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2년 10월 07일 (금)
전체메뉴

[거부의 길] (1701) 제25화 부흥시대 ⑪

“인사드릴게요. 제가 난초예요”

  • 기사입력 : 2019-11-04 07:57:35
  •   

  • 미월이 난초를 힐끗 보면서 말했다.

    “난초?”

    “국장님, 인사드릴게요. 제가 난초예요.”

    난초가 머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난초는 눈치가 빨랐다.

    “난초라… 이름이 아주 예쁘군.”

    “국장님은 늠름하세요. 백두산 호랑이라는 말이 틀림없는 것 같아요. 제가 술 한 잔 올릴게요.”

    난초가 이종일의 잔에 술을 따랐다.

    “백두산 호랑이? 누가 나를 그렇게 불러?”

    이종일이 단숨에 술잔을 비웠다.

    “국장님이 백두산 호랑이처럼 용맹하다고 다들 그러던대요? 빨갱이들이 저승사자처럼 무서워한대요.”

    난초가 이종일을 한껏 띄워주었다.

    “그래? 핫핫핫!”

    이종일이 더욱 호탕하게 웃었다. 이종일은 일본군 오장(伍長) 출신이다. 여순사건이 일어났을 때 가담자 8명을 직접 총살하고 심지어 일본도로 목을 베어 죽이기까지 하여 악명이 높았다.

    그 후 그는 경찰관이 되어 치안국장까지 올라간 것이다. 이승만 대통령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고 있었다.

    점심식사는 화기애애하게 계속되었다.

    이재영은 치안국장이 데리고 온 고위 경찰관들에게도 술을 따라주었다. 그들도 유쾌하게 술을 마셨다.

    “이 사장님, 어려운 일이 있으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다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이종일이 잔뜩 거드름을 피웠다. 이재영은 웃으면서 잘 부탁드린다고 대답했다.

    점심식사는 두 시간이나 계속되었다. 식사가 끝나고 그들이 돌아갈 때는 모두 얼굴이 불콰했다.

    “조만간 밤에 한 번 모시겠습니다.”

    이재영은 그들을 요정 문 앞까지 배웅했다.

    요정의 영업이 시작된 것은 거의 한 달이 되었을 때였다. 미월은 장안의 부자들과 국회의원들까지 초대했다.

    서울에 점차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요정이 영업을 시작하고 며칠 되지 않았을 때 장마가 시작되었다.

    ‘백화점을 열어야 하나?’

    이재영은 사무실에서 우두커니 창밖을 내다보았다. 거리에 빗줄기가 하얗게 쏟아지고 있었다. 그것은 그가 몇 달째 계속하고 있는 고민이었다.

    “사장님.”

    김연자가 커피를 끓여 가지고 왔다. 김연자는 민소매의 하늘색 원피스에 흰색 상의를 걸치고 있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