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08월 03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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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이슈, 현장을 가다] 쌓여가는 통영 굴 껍데기

제때 처리 못해 해안선 곳곳 ‘산더미’
매년 3만t 배출… 쌓아둘 곳 없어
누적 미폐기량 13만t ‘처리 막막’

  • 기사입력 : 2020-06-28 21: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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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7일 오후 통영시 용남면 원평리 내포마을. 마을 초입부터 강한 비린내가 났다. 내포마을은 해안선을 따라 굴까는 공장(박신장)이 30여곳 정도 밀집돼 있다.

    박신장 주변에는 분쇄를 앞두고 있는 굴 껍데기와 분쇄 후 갈려나온 굴 껍데기가 군데군데 산을 이루듯 쌓여 있었다.

    통영에는 박신장만 300여곳 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비료생산업체 주변에도 굴 껍데기가 산처럼 쌓여 있었다. 굴 껍데기를 비료로 만들기 위해서는 염분을 제거해야 한다. 하지만 염분 제거에 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업체 마당 등에 2년 정도 쌓아두면서 빗물 등으로 자연 희석되기만 기다리는 경우도 많다.

    통영지역 굴 까는 공장(박신장) 주변이나 간이집하장에 쌓여 있는 굴 껍데기 양은 현재까지 13만t 정도 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그나마 올해부터는 쌓아둘만한 공간도 없다.

    통영의 한 박신장 앞에 파쇄를 앞둔 굴 껍데기가 쌓여 있다.
    통영의 한 박신장 앞에 파쇄를 앞둔 굴 껍데기가 쌓여 있다.

    매년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굴 껍데기는 28만t 정도이다. 이 중 통영에서 절반에 가까운 15만t 정도가 나오며, 채묘용 1만5000t, 비료용 10만5000t 등 12만t이 처리되고 있다. 매년 처리못한 3만t이 쌓여서 13만t 정도까지 이르렀다.

    통영시도 굴 껍데기를 처리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 중이다. 시는 용남 장평지구 공유수면매립 과정에 굴 껍데기를 처리하려 했으나 지난해 초 환경부가 동의하지 않아 매립 자체가 무산됐다.

    지난해부터 하고 있는 굴 껍데기 해양 투기는 올해 관련 예산이 3배 정도 늘어난 54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동해 울산 앞바다에 배출하는 해양 투기를 통해 통영지역 굴 껍데기 10만t 이상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굴 껍데기 자원화 시설 건립은 추진 중이나 정상 가동 후 매년 21억~36억원 정도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굴 껍데기를 900도 이상의 온도에서 가열하면 나오는 생석회를 화력발전소나 제철소에서 탈황원료로 사용하는 석회석 대체제로 쓸 수 있지만 석회광산에서 석회석을 채취하는 것보다 경제성에서 뒤지기 때문이다. 시는 내년까지 150억원(국비 75억원, 도비 22억5000만원, 시비 52억5000만원)을 투입해 굴 껍데기로 탈황원료 등을 만드는 자원화 시설을 건립할 예정이다.

    시는 시설 부지를 법송2산단으로 계획 중이다. 부지 매입건과 관련, 올해 초 통영시의회에 보고했지만 △탈황 자원화 시설의 적자 △굴수하식수협의 분담금 없다 △민원 발생 등의 이유로 보류 결정이 나왔다. 시는 지난 17일까지 진행된 제201회 통영시의회 제1차 정례회 때 부지 매입건을 다시 보고하지 않았다. 시 내부적으로 부지 매입건에 내용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업은 이달 말 지방재정투자 심사를 앞두고 있다. 지방재정투자 심사를 통과하게 된다면 적자 보전 방안을 찾는 것이 우선시돼야 한다는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시는 지난해부터 굴수협, 어민단체, 환경단체, 통영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등과 함께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1년에 2~3차례 회의를 통해 굴 껍데기 처리 방안에 대한 아이디어도 수렴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굴 껍데기를 남해안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배출하는 방안을 연구 용역 중이다. 통영시 관계자는 “(동해안 배출과 비교할 때) 가격이 크게 저렴한 것은 아니지만 정부의 연구 용역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권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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