 캐릭터

    “작가란 자신의 색깔을 주관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전시회를 개최해야 합니다. 또한 누가 기존 개념을 비틀어서 다른 개념을 제시했느냐 하는 것이 예술이고, 작품입니다. 예술은 자기를 깨는 것이지, 정형화된 것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죠. 발칙하게 뒤집고 싶고, 이러한 시도가 인정받으면 되는 거죠. 예쁘게 표현하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요.”

    “개인전을 하는 것은 무시무시합니다. 일면식도 없는 대중들에게 비평을 받는, 마치 발가벗고 무대 위에 올라가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고, 그 용기를 발판으로 얼마나 변화의 폭을 넓히느냐에 달려 있죠.”

    스스로 ‘괴팍하고 발칙하다’고 소개하는 김 작가는 작가가 추구하는 작품세계와 비평가나 관람자의 평은 다를 수 있고, 그 다름은 각자의 몫이라고 할 정도로 타인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는다.

    그는 ‘사진의 발달 단계’를 <1.이미지 예쁘게 찍기→ 2.이야기 담기→ 3.심리적 전달 자체가 가슴 치기→ 4.사상·종교·철학을 나타내기> 등 4가지로 구별한다. 딸 사진을 찍던 때를 1단계, <어머니>전은 2단계, <상련> <혜량>전은 3단계, 마지막 4단계는 지난해 12월 전시한 'AI'전으로 풀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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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구씨의 사진 작품들.

    ◆모마(MoMA)에 당당하게 도전

    “2016년 이세돌 기사와 알파고의 대국은 저뿐만 아니라 인류에게 엄청난 충격이었어요. 이 사건을 계기로 AI에 관한 작업을 하기로 결심했죠. AI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인류의 문제요, 경계해야 할 문제여서 경각심을 주기 위해 마련했어요. 이번 작품의 특징은 허블망원경 사진·성화(聖畵) 등을 검색해 휴대폰에 띄워 놓은 후 촬영하는 차용방식으로 작업했어요. 작품은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저작권 등을 해결했죠.”

    지난해 12월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가진 'AI'전과 오는 5월 1일부터 2주간 서울 강남구 유나이티드갤러리에서 'genesis'란 'AI' 연작전의 ‘파격’은 그에게 모멘텀이 됐다. 기존의 심미적인 작업에서 탈피해 사회적 이슈를 성서 (창세기, 요한계시록)의 기록을 바탕으로 재해석했다. 또한 지나치게 상업화되어가는 예술계의 관행에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 자유로운 작업방식을 실현했다.

    “뉴욕의 현대미술관 모마(MoMA, The Museum of Modern Art)에 작품을 전시하는 최초의 대한민국 작가가 될 겁니다. 'AI'전을 계기로 제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간 것 같습니다.”

    김 작가의 꿈은 발칙하면서도 패기와 강단이 넘친다.

    글·사진= 정오복 기자 obokj@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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