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04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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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과 떠나는 세계여행] 호주 (15)

페리 타고 간다, 도시의 어느 구석이든 밤낮없이

  • 기사입력 : 2020-10-29 21: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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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은 시드니에서 브리즈번으로 이동하는 날이다. 공항으로 가기 위해 뮤지엄(museum)역으로 갔다. 트레인을 타고 마스코트(mascot)역에 도착했는데 공항에서 브리즈번 시티로 가는 법을 검색해보다가 못 내릴 뻔했다. 외국인 아저씨가 문 잡아주셔서 친구랑 나 둘 다 겨우 내렸다.

    역을 나가는데 오팔카드에 돈이 없어서 문이 안 열렸다. 한국과 다르게 들어갈 때만 돈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니라 나갈 때도 돈이 남아있어야 한다. 엄청 당황했다. 그래서 직원이 다음 번에 충전하라고 하며 문을 열어줬다. 나 이제 시드니 떠나는데….


    지하철역을 나가서 400번 버스 타려는데 그 문을 열어주신 아저씨 가족 분 중에 한 명이 우리가 캐리어를 끌고 가는 것을 보더니 공항 가냐고 물어보았다. 공항으로 간다고 하니까 도메스틱(domestic)?이라고 물어봐서 예스!라고 하니까 따라오라고 했다. 400번 버스를 타는 곳으로 가나 싶어서 열심히 따라갔는데 이분들은 걸어서 공항으로 가고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땀을 뻘뻘 흘리며 따라갔다. 우리도 돈을 아끼기 위해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니곤 했지만 지하철역에서 공항까지는 거리가 꽤 멀어서 엄두도 내지 않았는데, 우리보다 더한 사람도 있어 놀랐다.

    비행기를 타기 전 캐리어 무게를 재봤는데 내 캐리어 무게가 16㎏가 넘어서 급하게 옷들을 빼서 입었다. 위탁수화물 추가 신청을 하지 않았는데 캐리어 무게가 초과하면 어마무시한 초과금이 나오기 때문에 미리 재보고 무게가 많이 넘는다면 옷을 빼서 위에 걸쳐 입는 것을 추천한다. 생각보다 옷 무게가 많이 나간다.

    그리고 공항에서 한인 택시도 예약했다. 도착했는데 랜딩이 늦어지고 짐도 늦게 나왔다. 택시기사 아저씨한테 미안했다. 짐을 찾고 급하게 나와서 택시를 찾는데 어떤 운전자랑 눈이 마주쳤다. 손가락으로 브이를 해서 당연히 그 사람이 예약한 택시기사인 줄 알고 다가갔는데 알고 보니 다른 일행에게 한 것을 우리에게 했다고 착각했다. 굉장히 민망했다. 무사히 우리가 예약한 기사님을 만나서 숙소로 돌아갔다. 너무 피곤하고 배가 고파서 짐도 제대로 풀지 않은 채 마트로 가 저녁식사 거리를 사 왔다. 나름 익숙해진 요리실력(?)으로 빠르게 저녁을 차려먹고 이르게 잠자리에 들었다.

    시드니를 뒤로한 채, 우리는 브리즈번에 도착했다. 브리즈번(Brisbane)은 오스트레일리아 퀸즐랜드주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이자 주도이다. 오스트레일리아 전체에서는 세 번째로 많은 인구를 가진 도시이다. 어제의 피로를 씻어내고 느긋하게 나가서 뮤지엄을 보고, 고마(goma)라는 현대미술관에서 신기한 작품 사진을 찍었다. 첫날이니까 관광정보를 얻을까 싶어 인포메이션에 갔지만 무료 페리가 있다는 것만 빼고 유용한 정보는 얻지 못했다.


    브리즈번 랜드마크 ‘BRISBANE’ 앞에서 찍은 낮(위)과 밤의 기념사진.
    브리즈번 랜드마크 ‘BRISBANE’ 앞에서 찍은 낮(위)과 밤의 기념사진.

    h&m을 구경하다가 나왔는데 어떤 한국인이 말을 걸었다. 우리가 워홀러인 줄 안 것 같았다. 워홀러니까 우리보다 오래 지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정보를 얻어내려고 했는데 알고 보니, 그분도 워홀 온 지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았다. 그래서 우리가 정보(?)를 줬다.

    그분의 추천으로 감자튀김이랑 맥주에 영업당해서 우리는 숙소 가는 길에 감자튀김이랑 치즈랑 맥주를 사서 먹었다. 배 터지는 줄 알았다.

    브리즈번 관람차와 페리선착장의 전경
    브리즈번 관람차와 페리선착장의 전경

    그리고 야경을 보며 거닐다가 무료 페리를 타고 브리즈번의 관람차가 있는데서 내렸다. 그리고 친구랑 막 서로 브리즈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옆에 걸어가던 한국인이 듣다가 알려줬다. 그리고 브리즈번의 한인 술집도 알려주었다. 매일 호주의 맥주만 마시다가 오랜만에 소주를 마시니까 술이 술술 들어갔다. 소주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해외에서 먹는 소주 맛은 좀 더 특별한 것 같다.

    페리에서 바라본 브리즈번 시티의 야경.
    페리에서 바라본 브리즈번 시티의 야경.
    다리가 많았던 브리즈번. 그중 삼각김밥을 닮았던 브릿지.
    다리가 많았던 브리즈번. 그중 삼각김밥을 닮았던 브릿지.

    아침부터 숙취에 시달렸다. 속이 너무 쓰려서 물을 마셔도 술맛이 나고. 한인마트에서 산 설렁탕면으로 해장을 했는데 그냥 먹을 때뿐이었다. 초코에몽을 먹으면 해장되는 것이 생각나서 콜스가서 초콜릿 아이스크림도 사서 먹었는데 역시 해장이 안 됐다. 여행 중 과음은 굉장히 손해다. 그날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제의 나를 굉장히 후회했다. 다시는 여행 중에는 과음하지 말아야지.

    결국 침대에서 하루 종일 뒹굴다가 저녁에 화장하고 브리즈번의 서면 같은 곳을 갔다. 클럽은 많았는데 돈이 없으면 들어갈 수 없었다. 한국에서도 클럽을 한 번도 안 가봤기에 꼭 외국에 오면 가봐야지 했는데, 그게 오늘일 줄이야. 그냥 구경이나 해보자 하고 지갑을 안 가지고 나왔기에 우리는 그냥 구경만 하다가 돌아왔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 구경할 가게들은 다 문을 닫았고 보통 문을 연 곳은 클럽이 아니면 술집뿐이었다. 근처에 차이나타운도 있었다. 생각보다 꽤 큰 규모의 차이나타운이었고 사람들도 많았다. 돌아오는 길에 클럽 앞에 있는 아저씨가 막 춤을 추며 우리 보고 들어오라고 그랬는데 그냥 웃어주면서 숙소로 돌아왔다.

    브리즈번 시티의 큰 인공해변.
    브리즈번 시티의 큰 인공해변.
    시티에서 볼 수 있었던 오래된 느낌의 건축물들.
    시티에서 볼 수 있었던 오래된 느낌의 건축물들.

    브리즈번은 큰 듯 작았다. 갈 곳이 없나 찾아봤지만 딱히 가볼 곳이 없어서 오늘도 시티 구경을 하기로 했다. 브리즈번의 가장 좋았던 점은 무료 페리였다. 가까운 곳은 걸어 다니면 되고 먼 곳은 페리를 타고 가서 구경할 수 있었다. 또 야경 투어도 무료로 재밌게 할 수 있었다.

    페리를 타고 무작정 한 바퀴를 돌았다. 안 가본 곳이 있으면 그곳에서 내려서 구경을 했다. 중간중간 아무 곳에서나 내려서 그곳이 어딘지는 비록 정확하게 알진 못하지만 마치 브리즈번에 사는 사람처럼 브리즈번의 숨은 곳곳을 봤다는 나만의 만족감이 있었다. 페리 여행을 마친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함께 로드트립을 했던 오빠와 호주에서 워홀을 하고 있던, 알고 지내던 오빠가 같이 걸어가는 것을 보았다. 오랜만인지라 반가워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단체 셀카를 찍고 헤어졌다. 길 위에서, 특히 타지에서 우연히 지인을 만나면 너무 신기하고 반갑다.

    메인이미지

    △ 우주현

    △ 1995년 김해 출생

    △ 동원과기대 유아교육과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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