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2월 24일 (월)
전체메뉴

[거부의 길] (1726) 제25화 부흥시대 36

“온천 갈래?”

  • 기사입력 : 2019-12-09 07:56:22
  •   

  • 멀어서 자세하게 보이지는 않았으나 감동적이었다.

    ‘신기하구나.’

    이재영은 일어서서 다리가 올라가는 것을 보았다. 영주도 이재영을 따라서 일어섰다. 다리는 60도 각도에서 멈췄다. 다리가 높이 올라가자 배들이 지나가기 시작했다. 1000t급의 큰 배도 빠르게 지나갔다.

    “사장님, 신기하죠?”

    영주도 약간 흥분한 기색이었다. 영주가 부산에 산다고 해도 자주 보지는 못했을 것이다.

    “음.”

    이재영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일본이 이런 다리를 건설하다니….’

    이재영은 새삼스럽게 일본의 기술이 세계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도다리는 1932년에 공사가 시작되어 1934년에 완공되었다. 영도다리가 개통되는 것을 보기 위해 당시에 6만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인파가 몰려왔다.

    공사는 산을 깎아 연안을 메우는 일로 시작되었기 때문에 비가 오는 날 산사태가 나서 많은 인부들이 죽었다. 비만 오면 귀신들이 우는 소리도 들린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영도다리에서 자살하는 사람들이 많아 자살다리라는 별명도 생겼다.

    다리는 5분 정도 있다가 다시 내려왔다. 이재영은 영주와 함께 차로 돌아왔다. 차에 타자 몸이 조금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

    “온천 갈래?”

    “네.”

    이재영은 영주를 차에 태우고 동래로 향했다. 동래에는 많은 온천과 여관이 있었고 부산에서 동래까지 오가는 전차도 있었다. 일본인들이 온천을 좋아하여 전차를 놓았다는 것이다.

    동래온천은 신라와 고려 때부터 유명했다.

    온천장 여관을 잡아놓고 거리로 나왔다. 영주가 양산을 들고 따라나왔다. 미군부대에서 나온 것이라고 영주가 애지중지하는 물건이었다. 이재영은 천천히 걸었다. 동래에도 피란민들이 많았다. 어디를 가나 전쟁의 냄새가 짙게 배어 있었다. 하늘은 잿빛으로 흐려 있었다. 조금 걷자 빗방울이 뿌렸다.

    “어머, 비가 오네.”

    영주가 하늘을 쳐다보았다. 이재영도 하늘을 쳐다보았으나 빗방울이 굵지는 않았다.

    “사장님, 어디 가세요?”

    영주가 바짝 붙어 서서 물었다.

    “동래성.”

    “동래성이요?”

    “임진왜란 때 송상현이라는 사람이 왜군과 싸우다가 장렬하게 전사했어. 언젠가는 와보리라고 생각했었어.”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