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1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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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 없이 울리는 ‘심장 이상신호’… 급성심근경색

30대 김 대리도, 70대 김 할아버지도… 여름에 더 조심하세요
심장에 산소 부족해 혈관 막히거나 근육 죽는 현상
매년 환자수 느는 데다 겨울보다 여름에 더 많아

  • 기사입력 : 2019-08-18 20:5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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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혼 후 달콤한 신혼생활을 하던 직장인 김모(37)씨는 얼마 전 급성심근경색으로 병원을 방문했다. 김씨는 천만다행으로 급성심근경색의 전조증상을 알았기에 위험한 상황에 도달하기 전 도착해 생명에는 지장은 없었다.

    하지만 의문이 생겼다. 5년 전 김씨는 젊은 나이에 술·담배와 체중관리를 하지 못해 한 차례 급성심근경색이 왔던 적이 있는데, 그때는 겨울이었다. 추워서 혈관이 수축돼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설명을 들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아주 더운 여름이라는 생각에 주치의에게 의문을 제기했다가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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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씨처럼 우리나라도 최근 급성심근경색 환자 수가 10만명을 돌파할 만큼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그만큼 급성심근경색에 대한 예방교육이나 응급처치교육도 많아져 이 질병에 대해 상당한 정도 알고는 있지만, 여름철 심근경색증에는 방심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한여름에도 언제 어디서 찾아올지 모를 급성심근경색에 대해 한양대학교 한마음창원병원 김민웅 심뇌혈관센터장과 함께 알아본다.

    ◇심장에도 산소가 필요하다

    심장은 크게 3개의 심장혈관(관상동맥)에 의해 산소와 영양분을 받고 활동한다. 이 3개의 관상동맥 중 어느 하나라도 혈전증이나 혈관의 빠른 수축(연축) 등에 의해 급성으로 막히는 경우, 심장의 전체 또는 일부분에 산소와 영양 공급이 급격하게 줄어들어서 심장 근육 조직이나 세포가 죽는(괴사) 상황을 심근경색증이라 한다.

    ◇여름에도 결코 방심할 수 없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통계자료에서 월별 심근경색환자는 겨울철인 12~2월에 7만7021명인데, 여름철인 6~8월 환자 수는 8만471명으로 오히려 3450명이나 더 많다. 보편적으로 알려진 대로라면 심근경색증 환자 수는 겨울철에 많고 여름철이나 평소에는 적은 것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여름철에 더 많은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걸로 확인할 수 있었다.

    김민웅 심뇌혈관센터장은 “여름철에 특히 체온 유지를 위해 심장이 더 빨리 뛰는데, 평소 (심혈관)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센터장은 또 “땀 배출량 대비 수분 섭취량이 적어지면 체내 혈액점도가 높아져 자칫 혈전이 발생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당뇨나 고지혈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야외에선 주기적으로 수분 섭취가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도 있는 전조증상

    심근경색 전조증상은 아주 다양하다. 운동하거나 빨리 걸을 때, 언덕을 오를 때 흉통·압박감·불쾌감이 나타나다가 쉬면 언제 발생했냐는 듯 사라지기도 한다. 때로는 통증이 목·어깨·팔에 느껴지거나, 전과는 달리 운동량이나 업무량이 적은데도 숨이 몹시 차고 가슴이 뛰다가 쉬면 언제 그랬냐는 듯 회복된다. 또 조금만 빨리 걸어도 전과는 다르게 어지럽고 졸도할 것 같은 느낌이 오거나, 경미한 운동이나 업무에 심하게 피로를 느끼며 무력감과 탈진을 경험한다. 이처럼 다양하게 나타나다 보니 무심코 넘어가기가 쉽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 말고, 즉시 병원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특히 참을 수 없는 흉통이 느껴진다면 즉시 119를 통해 가장 가까운 심뇌혈관센터로 가서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최근 고속도로에서 심근경색으로 의식을 잃은 운전자가 발생했던 사례에서 보듯이 절대로 자가운전을 하지 않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 병원을 가야 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병원에 도착한 후 초고속심혈관CT와 혈관조영검사 등으로 검사를 진행한 후 전문의의 빠른 판단으로 응급 심혈관성형술, 스텐트 삽입술, 혈전용해술을 시행해야 한다. 심혈관성형술, 스탠트 삽입술은 요골 또는 대퇴동맥을 통해 심혈관조영술을 시행해 막힌 혈관을 찾아낸 후, 혈관 안으로 도관을 삽입해 풍선으로 넓히고 스텐트라는 철망을 삽입, 혈관을 확장하는 시술이다. 합병증만 없다면 대부분 1주일 이내에 퇴원할 수 있다.

    김 센터장은 “명의를 찾아 멀리에서 찾아왔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절대로 금해야 할 위험한 일”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1분 1초라도 빨리 검사를 진행해 심장이 멎지 않은 상태에서 빨리 시술을 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1차적으로 가장 가까운 응급의료센터나 심뇌혈관센터로 가서 언제 올지 모를 심장마비에 대비를 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평소 심혈관건강상태를 체크해야

    전문가들은 심근경색은 언제 어디서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조언한다. 계절적인 영향도 물론 있지만, 심근경색은 이미 오래전부터 서서히 원인들이 누적돼 발생하는 질병이다. 하루 이틀 전부터 심장 통증이 느껴지고 숨이 차거나 어지럼증이 있는 등의 전조증상을 호소했는가 하면 급성심근경색의 30% 정도는 평소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계절적 요인보다는 평소 건강상태 관리 여부를 지적한다.

    심근경색 예방법은 동맥경화증의 예방과 거의 유사하다. 동맥경화의 4대 위험인자는 △흡연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이다. 특히 앞서 실례로 들었던 환자의 경우 20세부터 하루 두 갑씩 담배를 피웠는데, 32세라는 젊은 나이에 1차 심근경색증이 발생했다. 젊은 시절부터 흡연을 한 사람이라면 언제 심혈관 질환이 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중요한 위험인자로 부각된다. 이 밖에 비만, 가족 중 동맥경화증 환자의 유무, 경쟁적 성격 및 정신적 스트레스 등이 위험인자다. 이러한 위험인자들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예방의 관건이다.

    흡연은 결코 해선 안 되며 고혈압과 당뇨병 조절은 물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역시 정상 이하로 낮춰야 한다. 식이요법은 고혈압과 당뇨병, 고지혈을 낮추는 방향으로 시행하며, 수영·자전거 타기·조깅 등 적절한 유산소 운동을 권장한다. 이 역시 충분한 경험이 있는 전문의에게 상담을 통해 운동방향과 시간, 주의사항에 대해 설명을 듣고 따르는 걸 권한다. 특히 여름, 겨울철 운동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고집을 부리며 무리하게 운동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

    김 센터장은 “명의는 여러분을 살리는데 주력하는 이 땅의 모든 의사들이기 때문에 흉통과 같이 심근경색 전조증상이 나타날 때는 따지지 말고 무조건 가까운 병원에서 1차 응급처치를 받는다는 걸 기억해 주길 바란다”며 골든타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오복 기자 obokj@knnews.co.kr

    도움말= 한양대 한마음창원병원 심뇌혈관센터장 김민웅 순환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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