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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4월 2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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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858) 삼년지애(三年之艾)

-삼년된 쑥·큰일을 도모하려면 긴 안목을 갖고 준비해야 한다

  • 기사입력 : 2020-12-15 07:5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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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이 한평생 살아가는 데는 여러 가지로 준비가 필요하다. 어떤 분야에서 뭔가를 잘하는 사람은 하루아침에 된 것이 아니고, 꾸준히 준비했기 때문이다. 사람의 한평생은 세상을 마칠 때까지 준비하고 또 준비하는 과정이다. 준비하는 데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준비한다고 꼭 다 쓰이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준비를 해 두면 필요할 때 쓸 수 있지만, 준비를 해 두지 않으면 필요할 때 쓰지 못 한다. 준비한 것이 안 쓰이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준비하는 그 자체도 의미 있고 아름다운 것이다. 같은 준비라도 미리 앞을 정확히 내다보고 하는 준비가 더 좋다.

    큰 도서관에 있는 수많은 책들은 꼭 매일 보는 사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몇 년 가다가 누가 봐도 갖추어 두어야 하는 책이 있는 것이다. 몇 년 동안 불이 안 났다고 소방서를 다 없애자고 누가 주장해 다 없앴다고 가정하자. 불이 났을 때 어쩔 것인가?

    그러나 준비하는 것은 긴급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린다. 그렇게 준비를 안 했다가 필요한 시기가 닥치면 엄청난 피해를 당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맹자(孟子)께서 말씀하시기를 “지금 왕 노릇 하는 사람들은 마치 7년 동안 병을 앓은 사람이 3년 된 쑥을 구하는 것과 같다. 만약 비축해 두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얻지 못 한다.”라고 했다. 당시 임금들이 모두 긴 안목으로 미리 준비하지 않고 눈앞의 이익에 급급한 것을 맹자께서 비판한 것이다.

    어떤 사람이 7년 동안 고질병을 앓고 있었는데, 어느 날 용한 의원이 지나가다가 “3년 묵은 쑥을 구하여 쓰면 병을 낫게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쑥은 오래될수록 약효가 좋다. 3년 전에 미리 쑥을 뜯어 말려 두었더라면 그 쑥으로 고질병을 당장 낫게 할 수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준비를 안 해 두었다. 이웃 집이나 이웃 동네에 구해 봐도 구할 수가 없다.

    그러나 그때부터라도 쑥을 뜯어 말렸으면 3년 뒤에는 병을 낫게 할 수가 있었을 것이다. “지금 말려서 되겠나?”하고 말릴 생각은 안 하면서, 3년 된 쑥을 구하러 이리저리 다니다가 병자는 죽고 만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 나는 안 그러지 싶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사람처럼 준비하지 않다가 필요한 때 가서 후회한다.

    며칠 전 영국에서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이제 코로나는 다시 인류의 과학기술로 치료할 수 있게 되었다. 세계 각국이 백신을 확보하였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코로나 백신 확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다가 언제 접종을 할 수 있을지 아직 모른다고 한다.

    지금 하루에 1000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형편에서 6개월, 1년 접종이 지연된다면 백성들은 엄청난 생명의 위험을 받고, 경제는 급속도로 추락할 것이다. 자랑만 일삼던 보건복지부, 방역본부 등은 엄청난 죄를 짓는 것이 된다.

    세계는 급변한다. 정확한 정보를 입수하여 먼 미래를 내다보는 준비를 계속해야 한다. 인공지능, 전기자동차, 핵과학 등등에서도 다 마찬가지다.

    * 三 : 석 삼. * 年 : 해 년.

    * 之 : 갈 지. * 艾 : 쑥 애.

    동방한학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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