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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바위가 많은 곳에 살면 좋을까

  • 기사입력 : 2019-07-05 07:5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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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남 예산군 대술면에 조선 순조 20년(1820) 선비 이광임(1784~1857)이 지은 목조기와집이 있다. 마당을 사이에 두고 ‘ㄱ’자형인 안채와 사랑채를 동서로, 행랑채와 안채의 부엌을 남북으로 배치한 전체 배치 형태는 ‘튼 ㅁ’자형이다. 도로에서 바로 보이는 정면 7칸 측면 1칸의 행랑채가 있고,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정면 7칸 측면 2칸에 1칸 폭으로 3칸을 ‘ㄱ’자형으로 달아낸 안채가 있다. 안채와 사랑채는 사각형 기둥을 사용했고 홑처마에 팔작지붕을 하고 있지만 ‘ㄱ’자형으로 달아낸 부분은 맞배지붕으로 처리했다. 입구 좌측에 아들인 이승유의 효자정려 현판이 걸려있는 것을 미루어 볼 때 지기(地氣)가 상당히 좋은 곳임을 짐작케 했는데, 좋은 터에는 좋은 사람이 나기 때문이다.

    이광임 고택은 자연을 최대한 활용해 지은 집이다. 고택은 주산(뒷산)에서 뻗어 내려온 산줄기의 끝부분인 산진처(山盡處)여서 지기가 가장 응집된 곳에 지어져 있다. 그러다보니 같은 산줄기의 윗부분에는 다수의 묘(墓)가 줄줄이 있는데, 과거에는 터가 좋은 곳의 위에는 묘를 두고 아래엔 집을 짓는 경우가 많았다. 현대에도 전원주택을 지을 때, 동일한 산줄기의 위쪽에 묘가 있다면 흉한 것이 아니라 터의 기운이 좋음을 암시한다고 보면 된다. 고택의 우측에서 바람이 세차게 불기 때문에 산줄기, 즉 용맥(龍脈)은 좌측에서 우측으로 틀어 백호(우측산)의 끝부분을 안산(앞산)으로 하고 있다. 청룡(좌측산)은 고택을 감싸지 않고 뻐드러진 형상이어서 무정한 편이나 ‘방산저수지’가 청룡과 가까이 있어 비보(裨補·허한 곳을 막아줌) 역할을 함으로써 무정함은 상쇄됐고, 환포(環抱·둘러쌈)한 도로로 인해 지기는 다시 뭉쳤다. 방산저수지는 터의 설기(洩氣·생기가 빠짐)를 막을 뿐만 아니라 고택을 향해 치는 흉풍과 살기(殺氣) 및 미세먼지까지 차폐시키는 ‘효자 비보물’이다.

    인천광역시 강화군 화도면에 조선시대 문신이자 대문장가인 이건창(1852~1898) 생가가 있다. 충청우도 암행어사, 해주 감찰사 등을 지내면서 관리들의 비행을 단속하고 백성들의 구휼에 힘썼으며, 파당과 친족을 초월하여 공정한 입장에서 당쟁의 원인과 전개 과정을 기술한 ‘당의통략’이란 저서를 남겼다. 생가는 중부 지방의 전형적인 민가 형태로 ‘명미당(明美堂)’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주산인 초피산(252.6m)의 줄기가 뻗어 내린 연장선상에 있지만 지맥(地脈)의 중심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터의 기운이 썩 좋은 편은 아니며 생가 앞의 ‘一’자형 도로(해안남로)만 봐도 보통의 지기를 가진 터임을 알 수 있는 곳이다. 생가 뒤쪽 여기저기 박혀 있는 바위들은 울퉁불퉁하고 날카로운 형상의 흉석(凶石)이어서 터의 생기(生氣)를 응집시키는 ‘촉진제’가 될 수 없었다.

    감정 결과 터의 기운은 무해지지(無害之地·해를 끼치지 않는 터)에 해당하니 그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생가 우측에 이건창의 조부(祖父)인 이시원의 묘소가 있다. 생가와 마찬가지로 흉석이 널려있고 산줄기는 지저분하며 냉한 기운이 흐르는 곳이다. 풍수에서 도로는 물로 보는데, 묘소 앞 도로는 반궁수(反弓水·활을 뒤집은 형상으로 흐르는 물)로 묘소를 외면하며 무정하게 뻗어있다. 산줄기는 기운이 뭉쳐있지 않고 땅심이 약해 항상 습한 기운을 머금고 있기에 묘로 쓰기에는 적당한 곳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미 소골(消骨·뼈가 삭아 없어짐)이 된 상태여서 후손에게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반적으로 바위는 사람에게 득(得)이 되기도 하고 해(害)를 끼치기도 한다.

    양산의 토곡산(855.3m)과 천태산(630.9m), 기장의 달음산(588m)은 부산 근교의 3대 악산(惡山)으로 꼽힌다. 토곡산과 천태산을 품고 있는 양산시 원동면 화제리는 능선과 능선으로 이어지는 비탈의 경사가 심해 바위가 많으며 세차게 흐르는 계곡물은 낙동강과 만난다. 이런 곳을 ‘조리터’라 하는데 주택의 용도보다 놀이공원, 장삿집, 고시원, 기도원, 절 또는 암자 등으로 사용하면 크게 빛을 볼 수 있다. 특히 화제리는 수구관쇄(水口關鎖)가 잘 돼 있고 석산(石山)의 기운을 받아 예부터 인재가 많이 배출됐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화산풍수·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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