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7월 05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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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구속영장 기각 강력 규탄 “유전무죄 무전유죄”

시민단체 “피해자는 아픔에 시달리고 가해자 거리 활보, 어느나라 법인가”

  • 기사입력 : 2020-06-03 15:4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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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이 2일 기각되자 전국 200여개 여성·시민단체가 강하게 비판했다.

    부산성폭력상담소 등 전국 200여개 여성·시민단체 연합체인 오거돈성폭력사건공동대책위원회(대책위)는 3일 입장문을 내고 “인구 340만 지자체 수장으로서 각종 성 평등 정책, 성폭력 예방 정책에 대해 의무를 지는 시장이 집무실에서 업무시간에 부하 직원을 성추행했다. 피해자는 지금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2차 가해로 괴로워하고 있다. 가해자는 구속이 기각된 채 일상으로 돌아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고위공직자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 재판부의 성인지 감수성을 기대했던 것이 잘못이었던가. 법원은 가해자 오거돈을 구속하고 일벌백계하라. 영장실질심사 담당 판사는 전 국민이 관심을 가진 이 사안에 대해 국민에게 던진 대답은 힘 있고 돈 있는 사람은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더라도 구속 걱정 없이 재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강제추행 혐의를 받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일 오후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부산 동래경찰서 유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강제추행 혐의를 받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2일 오후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부산 동래경찰서 유치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대책위는 또 “중대한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자가 불구속 재판을 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초범이라는 등의 이유로 솜방망이 처벌로 이어질까 두렵다. 엄청난 권력과 부를 가진 가해자가 변호인 호위를 받으며 자신이 저지른 범죄의 죗값을 받지 않는다면 시민들은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릴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통합당의 황규환 부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납득할 수 없다. 청와대와 관여돼있는 것 아니냐. 피해자는 아직도 상처와 아픔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가해자는 이제 버젓이 거리를 활보할 수 있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퇴 기자회견 이후에 잠행에 잠행을 계속하며 국민과 언론의 눈을 피해왔다. 그 사이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법정에 나온 오 전 시장 측의 해명은 더욱 가관이다. 인지부조화라는 심리학적 용어까지 써가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떠오르지 않는다며 우발적 범행임을 주장했다. 어떻게든 법적 처벌을 줄여보고자 하는 의도가 뻔히 보이는 행동이었다”"고 지적했다.

    황 부대변인은 “최소한의 반성도 없고, 이 시간에도 고통 받고 있을 피해자의 인권은 무시한 채 부산시민과 국민에 대한 부끄러움도 없는 뻔뻔함의 극치였다. 오 전 시장 사건은 권력을 가진 자의 횡포이며, 국민기만이고, 범행이후에도 반성없이 치밀한 계획에 의해 행동한 중대범죄행위다. 그렇기에 이번 구속영장기각은 매우 잘못됐다”고 강조했다.

    통합당 더불어민주당성범죄진상조사단 위원장을 맡고 있는 곽상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은 청와대 관여 내용을 덮으려고 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오 전 시장이 구속되면 이번 사태의 전말을 모두 폭로할 것을 우려한 나머지 법원에서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은 아닌지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 검찰은 오 전시장의 사퇴와 관련해 청와대와 사전조율 했는지 여부를 신속히 규명해 결과를 국민들께 밝혀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한근 기자 khg@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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