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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진주 안인득 관련 신고 처리 미흡 인정

관련 경찰 11명 ‘인권·시민감찰 합동위원회’에 회부

  • 기사입력 : 2019-06-13 13:3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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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3명의 사상자를 낸 진주 안인득 방화·살인사건과 관련해 사건 발생 이전 이웃들의 신고에 대한 경찰조치가 미흡했다는 진상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남지방경찰청은 13일 경찰청 기자실에서 ‘진주 방화·살인사건 관련 경찰조차에 대한 적정성 여부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경찰의 조치가 미흡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조사결과 조치가 미흡했던 경찰관 11명에 대해 감찰 조사를 의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경남경찰청 소속 36명으로 꾸려진 진상조사팀은 지난 2개월 가까이 진상조사를 벌였다.

    진상조사팀에 따르면 사건에 앞서 안인득에 의해 목숨을 잃은 윗집 피해자와 가족들의 신고가 반복됐지만 경찰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안인득 가족의 행정입원 문의에도 담당 경찰의 소극적인 대처로 기회를 놓쳤다고 판단했다.

    지난 2월 28일 안인득의 윗집에 사는 A씨는 층간소음으로 안인득이 찾아온다며 경찰에 신고한 뒤 안의 격리를 요구했지만 출동 경찰은 이웃간의 불화로 보고 화해를 권고하는데 그쳤다. 게다가 담당 경찰관은 A씨에게 행정입원에 대한 절차도 잘못 설명한 것으로 밝혀졌다. 진상조사팀은 해당 경찰관이 관련 법을 제대로 숙지 하지 않아 피해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후 3월 12일 안이 A씨의 딸을 뒤쫓아와 욕을 하고 집 앞에 오물을 뿌렸다는 신고가 접수됐지만, 경찰은 오물을 뿌린 사안에 대해서만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당시 A씨는 경찰에게 딸을 쫓아와 욕을 하는 장면을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경찰은 “욕설은 녹화가 되지 않는다”며 영상을 보지않고 무시했다. 진상조사팀은 피해자들의 절박한 심정에도 경찰이 영상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봤다.

    다음 날인 13일에도 A씨가 안인득이 쫓아온다며 신고를 했지만 경찰은 단순 계도조치를 했다. 다음날 해당 파출소 경찰관 1명이 안인득의 잇따른 사건에 대해 범죄첩보를 작성해서 경찰서에 제출했지만, 경찰서 첩보담당자에 의해 공유되지 않고 서류처리(참고처리)만 된 것으로 드러났다. 진상조사팀은 파출소 경찰관과 첩보담당자가 더 적극적으로 사건을 보고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A씨의 딸이 경찰서 민원실을 방문해 안인득에 대한 신변보호조치를 요구한 데 대해서도 당시 경찰관의 조치가 미흡했다고 봤다. A씨의 딸은 당시 수사민원상담관에게 안인득이 자신의 사촌동생을 쫓아오고 집 앞에 오물을 뿌리는 영상을 보여주며 신변보호를 요구했지만, 경찰은 신변보호 접수도 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당시 경찰관은 영상을 보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경찰은 3월 10일 식당에서 특수폭행을 벌여 현행범으로 체포된 사건에 대해서도 경찰의 조치가 미흡했다고 밝혔다. 이후 안인득의 형이 경찰에 전화를 해서 안인득의 강제입원을 문의했지만 검찰에 문의하라는 답변으로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이번 조사 과정에서 경찰관 31명을 38차례 조사한 다음 이들 중 11명(경사·경위)을 경남경찰청 인권·시민감찰 합동위원회에 넘기기로 했다. 변호사·교수 등 21명으로 구성된 합동위원회는 해당 경찰관들에 대한 감찰조사 의뢰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경찰은 합동위원회가 정한 감찰조사 대상자에 대해서는 다시 감찰을 벌여 징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경찰은 아울러 제2의 안인득 사건 방지를 위해 고위험 정신질환자에 대한 정보를 관련 센터와 경찰이 공유하도록 하는 등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진상조사팀 관계자는 “경찰은 신고자의 불안과 절박함을 충분히 수용하지 못했고 정신질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으며, 당시 행정입원을 검토했더라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자·타해 위험 예방을 위한 실질적 조치를 하지 못하는 미흡한 점이 있었으며 추후 정신질환으로 인한 강력범죄 재발 방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센터 인프라 확충 및 즉응체제와 경찰관 교육을 강화하는 등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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