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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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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경남도민의 심장이 위험하다

  • 기사입력 : 2019-06-02 19:5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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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계청에 따르면 10여년 동안 부동의 사망 원인 1위는 암이지만 심근경색증을 포함한 심혈관질환이 최근 수년간 두 번째로 흔한 사망 원인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발생률 또한 증가하고 있다.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은 주로 심근경색증 때문에 발생한다. 심근경색증은 심장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동맥경화반의 파열로 완전히 막혀서 생긴다. 심근경색증이 발생하면 30% 정도는 사망하게 되고 다행히 병원에 도착해 적절한 치료를 받더라도 1년 사망률은 약 8%에 달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또한 심근경색증은 심장 근육의 괴사를 필연적으로 동반하므로 생존하더라도 돌이킬 수 없는 후유증을 남기게 된다. 따라서 심근경색증으로 인한 사망률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증상이 발생하면 가능한 한 빨리 심장전문의가 있는 병원을 방문해 막힌 혈관을 개통시키는 것이 최선의 치료이다. 다행히 우리나라 의료기관의 심근경색증 치료 성적은 매우 우수하다. 병원의 치료 성적 평가의 기준이 되는 병원 도착 후 관상동맥 재개통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53분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신속한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경남권역심뇌혈관센터의 분석에 의하면 심근경색증 증상 발생 후 병원 응급실까지 도착 시간은 평균 200분으로 우리나라보다 국토 면적이 훨씬 넓은 미국의 2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심근경색증 발생 후 병원 도착 시간 단축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구급차 이용률도 20% 정도로 미국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특히 경남 지역이 전국에서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근경색증으로 인한 사망 환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심근경색증 환자를 적절히 치료할 수 있는 의료시설뿐만 아니라 심혈관계 질환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대국민 교육 또한 중요하다. 우리 경남지역의 10여개의 의료기관에서 심혈관질환에 대한 전문적인 치료를 제공하고 있지만 24시간 응급 상황에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병원은 대도시에 집중돼 있어 농어촌 지역민들은 상대적으로 의료서비스에서 소외돼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심근경색증으로 인한 증상을 인지하고 15분 이내에 119구급대에 연락할 수 있도록 대국민 교육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을 감소시키기 위해 2008년부터 전국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권역심뇌혈관센터 사업이 시행되고 있으며 이 사업을 기반으로 경남 지역민들의 심근경색증에 대한 인지율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사업 시행 후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권역심뇌혈관센터 사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대폭 감소되고 있어 향후 심혈관질환 사망률 증가로 이어지지 않을까 매우 우려된다. 인구의 노령화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대한민국, 특히 경남 지역에서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심혈관질환 사망률 전국 1위라는 불명예를 벗어 던지기 위해 의료기관뿐만 아니라 정책 당국의 고민과 노력이 절실하다.

    박용휘 (창원경상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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