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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1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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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823) 행호환난(行乎患難)

- 걱정과 어려움 속에서 살아간다.

  • 기사입력 : 2020-04-07 07:4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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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교경전인 ‘중용(中庸)’에 이런 구절이 있다. “군자다운 사람은 그 위치에 발을 딛고서 어떤 일을 행하고, 그 밖의 것은 원하지 않는다. 부귀함에 발을 딛고서는 부귀한 입장에서 일을 행하고, 빈천함에 발을 딛고서는 빈천한 입장에서 일을 행하고, 오랑캐 땅에 발을 딛고서는 오랑캐의 입장에서 일을 행하고, 걱정과 어려움에 발을 딛고서는 걱정과 어려움에서 일을 행한다. 이렇게 하면 군자다운 사람은 어디를 간들 자기 뜻을 이루지 않음이 없다.”

    두 달 사이에 세상이 완전히 바뀌어, 전혀 예측하지 못 한 상황이 됐다. 필자가 2월 7일에 중국의 아는 교수에게 보낸 메일을 보니, “이제 한국도 코로나 환자가 24명이나 됩니다”라고 했다. 24명이라고 크게 걱정했던 것이, 지금은 1만명이 넘었고, 전세계적으로 126만명(6일 기준) 발생했다. 우리나라도 걱정되지만, 이른바 선진국이라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이 더 문제다.

    생활도 완전히 바뀌었다. 첫째 각급 학교가 개학을 못해 문제가 심각하다. 기업체는 다 어렵다. 개인적으로는 어디에 왕래를 할 수가 없고, 사람을 만날 수도 없고, 모임을 할 수가 없다. 필자가 관여하는 학회 각종 공부 모임도 다 중지하지 않을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 됐다.

    모두가 집에만 있어야 하니, 개인적으로 운동 부족, 우울증, 가정불화 등도 많이 증가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개인 멋대로 다니다가는 다른 사람에게 감염을 시키니, 방역당국에서 지시하는 대로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참여하고, 각종 모임을 자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사람마다 왜 자유를 구속받아야 하느냐고 멋대로 다니다가는, 영원히 코로나를 종식시킬 수 없는 심각한 사태가 올 수도 있다.

    정말 걱정스럽고 어려운 시대가 됐다. 전세계가 지구가 생긴 이래 가장 번영을 누리고 편리함을 누리다가 이런 어려운 일을 당하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오늘날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너무 편리하게 걱정 없이 살다 오다 보니, 인내력과 적응력이 너무 부족하다.

    이럴 때 짜증내고, 우울해 하면 맨 먼저 자기가 손해고, 그 다음으로 자기 가족이 손해고, 나아가 국가사회가 다 손해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침착하게 굳센 의지를 갖고 자기 생활을 잘 해나가야 한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실내에서라도 시간 맞춰 충분히 운동하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자기의 방식을 개발해 자기 하던 일을 꾸준히 해야 한다. 평소에 하지 못 했던 일을 하고, 읽지 못 했던 책도 읽고, 시간이 없어서 못 했던 하고 싶었던 취미활동이나 일을 하면서 어려운 시기를 잘 버텨야 한다.

    자기만 당하는 일이 아니다. 비상한 상황에서는 비상한 방법을 찾아 대처해야 한다. 그렇게 잘 버티면, 한 단계 더 발전한 자신이 될 것이다. 좋은 상황에서는 누구나 잘 할 수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 잘 극복해 내는 것이 정말 잘 하는 것이다.

    * 行 : 갈, 행할 행. * 乎 : 어조사 호.

    * 患 : 근심, 병 환. * 難 : 어려울 난.

    동방한학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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