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3월 28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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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움 이겨내자” 임대료 인하·응원 잇따라

임대료 할인 착한 임대인 운동 확산
SNS로 식재료 팔아주기 캠페인도

  • 기사입력 : 2020-02-27 21: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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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지역 영세상인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임대료를 내리고, 인기 SNS페이지에서 재료가 남는 식당들을 소개해 판매로 이어지게 돕는 등 자발적으로 고통분담에 나서고 있다.

    특히 확진자 동선에 포함되거나 인근의 상가들이 직격탄을 맞자 임대주들이 앞서서 임대료를 인하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임대료 인하 확산= 27일 창원시티세븐에서 스포츠매장을 운영하는 박정훈(48)씨는 코로나19로 일주일째 매출을 전혀 내지 못해 고전하던 중 27일 오전 반가운 연락을 받았다. 임대료를 절반으로 할인해주겠다는 건물주의 전화였다. 박씨는 “일주일간 손님이 한 명도 없어서 너무 힘들었는데, 마침 건물주인에게 연락이 와서 3, 4월 두 달간 임대료를 절반만 내고 그 뒤에는 상황을 또 지켜보자고 이야기했다”며 “지금 심정으로는 평생 은인으로 삼고 싶을 정도로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으로 힘을 내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창원 도계부부시장의 한 건물주는 4개 상가 세입자들에게 연락해 두 달간 임대료를 20% 인하한다고 밝혔다. 해당 상가의 세입자인 김덕진(59)씨는 “도계동이 확진자 동선에 포함되면서 개점휴업 상태로 임대료도 못낼 형편이었는데, 건물주인이 먼저 연락이 와서 임대료를 적게 내도 된다고 해서 너무 고마웠다”고 말했다.

    진례면에 상가건물을 갖고 있는 조영호(63)씨는 자신의 건물에 있는 한 식당에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가 한동안 식당 문을 닫아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두 달간 피해 식당의 임대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조씨는 피해 식당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영향으로 손님이 급격하게 줄어든 상가 내 다른 식당 2곳과 편의점, 스크린골프장도 두 달간 임대료를 50% 경감해주기로 했다. 조씨는 이로 인해 두 달간 임대료 수입이 절반 이상 줄어들게 됐다.

    김해 착한 건물주 조영호씨.
    김해 착한 건물주 조영호씨.

    그는 “과거 IMF 때 힘든 상황을 경험했기에 자영업하시는 분들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자 했다”며 “큰일도 아니고 임대료를 조금 경감했을 뿐, 이 어려움을 함께 이겨 나가자”고 말했다.

    장유3동에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김순중(62)씨도 최근 경기침체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매출이 급감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임차인에게 앞으로 2년간 임대료를 30% 경감해주기로 했다.

    김씨의 건물 1층에서 네일아트를 운영하고 있는 임차인 A씨는 뜻밖의 희소식에 눈물을 글썽였다.

    김씨는 “코로나19 충격으로 자영업자들이 너무 힘든 것 같아 나부터 임대료를 경감해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나누고자 했다”고 말했다.

    김해시는 조씨와 김씨의 선행을 계기로 착한 임대료 운동을 확산시켜 경기침체와 코로나19로 힘든 소상공인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시는 우선 자발적으로 임대료 완화를 약속하거나 착한 임대인을 알고 있는 시민은 시 지역경제과 소상공인피해신고센터(330-3411)로 적극 연락해 달라고 당부했다.

    ◇자영업 응원 캠페인 활발= SNS상에서도 코로나19에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들을 응원하는 캠페인 등이 활발하다.

    창원시민 7만명이 구독하는 페이스북의 ‘창원먹북’ 페이지에서는 코로나19로 재료소진이 어려운 업체를 소개하는 ‘식재료 팔아주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식당의 제보를 받아 남은 재료 또는 식품을 할인된 가격으로 포장 판매한다고 알려주는 것이다. 24일부터 시작된 이 캠페인은 글이 게시되면서 1시간 안에 재료가 소진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창원먹북 페이지 운영자는 “이 캠페인은 업체들도 이익을 보고 하는 것이 아니다”며 “페이지 구독자들의 권유로 시작했는데 제보 문의가 100건 이상 몰리고 있을 정도다. 지역 사장님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식재료 팔아주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페이스북의 ‘창원먹북’ 페이지.
    ‘식재료 팔아주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페이스북의 ‘창원먹북’ 페이지.

    마산의 버스텀이노르 커피숍은 ‘주변에 자영업 하시는 사장님들, 저희 가게 오셔서 어디 사장입니다 하시면 아메리카노 공짜로 드리겠습니다. 사장님들 힘냅시다.’라는 공지로 응원의 마음을 표시하기도 했다.

    ◇경남도, 착한 임대인 운동 확산 제안= 경남도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인과 자영업자를 위해 ‘착한 임대인 운동’ 확산을 제안했다. 경남도는 27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착한 임대인 운동’ 확산을 위해 지역의 많은 건물주들이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하며, 임대료를 인하하는 건물주에 대해서는 지방세 감면을 정부와 협의 중이다고 밝혔다.

    도는 임대료를 인하한 건물주에 대해 도세인 지역자원시설세, 지방교육세와 시군세인 재산세 등 3개 세목을 감면할 예정으로, 이날 국무총리가 주재한 코로나19 영상화의에서 중앙정부(행전안전부)에 지방세 감면 인정을 건의했다고 설명했다.

    도는 향후 도의회와 시군과의 협의를 거쳐 이르면 오는 4월부터 지방세 감면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조고운·이종구·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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