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7월 17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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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재조정 필요한 창원개발제한구역 (상) 실태

“내 집인데 고칠 수 없고 땅 팔고 싶어도 안 팔려”
주민 “온전한 집 거의 없다” 하소연
총 248.973㎢ …시 전체 면적 33.3%

  • 기사입력 : 2020-05-25 21:3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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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소도시로는 유일하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 남아 있는 창원시가 지역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그린벨트 해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창원지역 그린벨트 실태와 문제점을 살펴 보고 바람직한 개선 방안을 짚어본다.


    “내 집인데 불편해서 제대로 개·보수를 하려고 해도 쉽지 않습니다.”

    김말순(74·여)씨는 이렇게 운을 뗐다. 사연은 이렇다. 현재 김씨가 살고 있는 마을은 그린벨트(GB)지역, 즉 개발제한구역 내 위치해 있다.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말 그대로 개발행위가 엄격하게 제한된다. 이 때문에 김씨는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데 대해 불만이 상당했다. “집을 좀 넓히고 싶어도 쉽지 않다. 한때는 세탁기나 각종 가재도구 등을 보관하고자 다용도실을 만들려고 했지만 포기했다”며 “사정상 집 앞에 있는 땅도 팔려고 해도 팔리지도 않고, 팔리더라도 헐값이라 어떻게 할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우명선(74·여)씨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다. 우씨는 “소를 10마리 정도 키우면서 축사를 가지고 있는데 지난해 농기구나 장비 등을 보관하고자 조금 확장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시에서 나와 불법이라고 원상복구 명령이 떨어졌다”며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을 정도다. 하다못해 근처서 농사를 지어도 휴게공간이 필요한데 컨테이너 하나라도 갖다 놓으려고 해도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고 말했다. 또 “마을 주변을 둘러보면 10가구 정도 되는데 보다시피 상태가 온전한 집이 거의 없다. 개발제한구역이 하루라도 빨리 해제됐으면 좋겠다”며 “70평생 내 살아생전에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되면 소원이 없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창원시에 지정된 개발제한구역은 총 248.973㎢ 규모다. 이는 창원시 전체 면적인 747㎢ 중 33.3%를 차지한다. 창원지역 개발제한구역은 지난 1973년 지정됐으며 이후 12.727㎢ 정도 해제됐다. 또 추가로 해제가 가능한 면적은 17.330㎢에 불과하다. 창원시 전체 지도에서 개발제한구역을 표시한 부분을 보면 창원시 현 상황이 여실하게 드러난다. 창원 시가지를 중심으로 환상형으로 산지가 위치해 있는데 모두 개발제한구역이라고 보면 이해하기가 쉽다. 지도상 창원 북쪽에는 창원 천주산과 정병산 자락이 가로막고 있으며, 남쪽으로는 진해 장복산과 마산 청량산 자락이 경계를 이룬다. 그리고 서쪽으로는 무학산이, 동쪽으로는 대암산과 비음산·불모산이 개발제한구역에 포함돼 사실상 창원에 위치해 있는 산자락은 모두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돼 있으며 창원 시가지를 동그랗게 에워싼 형국이다.

    개발제한구역은 정부가 도시의 무분별한 확산을 막고 도시 주변 환경을 보전하는 것을 목적으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난 1971년 7월 30일에 최초로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를 지정했다. 이후 1977년 4월까지 8차례에 걸쳐 전국에 총 5397㎢ 규모(전 국토 면적의 5.4%)의 개발제한구역이 지정됐다. 당시 마산(구 창원·진해 포함)도 산업도시주변 보호지역 지정 등을 이유로 여수와 함께 261.7㎢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됐다. 이후 1998년 개발제한구역에 대해 사유재산 침해라는 헌법불합치 판결이 나오면서 지방 중소도시권 개발제한구역은 전면 해제됐고, 대도시권은 부분 조정기를 거치게 된다. 지난 2000년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제정된 후 2019년 말까지는 1559㎢가 해제돼, 현재는 전국에 3837㎢ 정도의 개발제한구역이 남아 있다. 하지만 창원시는 광역시가 아닌 중소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이때 해제되지 못했다. 당초 같은 명분(산업도시주변 보호지역)으로 개발제한구역이 지정됐던 여수권이 전면 해제된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현재 개발제한구역이 존치되고 있는 지역은 7곳으로 수도권, 광역시권(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과 함께 중소도시인 마창진권이 유일하게 남아 있다.

    정상철 창신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한국 최초의 계획도시라는 상징성으로 인한 특혜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과 도시개발 근간을 훼손할 수 있다는 부담, 그리고 당시 창원시는 경쟁력을 갖춰 한창 성장하던 시기였다는 점 등이 맞물려 도시의 무분별한 팽창을 견제하기 위해 개발제한구역을 존치하는 쪽으로 결정한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며 “이제는 첨단 산업화에 맞는 지속가능한 발전 도시로 만들기 위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개발제한구역 해제가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된다”고 조언했다.

    이민영 기자 mylee77@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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