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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674) 제24화 마법의 돌 174

“나는 아저씨가 좋아요”

  • 기사입력 : 2019-09-24 07:5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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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영은 민청원들에게 잡히면 몽둥이에 맞아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 잠이 오지 않았다. 말자의 말에 의하면 민청원들이 악덕지주나 자본가 같은 반동분자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 돌아다닌다고 했다.

    ‘세상이 일제 때보다 더욱 험악해졌구나.’

    이재영은 세상이 지옥으로 변해 가는 기분이었다.

    ‘이렇게 살다가 죽어도 어쩔 수 없지.’

    이재영은 동굴에 앉아서 자신의 삶을 반추해 보기도 했다. 곰곰이 생각하자 자신은 한평생 부유하게 잘 살았다고 생각했다.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았으나 허망했다. 장사가 잘 되는 백화점을 경영하고 분냄새 풍기는 요정에서 꽃같은 기생들과 지낸 일이 한낱 일장춘몽이었다.

    말자는 곳곳에서 인민재판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저 아래쪽에서는 인민군들이 죽창으로 지주를 죽였다는 이야기도 해주었다.

    무서운 세상이었다.

    이재영은 엎치락뒤치락했다. 밖에는 비가 쉬지 않고 쏟아지고 있었다. 옆에는 말자가 누워 자고 있었다. 말자 때문에 더욱 잠이 오지 않았다. 그래도 빗소리를 듣다가 잠이 들었다. 얼마나 잠을 잤을까. 이재영은 부드러운 여체가 몸에 감겨오는 것을 느끼고 눈을 떴다. 뜻밖에 말자가 그의 위에 올라와 있었다.

    “말자야.”

    이재영은 깜짝 놀랐다. 말자의 자극에 의해 하체가 팽팽하게 부풀어 있었다.

    “아저씨.”

    말자의 뜨거운 입김이 이재영의 얼굴에 쏟아졌다.

    “말자야.”

    말자는 이미 알몸이 되어 있었다. 어둠속에서 그녀의 알몸이 우윳빛으로 드러났다.

    “나는 아저씨가 좋아요.”

    “이러면 안 되잖아? 네가 이러면….”

    “아저씨는 싫어요?”

    어둠 속에서 말자의 눈이 번들거렸다. 이재영은 눈을 감았다. 여자가 싫을 리가 없었다. 그러나 말자는 어린 여자에 지나지 않았고 그의 집에서 일을 하는 여자였다. 말자가 정숙한 여자는 아니었다. 허정숙의 말대로 남자를 알고 있었다. 평소에도 그에게 야릇한 눈빛을 보내고는 했다. 이재영과 허정숙이 사랑을 나눌 때는 문틈으로 몰래 엿보기까지 했다.

    ‘저 계집애가 왜 저러지?’

    이재영은 그럴 때마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말자를 집에서 내보내야 한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허정숙은 말자가 구걸을 하면서 몸을 함부로 굴렸다고 했다.

    “나는 아저씨가 좋아.”

    말자가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 말자는 뜨거운 몸뚱이를 갖고 있었다. 어쩌면 이러한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이재영은 그녀의 불덩어리처럼 뜨거운 몸속에 깊이 들어갔다. 말자가 적극적으로 안겨왔다. 이재영은 말자와 격렬한 사랑을 나누었다. 온 몸이 땀으로 흥건히 젖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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