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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2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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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김태호, 황교안 종로 출마로 '험지' 압박 더 커져

7일 공관위 회의 취소 '물밑조율'…10일 논의
홍 "서울 강북 출마 제의왔지만 못간다고 거절"
김 "김해 등 어려울때마다 차출…이번엔 안돼"

  • 기사입력 : 2020-02-09 09: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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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장고 끝에 4·15 총선 서울 종로구 출마를 선언하면서 고향 선거구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최고위원 등 당내 지도자급 인사들에 대한 '수도권 험지' 출마 압박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애초 지난 7일 이들에 대한 출마지역을 결정할 방침이었으나 회의를 전격 취소, 10일로 연기했다. 최종 결정에 앞서 당사자들과 '물밑 조율' 시간을 갖고 동시에 이날까지 당의 권고를 받아들이라는 압박성 메시지로 읽힌다. 공관위는 당초 주 3회였던 회의를 이번 주부터 주 5회로 늘려 지역구 후보자를 집중 심사한다.

    당 안팎의 얘기를 종합하면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당 지도급 인사'들에게 "출마하고 싶은 전략지역을 2~3 개 정도 달라"며 "그러면 희망 지역구를 공관위에서 논의해보고 결정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 지도급 인사'를 전략적으로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탈당 등 심각한 분열 사태가 야기될 수도 있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만약 홍 전 대표와 김 전 최고위원이 공관위 결정에 불복해 탈당, 경남지역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PK(부산·울산·경남) 선거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총선전략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 크다.

    당장 홍 전대표는 김형오 위원장으로부터 서울 강북 출마를 권유받았다고 8일 공개했다. 밀양·의령·함안·창녕 출마를 선언한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의 전화를 받았다. 서울 강북 험지로 올라오라는 말씀이 있었고, 나는 이제 너무 늦었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이삿짐 싸서 내려와 사무실, 선거 조직 세팅을 다 해놓고 예비후보 등록까지 하고 선거운동을 시작했는데, 이제 와서 다시 서울로 올라갈 수는 없다고 간곡하게 말씀드렸다. 당을 위해 지난 25년간 할 만큼 했다"고 험지 출마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고수했다.

    김태호 전 최고위원 역시 고향인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 출마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그동안 당의 요구를 거역한 적이 없다. 2011년 김해 보궐 선거, 2018년 경남지사 선거도 나갔다. 질 수밖에 없는 선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나갔다"면서 "(황 대표) 종로 출마는 당 대표로서 하는 것이다. 제가 '험지 전용 철새'도 아니고 제 지역을 떠날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만큼은 고향 분들의 (출마) 요청을 거절할 수 없다. 당의 사정도 민심 위에 있을 수는 없다"며 "어디를 가든 험지 지역 주민들에게도 예의가 아니다. 안 가겠다는 사람을 강제로 보내면 주민들을 어떻게 설득하냐"고 덧붙였다.

    지역 시민단체와 전직 도의원 등이 공개적으로 출마를 반대하는 홍 전 대표와는 달리 김 전 최고위원은 경남지역 가운데 험지로 분류되는 선거구에 투입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양산을 선거구에 차출되면서 경남 총선을 진두지휘하겠다고 밝힌만큼 한국당에서도 PK 권역 총선을 이끌 '간판급' 대항마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로서는 공관위의 험지 출마 요구를 홍 전 대표와 김 전 최고위원이 뿌리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 공관위원은 "홍 전 대표와 김 전 최고위원이 당 열세 지역에 출마해 선거를 이끌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공관위원들 사이에 폭넓게 형성된 상태"라며 "두 사람이 열세 지역 출마를 거절할 경우 공관위 논의를 통해 '전략적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상권 기자 s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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