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04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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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의회 파행 장기화… 도민은‘의회 불신임’ 하겠네

지난 7월 상정된 의장 불신임안
4개월째 계류에 도민 피로감 누적
폭력 논란에 줄지은 윤리위 회부

  • 기사입력 : 2020-10-22 21: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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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장·부의장 불신임안’을 놓고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경남도의회에 대한 피로도가 의회 안팎으로 누적되고 있다. 김하용 의장·장규석 제1부의장과 더불어민주당의 대립으로 지난 7월 제377회 임시회에 상정된 불신임안은 4개월째 계류 중이다. 이를 지켜보는 도민들 사이에서 ‘또?’라는 피로감이 만연하면서, 제11대 도의회는 갈등을 봉합하고 정상화를 위해 출구전략을 도출해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기명이냐, 무기명이냐= 갈등은 하반기 의장단 선거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 의장과 장 부의장이 당내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독자 출마해 당선하면서 불거졌다. 민주당 측은 ‘정당정치 근간을 훼손했다’며 불신임안과 사퇴 촉구결의안을 발의했고, 이 안의 표결방식을 ‘기명’으로 할 것인지 ‘무기명’으로 할 것인지를 두고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투표방식에 대한 충돌은 ‘회의규칙에 전자투표로 가부를 결정하도록 되어 있다’며 기명을 고수하는 민주당과 ‘신상에 관한 부분은 무기명으로 표결해야 한다’며 무기명을 고집하는 김 의장 측 각각의 셈법이 작용해 벌어졌다. 의장단 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33명, 국민의힘 19명, 정의당 1명, 무소속 6명으로 김 의장과 장 부의장이 당선될 수 없는 구조임에도 당선되자 민주당 측은 ‘이탈표’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보고 기명투표를 통해 이탈을 방지하고자 했고, 역시나 같은 이유로 김 의장 측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무기명투표를 고집했다.

    경남도의회 전경./경남신문DB/
    경남도의회 전경./경남신문DB/

    ◇불신임안 먼저냐, 사퇴촉구결의안 먼저냐= 투표방식을 두고 씨름하던 의회는 8월 열린 제378회 임시회부터 불신임안과 사퇴 촉구결의안 처리 순서 다툼으로 선회했다. 김 의장 측은 불신임안, 민주당 측은 사퇴 촉구결의안을 먼저 처리하자고 고집하면서, 이는 ‘누가 의사봉을 쥐느냐’하는 문제로 귀결됐다.

    불신임안을 먼저 처리할 경우 당자인 김 의장 대신 제1부의장이 의사봉을 쥐게 되는데, 이 경우 다시 기명·무기명 문제가 등장, 산회하는 과정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사퇴 촉구결의안이 먼저 처리될 경우, 당자인 김 의장과 장 부의장 대신 민주당 소속 이종호 제2부의장이 의사봉을 쥐게 되면서 사퇴 촉구결의안과 불신임안을 기명으로 처리하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즉, 의사봉이 제1부의장에 가느냐, 제2부의장에게 가느냐에 따라 양측의 향방이 판가름 날 수 있다. 이 다툼은 급기야 지난달 17일 제379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불신임안을 먼저 처리하려는 장 부의장을 민주당 소속 송순호 의원이 저지하다 장 부의장이 넘어져 병원에 실려가면서 ‘의사당 내 폭력논란’으로 번졌다. 지난 20일 열린 제380회 임시회 4차 본의회에서도 민주당 측이 사퇴 촉구결의안을 먼저 처리하자며 의사일정 변경을 요청했지만 김 의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산회해, 11월 정례회도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출구는 없나= 현재 송순호 의원과 김 의장, 장 부의장은 각각 의회 윤리위에 회부된 상태다. 도의원이 윤리위에 회부된 일은 경남도의회 역사상 처음있는 일로, 쌍방 맞불전이 계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러한 파행은 사실 예견된 것이었다. 지난 지방선거를 계기로 갑자기 몸집이 커진 민주당은 당내 내홍을 확실하게 수습하지 못한 채 원구성에 돌입, 독자 출마와 표이탈이 곳곳에서 나타났다. 여기다 여야 간 대립도 사태를 더 꼬이게 하고 있다. 현재 진주시, 양산시, 김해시, 경북 상주시 의회가 비슷한 파행을 겪었거나 진행 중이다.

    더 큰 문제는 해법이 보이지 않아 이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것이다. 한 의원은 “이렇다 할 물밑접촉이나 대화도 없는 상황”이라며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불신임안이 통과되어도 소송으로 비화될 것이 뻔해, 의회에 대한 신뢰도는 이러나 저러나 추락할 수밖에 없다는 자조적 목소리도 나온다.

    김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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