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7월 07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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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간절함 끝에… 창원시 훨체어 컬링팀 창단

동호회서 시 소속 실업팀으로
안정적 훈련·선수들 자립 기대
급여없이 새벽 훈련 자처 열정

  • 기사입력 : 2020-05-26 21: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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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계종목 불모지인 창원에 창원시청 소속 휠체어컬링 실업팀이 창단한다.

    광역시·도를 제외한 전국 지자체 가운데 동계종목 장애인팀을 창단하는 것은 창원시가 처음이다.

    창원시는 최근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추진하는 2020년 장애인실업팀육성사업 창단팀 공모사업을 신청, 휠체어 컬링 실업팀이 선정됐다. 이번 공모사업 선정으로 창원시청휠체어컬링팀은 대한체육회로부터 4년간 3억6000만원을 지원받고, 창원시는 7억2000만원을 매칭으로 지원한다. 2024년부터는 창원시 자체예산으로 팀을 운영하게 된다.

    창원시립곰두리체육센터휠체어컬링팀이 의창스포츠센터 빙상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창원시립곰두리체육센터휠체어컬링팀/
    창원시립곰두리체육센터휠체어컬링팀이 의창스포츠센터 빙상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창원시립곰두리체육센터휠체어컬링팀/

    창원시청휠체어컬링팀이 실업팀으로 창단하기까지는 무려 14년이 걸렸다.

    지난 2007년 창원시장애인복지관에 근무하던 김우진 감독(현 창원시립곰두리체육센터 사무국장)은 대학 때 선수생활 경험을 살려 장애인 생활동호회로 컬링팀을 창단했다. 7명의 선수로 구성한 컬링팀은 김 국장이 직접 지도자 역할을 하고, 당시 창원에 빙상장이 없어 김해빙상장까지 오가며 훈련을 했다. 이들은 창단 첫해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 출전해 7위, 2008년 4위, 2009년 2위로 승승장구했고 급기야 2010년에는 1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이때 금메달을 딴 공로로 팀 전체가 국가대표로 뽑혀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감격을 누리기도 했다.

    컬링팀은 김 감독이 2013년 창원시립곰두리체육센터로 근무지를 옮기면서 지도자가 없어 곰두리센터소속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생활동호회로 운영하다보니 선수들의 급여도 없고 빙상장 대여비 등 운영비가 없어 박성호 창원시립곰두리체육센터장이 4년간 매달 자신의 월급 절반을 팀에 기부하고, 경남장애인체육회와 경남컬링협회 등에서 십시일반 지원을 받으며 훈련을 하고 대회 출전을 할 수 있었다.

    공식 팀이 아닌 만큼 훈련과정도 쉽지 않았다. 창원 의창구에 빙상장이 생기면서 김해에서 훈련장은 옮겼지만 스케이트, 피겨, 아이스하키 등 여러 종목이 함께 사용하면서 훈련은 새벽 6시에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종목 특성상 스톤을 3시간가량 얼음에 얼려야 훈련이 가능해 빙상장 정비를 마친 밤 12시께 스톤을 빙상장 위에 옮겨놓고 퇴근을 해야 했다. 더구나 선수들은 모두 장애를 갖고 있어 혼자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이라 6시까지 훈련을 준비하려면 새벽 3시께 일어나야하는 등 컬링에 대한 열정으로 버텨왔다. 이 같은 노력으로 창원컬링팀 소속 선수들 가운데 일부는 다른 지역팀에 우수선수로 스카우트되기도 했을 뿐 아니라 전국장애인동계체육대회에서 2번의 우승, 준우승과 3위에 1차례씩 오르고, 각종 전국대회에서도 1, 2위를 다투며 강호로 군림해왔다. 그동안 창원지역 장애인체육계는 컬링팀 선수들이 안정적으로 운동할 수 있도록 실업팀을 창단해야 한다며 숙원사원으로 추진해 왔다.

    창원시청훨체어컬링팀이 창단하면 달라진 것은 동호회에서 실업팀으로 전환돼 선수들이 급여를 받고, 안정적으로 훈련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창원시는 조만간 감독과 코치, 선수 5명을 공모하고 7월께 창단할 예정이다.기존 팀을 이끌어 온 김우진 감독은 시청팀에 합류하지 않고 본연의 업무인 창원시곰두리센터에서 농아컬링팀을 지도할 생각이다.

    김 감독은 “제 손으로 창단한 팀이 실업팀으로 성장해 뿌듯하다. 이제 실업팀이 되니 전문 지도자가 와서 팀을 이끌어야 할 때다”면서 “장애인 운동팀을 운영하는 이유는 선수들이 비장애인과 어울려 자립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그동안 ‘간절함’을 갖고 버텨온 선수들이 실업팀에서 매월 급여를 받고 안정적으로 운동을 하게 된 것 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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