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1월 27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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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2부 강등’ 경남FC, 뿌리부터 바꾸자 (상) 왜 추락했나

독이 된 ‘선수단 물갈이’ 좌초된 ‘김종부 리더십’
비싼 선수 영입 ‘기업구단 흉내’
교체한 주축 선수들 줄줄이 부상

  • 기사입력 : 2019-12-09 21: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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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K리그1 준우승팀 도민프로축구단 경남FC가 2부리그로 강등되는 수모를 당했다. 지난 2017년 1부리그로 승격해 2018년 준우승을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다가 올해 2부리그로 다시 강등하며 지난 3년 동안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경기에서 이길 때도 질 때도 있지만, 실패에는 원인이 있기 마련이다. 올 시즌 유난히 뒷말이 많았던 경남FC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도민들이 진정 사랑하는 구단이 될 수 있는 길을 제시해 본다.

    경남 FC 선수들이 지난 8일 오후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K리그1 2019 승강플레이오프 2차전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에서 패하자 아쉬워하고 있다./경남신문 DB/
    경남 FC 선수들이 지난 8일 오후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K리그1 2019 승강플레이오프 2차전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에서 패하자 아쉬워하고 있다./경남신문 DB/

    ◇과욕과 시행착오… 선수단 대폭 교체가 ‘독’= 국가대표 스트라이커에서 스카우트 파동으로 꽃을 피우지 못한 ‘비운의 천재’ 김종부 감독은 고교축구부와 K4팀 지도자로 전전하다 K2리그 경남FC 감독으로 발탁됐다. 이후 2부리그 우승과 승격, K리그1 첫해 준우승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확보하면서 ‘김종부 동화’를 써내려갔다.

    김 감독의 거침없는 성공신화는 구단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게 되면서 ‘의욕’으로 바뀌었다. 팀의 주축이었던 해결사 말컹과 궂은일을 도맡은 미드필더 최영준, 수비의 핵 박지수 3명을 이적시킨 대가로 만든 90억원대 이적료를 새로운 선수 영입에 투자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했던 조던 머치와 이탈리아, 독일리그 등에서 뛴 룩 등 무려 22명을 폭풍 영입해 사실상 2018시즌과는 다른 멤버들로 교체했다.

    선수단 대폭 교체의 성과는 대실패였다. 조던 머치와 네게바, 쿠니모토 등 주축선수들이 줄줄이 부상하며 베스트가 경기에 나서는 경우가 거의 없었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와 K리그를 병행하면서 선수단의 체력 문제는 물론 얇은 스쿼드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가 없었다.

    의욕적으로 데려온 조던 머치가 시즌 중 부상과 향수병을 이유로 팀과 결별하고, 다친 네게바 대신 데려온 오스만마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는 등 악재가 이어졌다. 결국 강원에서 제리치를 영입해 땜질식 팀 정상화를 노렸지만 K리그1 최다 불명예 기록인 20경기 연속 무승(10무 10패)을 하는 등 강등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김종부 감독의 지도력도 구설에 올랐다. 선수단과 불통 얘기가 끊임없이 나왔고, 일부 선수는 이해할 수 없는 훈련 방법과 무리한 포지션 변경 등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3년여간 손발을 맞춰오며 승격까지 시킨 조기호 대표이사와도 선수단 구성과 연봉 협상 등에서 불협화음이 났고, 시즌 중 팀을 떠난 이영익 수석코치도 외형상 허리수술을 이유로 들었지만 감독과 불화설이 원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축선수들의 부상이 유독 많았던 것은 선수단 관리나 훈련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의구심도 제기됐다.

    타깃맨 제리치 영입 이후에는 소위 ‘뻥축구’로 득점을 노리는 단순한 전술로 일관하면서 골 결정력 부족과 붕괴된 수비는 좀처럼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김종부 감독은 또 다른 팀에 비해 선수에 대한 호불호가 강해 폭넓은 선수 기용보다 특정 선수를 많이 기용하며 팀 내 선수 간 경쟁구도를 만들지 못했다. 최근 강원FC와 서울FC 등이 젊은 선수들을 많이 기용하며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지만 경남은 경험을 이유로 유독 노장선수 선호 성향이 강했다.

    ◇비싼 선수 영입…기업구단 흉내 내기= 올 시즌 경남FC는 도민들의 혈세로 운영하는 도민구단이 아니라 비싼 선수를 영입해 성적을 내왔던 일부 기업구단의 흉내를 냈다. 경남은 올 시즌 선수 48명과 코치진 11명에게 지급한 연봉이 92억원, 계약금이 14억원 등 106억원을 쏟아부었다. 이 가운데 김종부 감독 연봉은 K리그 최고대우였고, 조던 머치와 룩, 오스만, 네게바 4명의 연봉과 계약금에 33억원 이상이 소진됐다. 제리치와 쿠니모토까지 포함하면 외국인 선수에만 무려 45억원대를 투자한 셈이다. 지난 2015년 시즌 경남이 2부로 강등되었을 때 구단 전체 운영비가 40억원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경남의 재투자는 말컹 등을 이적시키며 발생한 이적료를 사용한 것이지만 대부분 도민세금으로 운영하는 도민구단으로서는 ‘과유불급’이었다.

    이현근 기자 san@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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