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31·NC 다이노스)은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 1차전이 끝난 뒤 "기분이 정말 좋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보다 더 좋은 표현을 찾기 어려울 만큼, 나성범은 기분이 좋아 보였다.

나성범은 17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20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1차전에서 상대 선발 라울 알칸타라를 3차례 만난 모두 저격했다.

불펜 이승진을 상대로도 안타를 친 나성범은 이날 결승타 포함해 4타수 4안타 1타점 1득점의 만점 활약을 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1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3회말 2사에서 NC 나성범이 안타를 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0.11.17 saba@yna.co.kr

NC는 나성범의 활약 속에 두산을 5-3으로 눌렀다.

2016년 KS에서 4전 전패로 퇴장한 NC는 이날 구단 첫 KS 승리를 거뒀다. NC의 첫 프랜차이즈 스타인 나성범이 결승타를 만들었다.

경기 뒤 나성범은 "KS 1차전이 정말 중요했는데 승리해서 기쁘다. 이렇게 중요한 경기에서 결승타를 치게 돼 정말 기쁘다"라고 말했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알칸타라에게 9타수 무안타 6삼진으로 압도당했던 나성범은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설욕에 성공했다.

나성범은 15일 고척돔 첫 훈련을 마친 뒤 "알칸타라는 올 시즌 20승(2패)을 거둔 정말 좋은 투수다"라고 상대를 예우하면서도 "KS에서 똑같이 당할 수는 없다. 내가 가진 능력을 최대한 보여드리겠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그리고 타석에서 안타 3개를 몰아쳤다.

KS 1차전에서 3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나성범은 0-0이던 1회말 1사 3루, 알칸타라의 시속 153㎞ 직구를 밀어쳐 좌익수 앞으로 향하는 적시타를 쳤다.

2020년 나성범이 알칸타라에게 친 첫 안타였다. 이 안타는 KS 1차전 결승타이기도 했다.

나성범은 알칸타라가 kt wiz에서 뛴 2019년에는 3타수 1안타를 쳤다. 그러나 올해는 9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1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8회말 무사에서 NC 나성범이 2루타를 치고 있다. 2020.11.17 saba@yna.co.kr

나성범의 안타 행진이 이어졌다.

그는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알칸타라의 포크볼을 받아쳐 중전 안타를 쳤다.

이때 나성범은 오른 손가락 2개와 왼 손가락 1개를 들어 'V1' 세리머니를 했다.

나성범은 "팀원끼리 팀의 첫 KS 우승을 기원하며 만든 세리머니다"라고 설명했다.

5회에는 알칸타라의 초구 직구를 공략해 투수 옆을 스치는 빠른 타구를 만들었다. 두산 2루수 최주환이 가까스로 공을 건드렸지만, 포구할 수는 없었다. 나성범은 내야안타로 이날 3번째 안타를 생산했다.

나성범은 "오늘은 운도 따랐다. 첫 타석에 안타가 나와서, 이후에도 자신감 있게 배트를 돌렸다"며 결승타까지 쳐서 기분 좋다"고 말했다.

투수가 바뀐 뒤에도 나성범은 안타 행진을 멈추지 않았다.

4-3으로 앞선 8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한 나성범은 두산 우완 불펜 이승진을 공략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쳤다.

나성범은 양의지의 중견수 뜬공 때 3루에 도달하고, 박석민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득점했다.

NC가 승기를 굳힌 순간이었다.

나성범은 2013년 1군에 참여한 KBO리그 9번째 구단 NC의 첫 프랜차이즈 스타 플레이어다.

올 시즌 NC에 KS 우승 트로피를 안기고,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려는 목표도 가슴에 새겼다.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1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1회말 1사 3루에서 NC 나성범이 1타점 적시타를 치고 달리고 있다. 2020.11.17 saba@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17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오늘의 결승타' 주인공 NC 나성범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11.17 kane@yna.co.kr

두산의 KS 1차전 선발 알칸타라는 2020년 11월, 나성범이 넘어야 할 첫 관문이었다.

우승과 빅리그 진출 꿈을 품은 나성범은 순조롭게 첫걸음을 뗐다.

마침 이날 경기는 ESPN을 통해 미국 전역에 중계됐다.

나성범은 "미국에 중계되는지 몰랐다. 그래도 미국에 중계되는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낸 건 좋은 것 아닌가"라며 또 "기분 좋다"고 했다.

NC는 2차전에 두산의 포스트시즌 에이스 크리스 플렉센과 맞붙는다.

나성범은 플렉센에게 정규시즌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나성범은 "플렉센이 포스트시즌에서 더 좋은 공을 던진다는 건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도 잘 준비했다"며 "내일 2차전에서도 승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2차전에서도 승리하면 나성범은 "기분 좋다"는 말을 더 많이 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