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21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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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동 앞둔 삼천포 화력발전 인근서 암환자 29명 발생논란

고성 군호마을서 집단 발병
지난해 집단이주 전 0.5㎞ 이내 위치

  • 기사입력 : 2019-06-23 21: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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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 61개 석탄발전소 가운데 미세먼지 배출량이 가장 많은 삼천포화력발전본부 5, 6호기가 봄철 한시적(3~6월)으로 가동을 중단했다가 7월 1일부터 재가동을 앞두고 환경단체의 반대가 거세다.

    이런 가운데 최근 삼천포화력 인근 한 마을에서 무려 29명의 암환자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이에 경남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갖고 “화력발전소 분진과 오염물질에 30년 이상 노출된 것이 원인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며 “탈황(脫黃)·탈질(脫窒) 설비가 없는 5, 6호기를 조기에 폐쇄하라”고 요구했다.

    메인이미지한국남동발전 삼천포화력발전소 전경./경남신문DB/

    ◆한 마을서 암환자 29명

    삼천포화력으로부터 2.5㎞ 정도 떨어진 고성군 하이면 덕호리 군호마을. 당초 삼천포화력으로부터 0.5㎞ 이내에 있던 이 마을은 고성그린파워(GGP) 1, 2호기 건설 때문에 2018년 3월 이곳으로 집단 이주했다.

    그런데 최근 이 마을 장병서(67) 이장이 각 가구별 설문조사를 하여 지난 2001~2018년 동안 발생한 암환자가 29명(2018년 170명 기준 17.0%)인 것으로 확인했다. 폐암이 12명으로 가장 많고 위암 7명, 간암과 대장암이 각각 3명 순으로 나타났다. 암환자 21명은 이미 세상을 떠났고, 8명은 투병 중이다.

    장 이장은 “조사결과 암환자가 34명으로 확인했으나, 부산 등 타지로 이주한 분을 빼고 29명으로 집계했다. 또 결과 발표 후 며칠 전 대장암 수술을 받은 환자도 1명 늘었다”고 밝혔다. 그는 “마을 주민들은 암환자가 15명 정도 될 줄 알고 있었는데, 2배로 나타나자 무척 놀랐다. 인근 신덕마을의 5~6명과 비교하면 엄청 높은 숫자다”면서 “발전소 초기 집진기가 없을 때 주민들이 발암물질에 그대로 노출된 것 같고, 200만㎾ 송전탑이 50~150m 높이로 군호마을을 통과하다 보니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매체는 삼천포화력 5㎞ 이내 주민 1만명 중 폐암환자가 19명(2015년 기준)에 달한다며, 우리나라 평균 4.8명의 4배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집단적 암 발생 아니다”

    삼천포화력본부는 ‘집단적 암 발생이 아니다’는 입장인 가운데, 우선 마을 이장의 설문조사 방식이 공신력을 담보할 수 없다며 부정적이다.

    또 군호마을 암 유병자 비율은 2001년 주민수 199명을 적용하면 14.5%로 떨어지고, 65세 이전 사망자 6명 제외하고 인구감소율을 보정하면 11.5%로 떨어져 우리나라 65세 이상 암 유병자 비율 11.0%와 큰 차이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발전소 주변 5㎞ 이내 폐암환자는 특정 언론사 보도처럼 19명이 아니라 9명 정도로 파악했으며, 근거리-원거리 암환자 발생률의 차이도 미미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평균 4.8명의 2배 가까운 9명이 발생한 것이 사실이고, 환경부가 지난해 3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화력발전소 주변지역 주민건강조사(고성 1752명, 사천 2436명) 중간보고에서도 근거리 주민의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보고서는 비영향권(15㎞ 이상)에서 원거리(5~15㎞), 근거리(5㎞ 이내) 순으로 고혈압, 중풍 및 뇌혈관질환, 협심증 및 심근경색, 당뇨, 천식, 축농증, 폐렴, 만성기관지염, 만성두통의 유병률이 높아졌다고 확인했다.

    한편 지난 2014년 11월 국제심포지엄 참석차 방한한 피터 오리스 미국 일리노이 의대 교수는 “야적된 석탄은 기관지, 폐 등 호흡기에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발전소에서 배출된 먼지는 화학물질을 포함하고 다니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이러한 물질이 호흡기로 들어가게 되면 암 발병의 원인이 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그는 “발전소 주변에서는 호흡기나 심장 질환으로 인한 조기 사망이 높아지고 먼지나 화학물질로 인해 조산이 많아진다”고 덧붙였다.

    ◆발전소 인근 주민 건강관리는

    환경단체는 군호마을 주민을 포함한 주변지역 역학정밀조사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 삼천포화력본부는 내년 10월 마무리될 환경부의 발전소 주변지역 건강영향조사 결과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매년 69억원(최근 4년간 평균)의 지역자원시설세를 경남도에 납부하고, 이 중 65%인 45억원 정도가 고성군에 지원돼 건강검진비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고성군은 2017년부터 65세 이상 하이면민에게 격년제로 35만원씩 건강검진비를 지원했고, 올해부터는 50세 이상 1716명(60%)에게 격년으로 검진비를 확대하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건강검진을 완료한 주변지역 주민들의 검사결과를 개인정보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DB(데이터베이스)화해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지역자원시설세는 발전소가 소재한 광역단체와 기초단체에 배분되기 때문에 발전소 인근 사천지역 주민들은 엄청난 피해에도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정오복 기자 obokj@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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